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가계부 대신 에세이

너무 뜨거운 사랑은 사랑이 아니었음을 - 오리온 포카칩

@blog 2024. 8. 14. 2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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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허니버터칩을 보다 보면 좀 많이 안타깝더라고. 허니버터칩 분명 맛있거든? 짭짤한 감자칩만 먹다보면 가끔 느끼하고 달달한 감자칩이 땡기거든? 그런데 과거 허니버터칩 광풍 때문인지 허니버터칩 이야기만 꺼내면 아는 척 좋아하는 남자가 "유행만 따라가는 줏대 없는 한국인, SNS에서 관심 받는 거 좋아하는 줏대없는 여자 어쩌고 저쩌고..." 그딴 이야기를 꺼내면서 내 입맛까지 확 떨어트리곤 한다. 나도 그 사건 안다고. 이 맨스플레인 하는 것 외에는 매력1도 없는 머저리 안경남 새꺄. 심지어 난 허니버터칩 광풍이 불기 몇주 전, 막 신제품이라며 할인할 때 허니버터칩을 먹어 본 사람이다. 즉 얼리어답터보다 더 얼리어하게 먹어 봤다는 소리다.

 
  그런데 뭔 갑자기 허니버터칩 유행이 터지면서 매진되어 먹지도 못했고, 또 몇개월 지나니 유행 따라가는 한국인의 냄비정신을 상징하는 과자가 되어 사먹으면 눈치를 주고 있으니... 차라리 지금 내가 먹고 있는 오리온 포카칩처럼 천천히 사랑 받았더라면 스테디셀러가 될 수 있었을텐데 말이지. 마치 너 없으면 못산다며 물고 빠는 커플들은 한달도 안되어서 SNS로 저격하는 올리는 것처럼 너무 빠르고 뜨거운 사랑은 시작 안하느니만 못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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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 쉽고 대중적인 예를 들자면 싸이의 노래 <강남스타일> 일 것이다. 싸이를 하루아침에 세계적인 스타로 만들어 놓은 그 노래는 그 누가봐도 엄청난 행운이자 복덩이로 보이겠지만 빠르고 급격하게 오른 인기만큼 급격하게 식어가는 관심, 동시에 그 노래는 싸이의 발목을 잡고서는 음악에 대한 기쁨보다 스트레스를 주었다고 한다. 그나마 싸이는 뒤늦게서야 깨닫고 훌훌 털어서 다행이지, 주식으로 부자가 된 후 카지노에서 전재산을 탕진 후 정신병원에서 생을 마감한 사람, 당장 선녀와 나무꾼 동화만 보더라도 아내와 행복했던 시간에 대한 미련으로 하루하루 말라가는 나무꾼처럼 과거의 성공에 벗어나지 못하여 평생을 담보로 잡혀 사는 사람들이 많다.

 
  금전적인 성공뿐만 아니라 관심을 조금만 받아도 머리가 해까닥 해져서는 각종 사건 사고에 휘말리는 사람도 많다. 고등래퍼, 쇼미더머니처럼 래퍼를 발굴하는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인지도를 얻었다 싶으면 엉덩이 까는 사진을 인터넷에 올리지를 않나, 어린 아이를 성추행 하지 않나, 팬에게 하지 말아야 할 짓을 하지 않나, 마약을 하지 않나. 아니 수많은 팬을 거느린 아이돌 가수도 몸사리면서 활동하는데 신입 래퍼들이 그래도 되는 거야? 연예인만이 아닌 일반인, 특히 성형 수술에 대성공하여 어디 인스타 연예인병 걸렸다가 지나친 욕심 때문애 과도하게 성형을 하여 엉망이 된 여자를 보면 남녀노소 가리지 않는 건 분명해 보인다. 불행이라는 건 우리가 아는 잔인한 형태로도 오지만 성공보다 달콤하게 다가오니...bitter and sweet, 초콜릿인 줄 알았는데 알고보니 독이었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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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실 꽤 슬픈 말이지만 사람이라는 동물은 자신이 기대한 만큼 사랑과 관심을 늘 받지 못함을 느끼곤 있다. 물을 너무 많이 마셔도 죽고, 또 아예 마시지 않아도 죽는 선인장처럼 아슬아슬한 상태에 있는 것이 바로 보편적인 인생이라는 말이다. 그래서 갑작스러운 성공과 관심을 받으면 머리가 한바퀴 돌면서 자만하는 이유는 평소 그것에 대한 갈망이 너무 심했는데 막상 다가와주니 다 됐다, 다 끝났다는 생각에 오만해지는 것이다. 마치 금식을 마치면 죽같이 가벼운 음식으로 속을 달래 주어야 하는데 배고파 죽겠다는 이유로 고기를 허겁지겁 먹어 탈나는 것과 같은 거지.


