에세이/비너스 요원의 오퍼레이션 마스 (완)

여초의 극단성은 독재국가다

@blog 2024. 2. 21. 13:21









  내 생애 처음으로 여초의 특성을 온몸으로 느끼게 해준 곳이 있다면 바로 다음 팬카페이다. 당시 좋아하는 프로게이머 있었거든. 진짜 너무너무 좋아했거든. 그런데 그 프로게이머가 집적 찾아오는 사이트가 있다는 소문을 듣고 가입하려고 했는데 팬카페에 들어오자마자 맨 첫페이지에 규칙을 빽빽하게 적어 놓은 것이 보통 무서운 것이 아니더라고. 1. 프로게이머를 부를 때 ㅇㅇ님, ㅇㅇ선수님 이라는 지칭을 사용하기 2. 공격적인 의도를 담은 게시물 작성시 경고 없이 삭제 3. 선수님 비하하는 단어 쓰지 않기 4. 욕설 및 비하 댓글 적지 않기 5. 중복글 올리지 않기 ^^ 등등등등.


  당시 나는 네이버 뿜과 네이버 블로그를 하고 있었고 프로게이머의 별명과 함께 합성사진이 돌아다니던 시기라 재미있게 팬활동을 하고 있었는데 선수 별명을 못 부르게 한다? 재미있는 합성 사진을 못 올린다고? 부드러움과 화기애애로 이루어진 팬카페였지만 재미없음과 빡빡한 규칙에 결국 적응하지 못하며 탈퇴하고 말았다. 허나 돌이켜보니 그때 그 팬카페는 전형적인 여초의 특징이었고 그때 잘 적응하지 못하는 나답게 여고, 여초 회사, 여초 학과에서도 잘 적응하지 못했다.


  나는 왜 초등학교 시절이든 어른이 되어서든 여자가 모인 곳에 적응하지 못할까. 왜냐하면 난 그 누구보다 자유로운 생각을 사랑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여초에는 내가 제일 싫어하는 통제들이 곳곳에, 아주 구석구석 자리 잡고 있었고 이는 모두 평화를 명목한 촘촘한 규칙이었다. 물론 남초 회사 역시 군대식 문화가 자리잡은터라 무조건 네네 거려야 하지만 적어도 남초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는 모두에게 발언권은 주잖아. 하지만 여초회사에서는 발언권에 대한 통제 및 그 통제력을 강화하기 위하여 기괴한 특징과 문화가 여초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도 함께 한다는 것이다.


1. 가입과 입사에 있어서 폐쇄적 
2. 가입 절차시 신상 정보를 과도하게 요구
3. 비판적인 발언에 대해 과도하게 경계적
4. 닥눈삼, 병먹금이라는 이유로 자신들의 규칙을 습득한 후에 같은 사상을 가짐으로써 분쟁이 없기를 원함.
5. 이상하고 사소하며 불합리한 규칙이 많음.
6. 모든 의견을 무비판적으로 습득함.
7. 병폐에 취약적.
8. 등급제.



  이 특성은 여성들이 모여있다하는 출판 및 신문 업계, 간호과, 항공과, 지역 무료 수영장, 뮤지컬 팬카페, 아이돌 팬문화, 지역 맘카페, 사이비종교, 다단계에서 심심치 않게 찾아 볼 수 있고 이 특성이 극단적으로 가게된다면 독재국가와 차이점이 거의 없다. 즉 여초의 극단적인 모습은 바로 독재국가, 탈퇴조차 쉽지 않기 떄문에 탈출을 해야하는 곳이 된다. 우리가 아는 독재자는 대부분 남자인데 어째서 극단적인 여초가 독재자의 모습을 담고 있는지 이건 참 아이러니하더라고.


  사실 이 시대에 여자든 남자든 가장 필요한 것이 바로 통제를 벗어난 자유로운 생각인데, 대체 불가능한 자신다운 생각과 자신다운 인생이 하나의 스토리와 브랜드가 되는 시대인데, 안 그래도 이 세상은 여자에게 엄격한 도덕적 규율과 빡빡한 통제를 하고 있는데 왜 여자가 여자에게 더욱 그러는 걸까. 여자의 가능성을 죽이는 독재국가같은 곳이 아이러니하게도 같은 여자들이 모여 형성된 여초의 특징이라니... 때를 지어다니면 힘은 강해지지만 시야는 약해지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