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동설과 지동설, 그리고 자기 중심적인 사람.
여기 이상한 사람이 있다. 분명 이 사람 외향적인 스타일이라 타인에게 관심도 많고 잘 배풀어 주는 성격이거든? 모임도 매주 참석하고 먼저 다가가 말을 거는 사람이거든? 하지만 이야기 나누는 자리에 눈치 없이 자기 이야기만하고 누가봐도 손해인 관계를 계속 유지하면서 된통 당하는 모습만 보여준다. 어떻게 보면 푼수, 어떻게 보면 호구같은 사람인거지. 그리고 여기 이상한 사람이 한명 더 있다. 이 사람은 집에 있는 것만 좋아하고 모임같은 것은 질색하며 주는 것도 싫어하고 받는 것도 싫어하거든? 그런데 이사람과 이야기하면 제대로 대화하는 느낌이 들고 왠지 내 부모보다 나를 더 잘 아는 것 같은 느낌도 든다. 이상하게 적극적이지만 모두 말하기 싫어하는 사람과 소극적이지만 대화하면 좋은 느낌을 주는 사람, 과연 그들은 어떤 종류의 사람일까?
난 사람을 볼 때 가장 먼저 파악하는 것이 있다면 이 사람이 어느 곳에 초점을 맞추고 있느냐이다. 복잡한 궤도를 그릴지라도 모든 것을 자기 중심으로 보는 천동설 같은 사람, 간단한 궤도를 그리면서 모든 것을 제 3자의 입장에서 보는 지동설 같은 사람으로 말이지. 이건 누가 부족하거나 잘났다는 것이 아닌 그냥 하나의 기질이자 성격이다. 외향적이고 타인에게 관심이 많다고 해서 반드시 대상 중심적이지도 않고, 내향적이라고 해서 자기중심적인 것이 아닌 그냥 별개의 성격이란 말이다. 앞서 예시로 들었던 사람, 모임에 가서 자기 이야기만 주구장창하고 관계의 흐름을 전혀 모르는 사람이 바로 자기 중심적인 사람, 내향적이지만 자신의 세계에 매몰되어 있기 보다는 별자리 보듯 모든 것을 대상으로 바라 보는 사람이 있는 것처럼 말이지. 물론 두 성격을 모두 존중하지만 이러한 사람 중에 피해야 할 사람을 하나 꼽자면 자기 중심적인 사람, 자기 감정에 매몰되어 있는 사람, 이 사람 정말 위험하니 왠만하면 피해 사귀기를 권한다.
물론 인간은 평등하고 각자의 성격은 장단점이 있으며 모두의 성격은 귀하디 귀하다. 하지만 이 에세이는 인간이라는 정글에서 생존하는 방법, 위험한 사람을 피하고 분쟁을 최소화하면서 자신을 지키는 방법을 기록하는 에세이이다. 섬세한 사람이 마음의 상처입지 않는 것을 최우선으로 여기는 에세이란 말이다. 특히 자기 중심적인 사람은 자신의 변덕스러운 감정을 자기가 감당하기 힘든데 타인이 감당해 준다? 감당하려면 오로지 그 사람 위주로 맞춰주어야 가능한데 그러한 인간관계는 오직 부모와 자녀 관계 밖에 없는데 당신 다 큰 어른의 부모 역할을 하고 싶은가? 이상한 곳에 연민을 가지지 말자구요. 사기꾼처럼 오직 이용해먹을 생각을 가진 사람만이 그런 성격을 감당해줄테니깐. 특히 자기 중심적인 사람은 앞전 에세이 < 센스 있는 사람을 얻는 대가> 에서 말하는 센스 없는 사람, 둔한 사람, 자기 감정에 매몰되어 있는 사람에 속하고 이는 연애와 결혼에 있어서 무난한 성격이 결코 아니다.
여기서 용어가 '자기 중심적'이라고 해서 이기적인 사람으로 생각하는 감이 있는데 절대 그런 것이 아닌 단지 세상을 보는 시점이 자기 중심적이라는 뜻이다. 그러니깐 상대가 A를 말할 때 자신이 느끼기에 A가 B처럼 느껴진다면 B가 맞다 생각하고, 자신이 B를 말해도 상대가 당연히 A로 찰떡 같이 알아줄거라 생각하는 사람, 즉 타인의 세계보다 자신의 세계가 너무 강하다보니 타인의 세계를 관찰하는 센스가 부족하고 상대가 맞춰줘야 관계가 유지되는 사람이다. 이러한 사람이 막연하게 단점만 있는 것은 아닌데, 불확실한 세계 속에서 확고한 세계를 가진 그들은 어떻게 보면 매력적으로 보이면서 인플루언서, 논객, 사이버렉카, 경제 유튜버, 사이비 종교 교주처럼 당당하고 신비롭게 보이면서 추종자를 이끄는 경우가 있다. 특히 역사에 남는 위인들 중에 이러한 성격이 많다지만, 문제는 앞서 말한 것처럼 연애나 결혼에 있어서는 그들이 세계는 너무 강하기에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많은 힘과 많은 관찰력과 양보, 배려를 필요로 하다.