  물론 고통스러운 무명 활동 기간, 노력해야하는 시간, 성공을 위해 기쁨도 누리지 못하는 시간이 긴것 역시 좋지만은 않다. 이미 말라 죽어버린 선인장은 아무리 비를 맞아도 물을 마시지 못하는 것처럼. 그러니 제일 좋은 것은, 그러니깐 게임을 할 때도 점점 레벨업을 하고 높은 사냥터로 가서 싸우는 것이 재미있지, 갑자기 레벨 100이 되어버리고, 레벨 10이 되다가 또 레벨 50이 되어버리는 막장 게임을 누가 재미있어하랴? 발전하는 맛이 있어야 재미있는 거다. 성장해 나가는 맛이 있는 소년 만화가 재미있는 것처럼 말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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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지만 성장해 나가는 맛, 스테디셀러가 되어가는 맛이 안타깝게도 이 지구상에서 점점 사라지고 있다. 어쩔 수 없다. 원래 인생 온라인, 지구 온라인이 자체가 그렇거든.  잘난 사람이 다 차지한 고인물 게임인데 초보자 지원 하나 주지 않는 막장 게임이니깐. 운빨좆망겜의 전형인 이 게임은 천천히 성공하게 만들어주는 시스템, 살아가면 살아갈수록 희망을 주는 시스템이 박살나버린지는 오래, 태어날 때부터 레벨 100인 캐릭터를 뽑던가, 뽑기 시스템을 이용하여 레벨 100이 되거나 오히려 레벨 0이 될 수 있는 벌칙을 받아야 한다.
 
  그럴바에 쪼렙 사냥터부터 시작해서 안전하게 레벨 100이되고 싶다고? 스테디셀러인 제2의 포카칩과 새우깡이 되고 싶다고? 그래. 그 방법도 좋긴 하지. 하지만 그 쪼랩 사냥터에서 경험치를 얼마나 주는지, 심심풀이로 초보 사냥하는 나쁜 고렙 유저가 있는지, “넥슨은 다람쥐 뿌려라”를 염불외우듯 해야하는 것처럼 몬스터가 없는지는 험난한 사냥터라고 해도 자신있는가? 광풍의 주인공보다 되기 힘든 것이 바로 스태디샐러, 지속적인 사랑을 받는 방법이 점점 막히고 있다. 요즘 트랜드가 바로 한철 장사 아니던가? 이제 성공하는 방법은 천천히 차분히 올라가는 게 아닌 광풍으로 성공하여 빠르게 식어 나가는 방법 외에는 힘들 것이다.
 


  물론 그런 것도 있긴 있지만 여기 광풍의 주인공조차 되지도 못한 불쌍한 사람, 무관심에 너무 오래 노출되어 있다는 사람도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주세요. 뭐 스테디셀러까지는 안바래. 갑자기 많은 관심 받아도 자만하지 않을 자신이 있고 말이다. 그러니 부디 저에게 사랑과 관심 좀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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