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비너스 요원의 오퍼레이션 마스 (완)

경쟁에 찌들어 버린 뇌를 가진 남자 (롤하는 남자 만나면 안되는 이유)

@blog 2024. 3. 22. 21:59








 

 

 

1

 

 

옛날이라면 모를까, 요즘 시대에 게임이 취미라고 하면 안 좋은 시선과 함께 게임 폐인이냐고 묻는 사람은 없다. 게임을 취미로 두고 있는 당사자들 역시 요즘 게임 안 하는 사람 어디 있냐고, 오히려 게임 하는 남자가 연애 상대로 매력 있다는 소리까지 한다. 물론 나 역시 어린 시절에 게임 하는 것을 좋아했고 장르를 불문하지 않고 했다지만 취미가 게임인 남자가 매력적이다? 가성비 좋은 취미를 가졌으니 그런 남자 놓치지 마라? 그 말에 절대 용납할 수 없겠던데? 왜냐면 저렇게 말하는 사람치고 게임 한판에 쌍욕과 악을 지르고 저급한 채팅 문화에 대해서는 아무 일도 아니라는 듯이 넘기더라고. 명절날 화투 게임 하나에 소리 지르고 깽판 치며 분위기를 흐려놓은 분노조절장애 삼촌처럼 경쟁심을 부리지 말아야 하는 곳에 부리는 사람이 과연 매력적인 연애 상대일까?

 

 

2

 

 

사실 우린 어린 시절부터 엄마 친구 딸, 엄마 친구 아들처럼 너무도 빨리 비교 문화에 노출되다 보니 자연스럽게 경쟁을 좋아하는 뇌를 가지게 되었고, 지금은 유행이 지났지만 과거 대학 서열, 핸드폰 서열, 취미 서열, 뭔 별의별 서열 놀이 문화가 인터넷에 판을 치고 있을 정도였다. 비교에서 우위를 차지하고 싶은 마음에 과도하게 경쟁심을 가지며 시간을 투자하고, 자신의 시간을 많이 투자할수록 그 분야의 가치가 높다고 합리화하면서 고인물화 되어가는 현상을 우린 게임뿐만 아니라 주변에 찾아볼 수 있을 정도가 되지 않았는가. (비교 -> 경쟁 -> 최적의 전투 방법 고완 -> 고인물화)

 

 

대학 입시 외에는 필요 없는 수능 점수 가지고 지능이 높다는 분위기가 만연한 것도, 막상 외국인 앞에서는 버벅거릴 수 있는 토익 점수 가지고 그것이 영어 능력의 만능 척도라고 자부심을 가지는 것 역시 그곳에 돈과 시간을 쏟아붓는 사람들이 많고 경쟁이 일어남과 동시에 지나치게 가치가 부풀어서 그렇다. 그 가치가 얼마나 부풀었냐면 점수 하나에 자살하고, 적성에도 맞지 않는 분야에 몇 년을 버틸 정도다.

 

 

그에 반해서 서양, 특히 미국 같은 경우에는 각자의 프라이버시를 존중해 주고 (혹은 전혀 신경 쓰지 않고), 어린 시절부터 있는 비교 문화가 상대적으로 적다 보니 열심히 해야 한다는 압박감과 경쟁에 이겨서 너를 눌러 주어야겠다는 집착이 상대적으로 적어 보인다. 마치 한국에서 흔하디흔한 외모 지적들, ‘뚱뚱하다, 키 작다, 창백해 보인다, 좀 쪄라.’ 같은 말이 걱정 차원이라는 말로 평가받지만. 외국에서는 굉장히 실례되는 말로 평가되는 것처럼 외모를 높낮이로 보는 게 아닌 하나의 개성으로 보는 게 익숙한 문화거든.

 

 

3

 

 

이처럼 서열주의, 집단주의, 상대방 프라이버시의 존중이 적은 한국 문화에서는 모든 것이 높낮이로 평가되다 보니 자신이 속한 분야에서 1등을 해야지만 만족해하고 즐거움을 느끼게 된다. 특히 경쟁 게임에서는 그 분위기가 상당히 심화하여 서로의 실력을 인정하는 스포츠 정신이 없는 것은 물론, 반드시 승리해야만 한다는 악바리만 남게 되고, 부모님 욕은 넘어가도 자기 게임 실력에 대해서 욕하면 가만두지 않을 만큼 게임 등급에 인생 모든 자부심이 쏠려 있다.

