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나의 작문 일대기

글판에서 본 폭탄들

@blog 2025. 2. 14. 2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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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 있지, 갑자기 어떤 모자란 남자가 떠오르는 거 있지? 지금 생각해도 진짜 허세 한가득에 어디 덜떨어진 남자 말이다. 그러니까 자기가 일이 힘들다고 징징거려서 사람 뽑아줬으면 신입이 왔을 때 일을 알려줘야 할 거 아니야. 일을 알려줘서 업무도 줄이고 칼퇴하면 편하고 좋잖아. 그런데 그 사람은 허세가 더 우선인 사람이라 일을 알려주기는 커녕 내 기선을 잡는다는 식으로 늦은 시간까지 일은 알려주지 않고 잡담에, 괜히 생산부서에 왔다갔다, 전 회사에서도 일부러 일하는 티 팍팍내려고 괜히 일을 몇배로 늘리고서는 야근을 자처해서 사장에게 욕먹던 남자랑 아주 똑같더라고. 거기다가 꼴에 한다는 말이 우리 부서 만만한 부서 아니에요. 늦게까지 일할 자신이 없으면 나가세요? 그래서 부서장에게 저 사원이 텃세부리는 꼴 보기 싫어서 퇴사한다고 하고 한달도 안되서 나갔다. 까칠한 도시남자 현진? 에라이, 내가 프로게이머 김현진을 좋아해서 현진이라는 이름을 좋아하는데 니 때문에 정이 떨어진다 정이.

 

  그런데 더 웃긴 점은 어디 허세 좀 잡는다는 놈인 건지 카카오 스토리에 자작시를 여러펀 올리면서 "나 이런 감성적인 남자야."광고하고 있으니, 확실하네. 이 놈 허세충 맞네. 그때 난 이름있는 교과서 제작 출판사에서 동화부문 대상을 받았고 허세충과 확연히 다르다는 것을 명백하게 보여주며 퇴사를 했다. 거기다가 그 중견기업은 부도 위기를 맞아서 그 부서가 아예 사라졌다고 하니... 정말 아주아주, 완전완전 개꼬시다.


 
  아. 미안미안. 남 뒷담화나 들어주라는 뜻에서 쓴 글이 절대 아닌 즉 내가 하고 싶은 말은 글을 이용하여 이런식으로 자기를 뭔가 있어보이는 척 해보려는 문학 허세충이 싫다는 소리다. 물론 연예인이 그림 좀 그린다고하면 기본기가 어쩌고 저쩌고 하며 눈에 불을 켜는 미대생들처럼 문학의 본질, 문학의 위대함, 문학의 진지함을 토로하며 텃세를 부리려는 것이 아니다. 다만 글 하나 쓴 거 가지고 나는 너희들보다 진지하고 훨씬 더 고차원적이며, 우수하다는 선민의식을 가지고 있는 사람의 태도가 싫어서 그렇다. 부장님이 회식 막바지만 되면 훈화 말씀 하는 심리, 내가 가지고 있는 생각과 말은 너희들보다 내가 우수하다는 허세가 바로 위와 같은 문학 허세충들과 비슷한 맥락이고 그들의 성격 역시 정도를 모를 때까지 가면서 남들에게 민폐를 주고 아무렇지도 않게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그림, 음악, 게임 분야에서가 아닌 유난히 문학분야에서 허세꾼들이 매우 많은데 음악을 만들려면 많은 과정이 필요하기에 힘들고, 게임분야에서 최고를 찍으려면 엄청난 노력이 필요하기에, 그림은 재료를 다루는 테크닉과 기술을 습득하는데 시간이 들여서 그런지는 몰라도 선민의식을 느끼고 싶은 사람이 꼭 많이 택하는 분야가 바로 문학이다. 그리고 이런 문학 허세충중 도덕적 관념이 없는 사람은 종종 표절 및 가짜 경력을 내세우는 경우가 있는데 대표적인 사람이 바로 수많은 표절을 통하여 공모전을 수상하며 논란이 된 손창현씨, 그리고 본명을 밝힐 수는 없지만 자신이 21대 대통령이 될 것이라는 허언증 환자는 문학상 수상경력을 위조하며 자신을 홍보하고 다닌다.
 

