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옥덕순의 인간 관계학

완벽한 회장님을 꿈꾸는 허술한 계획형 남자

@blog 2024. 12. 6. 22:04

 
 

 


 

 




전에도 말했지만 난 entj 이미지를 가지고 있는 남자를 좋아하지 않는다고 했다.
뭐라 해야하나, 자기 스스로 만든 컨셉에 잡아먹힌 느낌이랄까.
뭔가 최종보스처럼 보이고 싶어하지만 막상까보면 속빈 강정인 그 사람들,
경제사범 쪽에서 많이 보이는 스타일이 딱 그들이다.

 

 

 


 
 
 
특히 요즘 이런 남자 유형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어서,
또 이 에세이는 사람을 가려 사겨야 한다는 걸 알려주는 에세이이기에 
꼭 언급할 필요가 있는 남자가 아닐까 싶다.
마치 통신사에서 신종 보이스 피싱 유형과 보이스 피싱 조심하라며 안내문자 주는 것처럼
<신종 조심해야 할 인간 유형>에 속하는 그들을 알고 피하라고 알리는 건 당연하잖아.
과거 남자들이 인터넷에서 된장녀 유형을 정리하고 그림으로 그리고, 게임까지 만든 것처럼 
여자들 역시 본인의 안전을 위하여 조심해야하는 남자 유형을 알고 정리할 필요가 있다.
무엇보다 된장녀 같은 위험한 여자는 남자를 죽게 만드는 경우가 드물지만
위험한 남자는 실제 여자를 죽이는 경우가 있거든.
대략적으로 그들이 가진 특징들을 정리해두었는데
혹시 자신의 남자친구, 지인, 혹은 가족들이 그런 종류의 사람인지 알아보도록 하자.
 
 

 

 

 

 

 

 


 
 
 
 
 
1. 슈트 입은 사진, 혹은 헬스장을 다녀오고 몸을 만들어둔 사진을 프로필 사진으로 걸어놓는다.
2. 부지런함에 크게 자부심을 느끼고 타인을 지적할 때 '부지런하지 못함'을 이유로 대기도 한다.
3. 사업 차리고 싶어한다.
4. 인문학, 예술분야를 유독 우습게 본다. 그에 반해 경영학, 금융학을 고평가한다.
5. 웃으며 넘길 수 있는 이야기들, 살빠지는 주파수나 혈액형 성격설 같은 일에 
진지해하며 옳지 않다고 가르친다. 
6. 겉 보기에는 무뚝뚝하고 가르치는 것 좋아하기에 강해보일 것 같지만
별 것 아닌 작은 일에 쉽게 토라지는 모습을 보여준다.
7. 자신은 공감능력이 없다고 하지만 막상 당사자의 일에 공감 해주지 않으면
대화가 통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일방적으로 소통을 단절한다. 
8. 거짓말에 능하다. 취득한 자격증 1개를 10개로 부풀리거나
자기 주변에 정치적으로 힘이 있고 대단한 지인이 있다고 말하거나
하루종일 뉴스를 보고 경제 공부를 했다 말하거나.   
8. 불만 많은 사람이라는 것을 저절로 생각들게 할 만큼 타인에 대한 지적을 쉽게 늘어 놓는다.
9. 자신이 만난 전 여자친구는 모두 문제 많은 사람이었고 자신은 피해자였다고 말한다. 
10. 동성 친구, 동아리, 단체에는 필요 이상으로 애틋하게 지내는 모습을 보여준다.
선물을 몇개월전부터 고심하거나 사소한 감정선을 소중하게 여긴다.
11. 활발한 SNS 활동을 하며 헬스장 몸 사진 + 앞으로 타고 싶은 외제차 사진 + 고급 시계 사진을 올린다.
12. 앞이 아닌 뒤로 랜덤채팅, 음란 SNS을 하고 동성애자,
소아성애자, BDSM, 혹은 퇴폐적이고 변태적인 취향을 가질 정도로 성욕이 강하다.
13. 여자에 대한 편견이 강하다.
14. 교양, 상식, 신념, 정의와 이념보다는 황금만능주의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특히 여자보다는 남자들 쪽에서 이런 스타일이 많은데
분명 ENTJ는 한국에 손꼽힐 정도로 없다면서 왜 발에 차고 남는게 ENTJ인걸까?
그건 바로 한국 사회에서 인정해주는 이상적인 남자의 표본이 ENTJ와 비슷하기 때문이다.
뭔가 일 잘하는 대기업 직원이자 공무원 같은 느낌,  여자를 당당하게 휘두르는 이성적이고도 똑똑한 나,
앞으로 사회의 주인이 될 나, 이런 모습으로 말이지.
그러나 그들은 보여주는 이미지에 엄청난 에너지만 쏟을 뿐 막상 까보면
인간이라면 당연히 가지고 있는 철학이나 신념이라는 것이 없고 
칭찬 많이 받고 싶어하는 애어른, 빨리 크게 성공해서 모두에게 우러름 받고 싶어하는
변덕심하고 우울한 아이가 있다.
그래서 그들은 성공과 효율과 노력을 강조하지만 
생각보다 그들은 그렇게 노력하지도 않았고, 최선을 다하지도 않았으며,
남들이 하는 평균적인 노력을 크게 부풀리는데 치중한다.
즉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에 노력"한다.
 