 

 

그래서 게임을 하면 할수록 그들은 즐겁고 행복한 것이 아닌 답답해하고 화를 내는데, 게임 안에서 행복을 느끼는 방법이 오직 높은 등급과 승리인데 그 길로 가는 과정에서 실수, 혹은 예기치 못한 상황으로 일이 엉망이 될까 예민해져서 그렇다. 그 결과 어쩌다 실수 없이 게임이 풀리면 잠깐의 승리감만 맛볼 뿐 대부분은 답답하고 화내면서도 계속 게임을 한다.

 

 

4

 

 

남자들만 그렇냐고요? 아니요. 여자들은 더합니다. 왜냐면 여자들은 365리그 오브 외모 대전이라는 경쟁심 치열한 게임을 하고 있으니깐. 물론 케이스 바이 케이스라고 해서 재산의 척도와 명예, 직위, 재능에 자부심을 느끼는 여자들도 있지만 대부분의 한국 여성은 하나같이 연예인병에 걸린 것처럼 성인이 되기도 전에도 성형 수술하고, 피부과에 수시로 관리받는 것 역시 외모 대전의 높은 등급이 되어야만 자부심을 느끼고 또 외모 등급으로만 상대방을 평가하기 때문이다.

 

 

능력 없다라는 말은 용납해도 못생겼다라는 말은 절대 용납 못 하는 게 여자거든. 사회적으로 성공한 여성을 봐도 무덤덤한 여자들이 여자 연예인에 대한 시기 질투는 상상을 초월하는 이유 역시 연예인을 외모 대전의 경쟁자 중 한 명으로 생각해서 그런 것이고 말이지. 여자 연예인을 보고 그녀는 연예인이고 나는 일반인이니깐 조금 덜 꾸미고 덜 외모에 신경 써야지라고 말하는 여자를 난 단 한 번도 본 적이 없다. 여자 연예인은 소속사에서 돈을 제공한다지만 일반인은 회사 다니면서 번 월급으로 승산도 없는 싸움을 하고 있으니... 왜 하는 거야? 도대체?

 

 

5

 

 

 

이처럼 경쟁을 통해 자부심을 느끼는 방법에 뇌가 찌들어 버린 사람, 프로 선수도 아니면서 경쟁 게임에 심한 자부심을 느끼는 남자와 외모 대전에 집착하는 여자는 가까이 두지 않도록 하자. 왜냐면 겉보기엔 평범해 보여도 경쟁에 맛을 들인 뇌를 가지고 있는 터라 세상을 보는 시야가 좁거든. 이기고 지고, 높고 낮음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지 화합이나 개성이라는 단어에 상당한 이질감을 느끼거든. 본인만의 개성 있는 세계를 가지고 있지 않아서 또 대화 상대로도 재미없거든. 쉽게 행복해지는 방법을 모르거든.

 

 




















///





  문제는 진지하지 말아야 할 부분에 너무 진지해서 그런거다. 명절날 화투 게임 하나에 소리지르고 깽판치며 분위기를 흐려놓은 분노조절장애 삼촌을 보는 것처럼 남자들은 게임에 대해서 미련할 정도로 진지해진다. 마치 조금이라도 덩치 커보일려고 힘겁게 몸을 일으키는 고릴라나 접힌 날개를 잔뜩 펼쳐서 부풀리는 공작처럼 잔뜩 부풀리는게 수컷의 특징이 아닐까 생각이 들 정도로 그 세 분야에서는 유독 허세가 심하더라고.






사실 한국인들이 자부심을 가지는 취미나 업적 부분이 매우 또이또이하고
그러다보니 그 분야에 대한 경쟁력이 심하다 못해 지나친 자부심까지 가진다.
대학 입시 외에는 필요없는 수능 점수가지고 지능이 높다고 자부심을 가지고, 막상 외국인 앞에서는 버벅거릴수 있는 토익 점수 가지고 그것이 영어 능력의 만능 척도라고 자부심을 가지는 것처럼.