  글을 잘 쓴다는 것은 그림을 잘그리고 음악을 잘 만든다는 것과는 다른 무언가가 있어서 그런가? 뭔가 더 고차원적이고 지적으로 보이며 있어보여서 그런 걸까? 과거 이외수씨가 이러한 사람에 대한 비판을 한 적 있는데, 그러니깐... 즐거운 술자리에 난대없이 헛기침 하며 시를 읆는 자, 그리고 그들의 심리로 탄생한 등단 장사, 마치 바퀴벌레가 알을 까듯이 무한정으로 만들어지는 작가 칭호, 서로 작가와 시인이라고 자화자찬하는 관계에 대한 글이 있었는데 아무리 찾아봐도 그 글이 안보이네. 진짜 재미있었는데.
 
 


  첫번째 문학판에서 볼 수 있는 위험한 폭탄이 허세충이라면 두번째로 문학판에서 만날 수 있는 폭탄은 바로 아가리 천재이다. 그러니깐 우리가 보통 입으로만 다이어트한다고 할 뿐 집적 하지 않는 사람을 두고 아가리 다이어터라고 하는 것처럼 이들은 입으로만 노벨문학상을 받을 만큼의 소재를 가지고 있다, 내가 가진 아이디어로 글쓰면 반지의제왕 아무것도 아니다며 말하고 다니는 사람이다. 그들이 가지고 있는 부수적인 증상이 있다면 바로 실행력 없음과 편집증인데, 그들은 자신이 가진 세계관을 조각조각내며 이곳저곳에 써놓지만 이상하게도 그 세계관으로 만든 소설 한편을 쓰지도 못하고 무한정으로 유예시킨다.


 
  그러다가 마침 어떤 작품이 자신의 세계관이 비슷해 보이네? 그러니깐 히키코모리 주인공이 이세계로 간 세계관을 블로그에 썼는데 어떤 일본 라노벨 중에 그러한 내용이 있네? 그러면 아주 난리난리 나면서 내 글 표절한게 분명하다, 물론 작가는 외국인이지만 변역기를 사용해서 나의 세계관을 표절한게 맞다며 글을 쓰는 것보다 몇 배 더 강한 실행력으로 활동한다. 그런데 막상 보잖아? 콩쥐팥쥐가 신데렐라를 따라했다는 것처럼 어디서나 볼법할 클리셰가 우연히 겹친 것 뿐 일치하는 부분이 뚜렷하지 않지도 않다. 원래 표절이 성립되려면 많은 조건을 충족시켜야하는데 스토리가 겹치는 것도 겹치는 것이지만 문장의 표현 방법, 그리고 그 이야기가 주는 교훈까지 일치해야 표절이다. 예를 들어 조경란의 장편소설 <혀>가 <사랑하는, 맛보는, 거짓말하는 혀>라는 띠지로 홍보가 되고, 주이란의 혀가 <맛보고, 거짓말하고, 사랑하는 혀>라고 소제목을 달았던 것처럼 표현 방식조차 똑같아야지 표절이구나... 할 수 있는 것이다. (1 그나저나 저렇게 똑같은 표현방식을 대놓고 쓴 한국 작가의 대담함은 세계 제일인거 같다. 괜히 노벨문학상 배출한 자랑스러운 코레아가 아니라구우~
 
 
  세번째로 만날 수 있는 폭탄은 바로 협잡꾼인데 이들이 가진 특징이라면 자신만의 신념도, 철학도 없지만 눈치 하나만큼은 끝내주게 빨라서 주변 사람이 원하는 스타일의 글만 쏙쏙 쓰는 스타일의 사람이다. 사실 그것도 하나의 스타일이라면 스타일이겠지만 결코 본받고 싶은 성격의 사람은 아니라는 거. 원래 문학이라는 것은 남자와 여자와 어린이와 늙은이와 시대를 관통하는 인간에 대한 탐구잖아. 그러니깐 오이디푸스가 아직도 충격적이게 느껴지는 것은 근친과 친부살해, 그러한 얄굳은 운명에 대해 무력한 인간에 대한 고찰이 담겨져 있고 그게 아직도 통하잖아. 그러나 협잡꾼들은 대세와 유행이 그 모든 것들의 중심이라고 생각하다보니 일회용 반짝 작가로 뜨다가 사라지는 경우가 많다. 물론 이렇게 일회용 작가라도 할지라도 뜰 수 있는게 좋은거 아니냐고 생각하지만 사람들이 그 작가를 이용한 것이나 다름없지, 결코 그 작가 자체를 좋아하는 것이 아니다. 만약 그 작가가 조금이라도 다른 스타일로 가거나 혹은 그 작품 스타일의 유행이 지난다면 관심 역시 고꾸라지니깐. 마치 과거 피카소가 유행하자 피카소풍의 그림만 유행한 것처럼, 세일러문풍의 만화만 있었던 것처럼 자신만의 특유의 가치관을 가지기보다는 얼리어답터나 셀럽, 아니 이것도 너무 높게 올려서 말했네. 인스타그램에서 요즘 유행한다는 태그를 죄다 끄집어 쓰는 정체성 없는 사람이라고 할 수 있다.
 