 
 
 
 

 

 

 

 


그런 이들에게 어떤 진심어린 감정적인 감정적인 소통이나 교류는 당연히 힘들 수 밖에 없다.
왜냐면 그들은 성공과 칭찬, 목적이 너무도 소중하기 때문이다. 
지금 당장 나는 높은 자리에서 사람들을 지휘하고 있어야 하거든,
소중하고 중요한 사람 취급을 받아야 하거든.
이런 사람에게 인간관계는 그저 성공의 연장선이고
약점을 보일 수 있는 깊은 관계는 최대한 기피하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친구들이 보기에는 부지런한 친구, 빈틈없는 친구, 완벽한 친구로 보이는 것은
진짜 자신의 모습을 보여주는데서 오는 편안함보다 
완벽한 이미지로 유지함으로서 오는 칭찬을 더 좋아하기 때문이다. 
 
 
 
 
 

 

 

 
특히 연애에 있어서 그들은 가히 최악이라고 말할 수 있는데
 안그래도 우러름 받는 거 좋아하는 사람인데
연애 시에는 감정 교류를 해야하잖아, 지기도 하고 이기기도 하며 서로 소통이 되야하잖아.
그런데 그들은 연애는 어떤 감정의 소통보다는 "연애시에 오는 이익"을 따지는 경향이 강하고
교류보다는 통제를, 대화보다는 훈계를,
소통보다는 자신의 우월함에 오는 칭찬을 바라고
상대가 동의하지 않는 모습을 보이면 대화가 통하지 않는 어리석은 상대라고 보면서
커뮤니케이션을 일체 차단, 완전히 무시하거나 통제하는 방향으로 간다.

그러니깐 평상시에 "멍청한 너를 내가 맞춰준다"라는 생각을 기본 베이스로 가지고 있고

만약 상대가 자신의 통제에서 벗어나고 하잖아?

감히 너까지게 라는 생각으로 폭행을 넘어 살인까지 저지르는 케이스의 남자가 바로 이들이다.

 

 

 

 

 


 

 
 
 
 
특히 한국의 남자들은 아무렇지도 않게 여자의 인권을 싸그리 무시하는 성희롱 단톡방이 꽤 많지 않은가.

그런 행동 하지 말라고 하는 것까지 주제넘게 기어오르는 행동이라며 적반하장으로 화내는 반응만 돌아오잖아. 

마음만 먹으면 성희롱 타겟으로 시켜 아래로 둘 수 있다, 라는 무의식을 남자들이 가질 수 밖에 없는 환경이잖아.

그런데 그런 여자와 맞춰주고 소통 해야한다? 

겉으로는 다정해보이고 어떻게 잘 배려해주는 것처럼 보이지만 속내에는 분노가 있고

별 것 아닌 어떤 작은 일에 화를 터트리면서
  
또는 자신에게 막연히 칭찬해주는 여자 외에는 다른 여자와 관계를 유지하기 힘들어한다. 
 
또한 그들은  <섹시하지 않았던 엄마와 아빠>편에서 이야기 했던 남자,

결혼을 했다는 이유만으로 다른 남자들에게 우월감을 느끼는 남자에 속하기 때문에

연애와 결혼에 꽤나 개방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나는 이러한 사람들을 "완벽한 회장님을 꿈꾸는 허술한 계획형 남자"라고 정의내렸는데

방금말한 경제 사범 쪽에서 많이 보이고 범죄자 쪽에서도 종종 보이는 경우가 있다.

대표적으로 한 인물을 꼽아보자면 아내에게 니코틴을 먹여 살해한 후

보험금을 타내려고 했지만 무기징역을 받은 범죄자1과

 유부남임에도 불구하고 내연녀와 지내다가 내연 관계를 들킬까봐

토막살인하고 시체를 강에 유기시킨 범죄자2로 들 수 있다.

 

 

 

 

정말 신기하게 둘은 행동과 생각 그 모든 게 비슷했다.

남자 사이에서 어른이라고 인정해주는 '유부남'의 지위를 포기할 수 없어서인지

이른 나이에 결혼한 유부남 범죄자1과

내연 관계를 들킬까봐 범죄를 저지른 또다른 유부남 범죄자2.