종종 자신은 이성적이라고, MBTI에서 T가 나왔다면서 자기중심적인 사람이 아니라고 말하는 사람이 있지만 이성적이냐 감성적이냐는 전혀 중요하지 않다. 외형적이고 인간관계 맺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 중에서 충분히 자기 중심적인 사람이 있는 것처럼 말이다. 오히려 솔로몬에 빙의해서는 내가 보는 세계가 옳네, 너가 보는 세계는 옳지 않네, 내가 보는게 팩트고 진실인데 왜 무시하느냐, 이 길이 훨씬 더 효율적인데 왜 가지를 않느냐, 즉 상대방의 세계에 대한 자율성을 인정하기 보다는 자신이 가진 세계관에 대한 과도한 자신감으로 자율성 침해를 거리낌없이 해버린다. 그저 상대를 하나의 대상으로 보지않고, 자신과 다른 별개의 존재라는 것을 잊어버리고서 말이지. 왜냐면 자기 중심적인 사람은 대상 중심으로 생각하는 방법을 모르고 또 어떻게 하지도 못하니깐.
과거 난 자기 중심적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사람 중 극단적으로 자기 중심적인 사람을 본 적이 있다. 그는 젊은 나이임에도 사장이라는 직급을 가지며 작은 사업체를 운영하고 있었는데 나는 그곳에 일하는 아르바이트생이었고 말이지. 그런데 그 사장이라는 사람 참 이상한 포인트에 감동하고 이상한 포인트에 분노하는 경우가 많더라고. 어느 때는 성실한 직원이라고 나를 떠받들어주고 또 어떤 날에는 사무실에만 있는 것은 돈이 안된다면서 마케팅이라도 하라며 닥달이지를 않나, 퇴근 시간이 되어서 퇴근하려고 했거든? 그런데 자기는 이렇게 머리 아프게 고생하는데 너는 어떻게 퇴근할 수 있냐고 서럽다는 듯이 징징거렸다. 그러다보니 회사는 그 사장 비위 맞춰주기 바꾼 공간이었고 퇴사를 하고 나서도 직원에게 영향력을 끼치고 싶었는지 여름날 정말 뜬금없이 미국으로 함께 여행 가자는 메세지를 보냈으니, 지금은 사라져버린 그 회사, 지금 생각해도 그렇게 이상한 사람이 있나 싶었지만 생각보다 세상에는 자기 중심적으로 세계를 보는 사람들이 굉장히, 엄청, 그리고 무지하게 많았다.
특히 부모가 자기 중심적인 사람이라면, 타인의 세계를 하나의 별개의 대상으로 보지 못하는 사람이라면 답도 없을 뿐더러 큰일 나기 쉽다. 자녀의 감정을 읽는 면에서 둔하고 또 자신의 감정이 소중하기에 자녀에게 안좋은 영향, 자녀만의 교유한 세계를 인정하기는 커녕 자신의 세계를 확장하는 방식으로 양육하는 경우가 많거든. 자신이 비건이라는 이유로 자녀에게도 비건을 강요하는 부모, 자녀의 성공을 축하하기는 커녕 오히려 질투해서는 서러움을 토해내는 부모, 부모의 존대만 주구장창 외치면서 자신의 세계를 맞추고 보살펴 달라는 철없는 부모. 물론 아까도 말했지만 자기 중심적인 성격이 하나의 성격이자 개성이라지만 사람과의 관계에 있어서는 그다지 이롭지도 않고 좋은 성격처럼 보이지 않는다.
참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자기 중심적인 사람. 자신의 감정에 과도하게 초점이 맞추어진 사람. 자신의 감정에 깊이 들어가야하는 예술가로서는 분명 좋은 성격이겠지만 사람대 사람으로서는 거참 문제 많은 성격이자 피해야하는 성격의 소유자가 아닐까? 물론 그들은 겉보기에 타인과 문제없이 잘 지내는 것처럼 보이지만 하루 이틀 같이 지내다보면 분명 이상한 점을 한 두가지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지각을 자주 하거나 약속 잡고 노는데 자기 힘들다는 이유로 먼저 집으로 가버리는 사람, 상황을 무마하기 위한 거짓말을 너무 자주 치거나 자기 이야기가 아니면 건성으로 듣는 사람, 선약을 지키기 보다는 자기가 더 마음에 두고 있는 사람을 위해 선약도 파기해버리는 사람. 물론 그들은 그런 행동을 한 타당한 이유를 대겠지. 나는 그 약속을 파기할 충분한 자격도 있다 말하겠지. 참 자신의 감정이 이 세상의 모든 중심이라고 생각하는 부담스러운 사람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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