 
  옛날 이런 협잡꾼의 성질을 가지고 있는 여자애 한명이 있었는데 성격도 진짜... 최악이었다 최악. 사람 괴롭히는 것을 즐겨하고 어떤 선동꾼의 이미지를 가진 그녀를 나는 탈돼심이라고 부르는데 탈색한 돼지 심씨의 줄인말이다. 표독스러운 성격, 타인을 비꼬고 공격스러운 말투부터 뒷담화를 좋아하는 가벼운 입. 약간 드센 운동권 여자애 같은 느낌? 뭔가 페미니즘 시위 열심히 하는데 남자는 또 엄청 좋아하고 결국 이용만 당하다가 다시 열성 페미니스트가 될 것 같은 그런 인상. 심한 비유라고 전혀 생각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그녀는 타인을 포함해서 나에게 악의적인 험담과 악의적인 행동을 줄곧 하면서 본인 얼굴에 스스로 똥칠한 사람이니깐 말이지.

 

  특히 그녀는 심보도 못되 먹어서 글을 쓰고 싶다는 마음보다는 나만 잘나보이고 싶다는 마음이 강하다보니 악의를 담아내어 타인의 글을 깎아 내리는데 혈안인 반면, 자신의 글에 조금이라도 비판하면 따박따박 변명하기 바쁜 덜떨어진 여자다. 글 자체를 좋아하기보다는 글을 도구 삼아 인정 받고 싶은 스타일, 타인을 공격하는 것 외에는 어떠한 창조력도 없는 사람, 그냥 걸어다니는 인생 교훈 제조기가 따로없는 그 사람을 보고 나는 교훈 또 교훈, 절대로 저 사람만큼은 닮지 말아야 겠다는 생각을 하게된다. 어떻게 보면 약간 첫번째로 말한 허세충하고 비슷하게 보이지만 차이점이라면 허세충은 근거없는 자신감은 있는데 협잡꾼은 그러한 자신감도 없어서 항상 말이 많다는 것이다. 트위터에서 하루에 200개 넘는 글을 쓰면서 여성 차별, 가난 차별, 손가락 차별, 머리카락 차별, 흙수저 차별, 몸무게 차별이 온 세상을 지배한다 타령하면서 조금이라도 의문을 제기하는 글을 받으면 자기 트위터 친구 다 동원해서 다굴하는 스타일이 바로 이런 협잡꾼에 해당되겠지?
 
 
  이렇게 글판에서 만난 폭탄 유형에 대해서 적어보았는데 정말 하나같이 혐오스럽고 최악이지 않을 수 없다. 그런데 재미있는 점은 우린 모두 저런 세 유형의 특징을 조금씩 가지고 있고 나 역시 마찬가지라는 것이다. 다만 차이점이 있다면 위에 말한 폭탄 유형은 자신이 그러한 유형이 아니라고 끝까지 부정하지만 결국은 그렇게 행동하는 반면, 나는 그 유형을 최대한 경계하고 되지 않으려는 점이다. 그러니깐 자신의 별명을 자신이 가장 못짓는 것처럼 내가 폭탄 유형들을 정리할 수 있다는 것은 아직 그러한 유형이 완전히 되지 않았다는 증거 아닐까? 휴... 요캇타.
 


 
 
1) https://www.hani.co.kr/arti/culture/book/311121.html

 

‘혀’ 표절 논란의 진실은

최재봉의 문학풍경 / 한동안 잠잠하던 문단의 표절 논란이 또 다시 불거졌다. 조경란씨의 장편 <혀>가 논란에 휘말렸다. 논란을 제기한 이는 최근 <혀>라는 동일한 제목의 단편집을 출간한 신인

www.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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