상대 여성을 하나의 인격체로 여기지 않는 것도 똑같았다.

오직 보험금을 타내기 위해서,

유부남임에도 불구하고 내연녀가 있다는 우월감과 성욕을 위하여.

허술한 계획을 세우는 것 역시 비슷하다.

일본어와 한국어로 뒤섞여 적은 일기를 쓰며 범행 계획을 적은 것과

피해자의 목소리를 흉내내서 실종 신고를 취소하게 만드는 행위들.

자신은 피해자라는 호소와 함께 정신적인 문제가 있다고 변명하는 것 까지 비슷했다.

단지 피해자의 자살을 도와주고 정신 이상이 있으니 감형 해달라는 범죄자1과 

단순 우발적인 범죄라고 했지만 계획성 있음이 드러나게 된 범죄자2.

외부에서 보여주는 이미지에 신경을 쓰고 조작하려는 사실도 비슷하다.

아내 살해 후 다른 여성에게 접근하여 동정심을 유발했던 범죄자1과

착하고 좋은 사람이라고 평가 받은 또 다른 범죄자2.

 

 

 


 
세상과 여자를 만만하게 본 그들은 본인의 비대한 자아와 비례한 헛점투성이 계획을 세웠고

결국 무기징역, 혹은 무기징역 받을 예정으로

가석방이 되어도 할아버지가 된 후에 나올 수 있게 되었으니,

설마 무기징역 받는 것도 그들의 계획이었을까?

계획 된 거라면 정말로 천재임을 나 인정한다.


 

 

 

 


  
 
“어차피 나와 사귈 것도 아니니 잘해주지 않을거다”라며

자신이 사준 커피값 보내 달라고 말하는 남자들이 늘어나고 있는 이 시점에서,

여자를 하나의 객체로 보지 않고 무슨 게임 캐릭터처럼 감정까지 자기 마음대로 통제하려는

허술한 계획형 남자가 늘어나는 이 시점에서

여자들은 이런 남자를 빨리 파악하고 피해야하며, 절대 가까이 해서는 안된다.

하긴 왠만한 여자들도 이런 남자와 만나면 속에 느껴지는 답답함과 찝찝함을 본능적으로 알 걸?

자기 내면의 소리를 무시하지만 않는다면 말이지.

 


 
 

 

 


 
그러나 아직까지도 한국 사회에서는 "통제 = 걱정해서 해주는 좋은 것"

잔소리 = 걱정해서 하는 소리

애정이 없는 사람 = 잔소리도 안하고 간섭도 안함

이라는 뭔 거지같은 공식이 있어서 왜 잘못된지를 모르는 사람들이 꽤 많다.

잔소리라는 것은 엄마가 아이에게 하는 것이지, 

다 큰 성인들에게 잔소리하는 것은 그 사람의 세계를 그냥 이해해주지 않는 것이나 다름없다.

매운 거 못먹는 애인이 매운거 먹고 싶다고 할 때

"내가 너 잘 알거든? 매운거 먹으면 괴로워하잖아."라며 생각해주는 것도 사실

그의 의견을 무시하는 행동이자, 그 사람을 통제하는 행위이다. 

이게 조금 더 심화되면 여자가 자신의 의견을 가지고 만나주지 않겠다고 할 때

"왜 안만나주냐"며 여자의 의견을 싸그리 무시하고

자신의 통제권을 확장시키는 범죄가 벌어질 수 있다.

 

 

 

 

 

 하긴,  내가 아무리 이렇게 말해도 타인을 통제하기 좋아하는 유형의 남자가

사랑꾼이라는 이미지는 한국의 오랜 전통이라서 내가 오버 떠는 것이라 생각할 수 있겠지. 
 
"밥먹을래 나랑 죽을래!"라는 대사가 로맨틱한 대사라고 통용되고

집착 광공과 계약 결혼이 로맨스 소설의 주요 소재이니깐.

 

 

 

 

 

 

 

 

 


적당한 방목과 적당한 무시, 이것도 사실 사랑이다.

내 남자가 과민성 대장 증후군을 가지고 있어도 찬 우유를 마시고 싶다고 하면 그냥 그렇게 두면 되는 거다.

상대의 순간적인 선택과 감정을 존중해주는 태도,

그런 시간이 지속되다보면 허술한 계획형들은 감히 가질 수 없는,

계획적이고 가식이라고는 도무지 없는,

솔직하고 진실된 교류를 할 수 있고  바로 그것이 연인 관게에서 소중한 부분인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인생이라는 것 자체가 계획대로 흘러가지 않는 즉흥적인 일의 연속,

절대 계산할 수 없고 통제할 수 없는 것 아니겠는가.

세상 자체가 통제할 수 없는데 모든 것을, 그리고 여자의 기호와 감정을 통제하려는 남자?

그냥 존나 싫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