편견일지 모르지만 외국 사람들은 타인의 프라이버시를 존중해주고 (혹은 전혀 신경 안쓰고)
그러다보니 다양한 취미나 취향을 가진 사람을 크게 이상하게 보지 않는다.
마치 한국에서 흔하디 흔한 외모지적들,
너 너무 뚱뚱하다, 키작다, 창백해보인다, 좀 쪄라, 같은 말이 외국에서는 굉장히 실례일 정도로
프라이버시에 대한 존중, 다양성에 대한 존중이 있다보니
본인 스스로도 자신이 하고 있는 취미에 자부심을 느낀다.
즉 함부로 타인의 취향에 대해서 이렇다 저렇다 잣대를 걸치지 않다보니
자부심을 가지는 방법이 보편적으로 쉽다.








반면 동아시아는 프라이버시가 적은 집단주의 문화이다보니 타인의 취향에 대한 존중이 적고,
그러기에 취향마저 복제인간처럼 겹치다보니
그 취향으로 존중받을 수 있는 방법은 오직 높은 등급이 되는 것이고 거기서 자부심을 느낀다.
동아시아 남자들이 게임을 잘하는 것에 뭐 여러 요인도 있겠지만
공통된 취미에 높은 등급을 가져야지만 자부심을 느끼는 구조이기에
엄청난 노력을 해서 그렇다.









고로 남자의 심연을 보고 싶다면 그가 자부심을 가지고 있는 분야에
경쟁력이 떨어진다고 해봐라.
너가 갔던 부대는 제일 편한 부대이고,
너가 딴 롤티어는 일주일이면 얻을 수 있다 하면
본인의 성격을 제대로 보여 줄 것이다.
부모님 쌍욕은 참아도 자신의 게임 실력에 대한 지적은 절대 못참거든.
여친 쌍욕은 참아도 자신이 있던 부대가 쉬운 부대라는 말은 절대 못참거든.
왜냐하면 그 남자의 자부심 원천은
자신이 자부심을 느끼는 분야에서 최고가 되야하기 때문이다.










물론 그 분야가 경제적인 이득을 준다던가,
본인의 개성을 증명해 줄 분야라던가,
역사에 조금이라도 본인을 남길 수 있는 분야라던가,
잘하지 못해도 자부심을 주는 분야는 아닐 것이다.
게임 자체를 즐기지 않은 지는 오래,
그야말로 1등을 해야지만 만족할 수 있고
경쟁하고 승리해야지만 만족하는 뇌를 가지게 된다.
즉 혼자서, 그리고 승리 하지 않고서는 행복을 찾을 수 없는 사람이 된다는 거다.










그건 여자들도 마찬가지다.
하나같이 외모에만 자부심을 느끼는 것이 게임에 자부심을 느끼는 남자하고 똑같다.
물론 케이스 바이 케이스라고 자신의 재산의 척도와 명예, 직위, 재능에 자부심을 느끼는 여자들도 있긴 하지만
한국 여자들은 하나같이 연예인병 걸린 것처럼 매달 피부과에 가고,
성인이 되기도 전에 살 찢는 성형 수술에,
외모에 대한 강박이 심한 이유는 바로 그 분야에 유독 자부심을 가지고 있어서다.
왜이리 능력없냐라는 말은 용납해도 아줌마, 못생겼다라는 절대 용납 못하는게 여자거든.
사회적으로 성공한 여성을 봐도 무덤덤한 여자들이
여자 연예인에 대한 질투와 시기는 상상을 초월힌다.
왜냐면 연예인이라 하더라도 외모 등급 싸움의 경쟁자 중에 하나라 생각하니깐.
그 사람은 연예인이니 나는 조금 덜 꾸미겠다,
그 사람은 연예인이는 나는 좀 덜 가꾸겠다 같은 건 여자들 사전에 없는 말이다.


(그래도 남자와 달리 욱하거나 폭력적이지 않아서 더 괜찮긴 해)










이처럼 장기적으로 도움 안되는 분야에 유독 진지하고
경쟁을 통해서 자부심을 얻는 분야에 찌들어버린 남자,
이런 남자는 피하는 것은 여러모로 참 좋다.
겉으로 보기에 상냥해보여도 어떤 포인트를 건드리면
득달같이 달려들어 엄청난 경쟁심을 뽑아낼수 있다니깐.





이런 남자들하고 있잖아?
경쟁에 맛들린 뇌를 가지고 있는터라 사고 치기 쉽다.
드라이브 하다가 옆 자동차가 먼저 시비 걸었다면서
고속도로에서 이니셜 d 찍을 수 있거든.
화투하다가 장인어른에게 욕할 수도 있거든.
여러모로 걸어다니는 폭탄이다 폭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