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영업자 사장들의 자기 모에화, 아프니깐 사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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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자기 모에화라고 아는 사람? 음... 너무 오타쿠 단어인가? 길게 설명할 것도 없이 자기 자신을 미화하고 사랑스러운 존재로 탈바꿈 시키는 것, 그리고 그 모습을 자랑스럽게 여기는 것을 자기 모에화라고 한다. 앞 전 에세이에서 광주광역시가 자기 지역을 “민주주의 성역, 예술의 도시”라고 자랑하는 것도 자기 모에화의 일종이겠지? 막상 까보니 노동자에 대한 인권이나 예술 지원에 있어 타지역보다 부족함에도 불구하고 자기 보여지고 싶은 모습으로 광고하는 것이 자기 모에화지 뭐.
광주광역시 뿐만 아니라 우리 주변에는 염치도 없이 자기 모에화 + 자기 연민으로 무장한 자들이 꽤 많은데 "또 하나의 가족"이라고 광고해놓고서는 반도체 공장 직원의 백혈병에 대해서는 최선을 다해 피했던 삼성전자라던가, 가난한 서민들의 심정을 이해하겠다며 옥탑방에 사는 모습을 보여주더니 뒤에서 여직원을 성희롱했던 시장이라던가, 미성년자에게 미투 고발을 당하자 오히려 자신이 무고한 피해자라며 고래고래 소리지르더니 진짜로 성희롱 했던 남성 시인, 하나같이 광고업체에서 일해야 하는데사람들인데 직장을 잘못 선택한 게 아닐까 싶더라고.
물론 자기모에화, 자기연민이 꼭 나쁜 것만은 아닌데 자기 자신을 예쁘게 포장함으로서 자기 PR의 효과도 있고, 자기 연민을 공유함으로서 아픔과 슬픔 역시 공유하면서 동일한 아픔을 가진 타인과 소통할 수 있다. 고양시의 고양고양이 역시 자기모에화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랑을 받는 것은 그 때문. 다만 앞서 예시로 든 것처럼 자기모에화 + 자기 연민을 부려야하지 말아야 할 사람들이 부리는 모습은 눈꼴 사납게 만들다 못해 상대방을 기분 나쁘게 만들고, 특히 자영업자 사장들이 똘똘 뭉쳐서는, 아프니깐 사장이다... 한국경제를 우리가 지탱해준다... 자영업 죽어나간다... 라며 자기 모에화 + 자기 연민하는 모습이 참 나는 보기가 싫더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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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자기 연민 한다는 표현을 썼다. 어쩔래? 사실 자영업자 사장들의 자기 연민은 하루 이틀도 아니고 오히려 정도를 모르며 커지고 있는 모습에 브레이크를 잡을 필요가 있어 보인다. 과거에도 사장들의 자기 연민은 유난이었는데, 알바몬이라는 채용사이트에서 알바가 갑이다 + 알바생들의 권리 + 알바생들의 고충 + 최저시급도 안주는 못된 사장들의 불만을 담은 광고를 찍자 어찌나 눈꼴시려웠는지 알바몬을 통해서 채용을 하지 않겠다, 사장몬이라는 카페를 만들고서는 우리는 건전한 자영업자라고 한바탕 소란을 피웠던 것.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이 그 광고에 호응했던 이유는 알바생들은 물론 많은 사람들이 노동자의 입장에 공감했고 사장만이 아는 감성은 같은 자영업자 사장들만 공감해서 그렇다.
오는 것이 있으면 가는 것이 있고. 못되게 굴었으면 좋지 않은 반응이 오는 건 당연한 이치. 나 역시 좋은 사장보다 인간말종에 가까운 자영업자 사장들을 하도 많이 마주해왔고 도무지 편을 들어줄 수가 없더라고. 일을 시키는 건지, 노예를 부리는 건지, 천부인권 사상처럼 태어날때부터 자신이 사장인 것을 당연한 권리처럼 행동하는 악덕 사장들. 야간수당을 안주는 것은 기본, 최저임금은 사정이 힘들다며 이리저리 빼는 약아빠진 모습과 알바비 주는 것을 무슨 대단한 선심인 것처럼 행동하는 모습에 어떻게 좋은 기억이 남을 수 있을까? 그렇게 해서 못받은 돈, 부당하게 받지 못한 돈이 얼마나 많은지 사람들은 알지도 못할 걸? 알바생, 직원, 노동자들이 가지고 있는 피해의식이 아니라 진짜로 한국의 임금체불액은 다른 국가와 비교해도 상상을 초월할 정도다. 한국 노동부, 일본 후생노동성, 미국노동부에서 임금체불에 대한 금액을 비교해보았는데 한국은 미국의 5배이상, 일본의 10배이상이나 되는 금액의 임금체불이 쌓여 있다는 사실. (1 그것도 깐깐한 노동부가 인정해주는 임금체불을 저래 평가해서 그런거지 사실은 더욱더 많지 않을까? 진짜 자영업자 사장들 부끄러운 줄 알아야지.
이에 경제가 힘드니까, 국가에서 자영업자 지원이 턱없이 부족하니깐, 건물주의 착취가 심하니깐, 이런 말로 임금체불을 당연시 이야기하지만 한국은 OECD 국가 중 창업률 2위(2라는 꽤 높은 수치를 기록하고 있다. 즉 자영업자가 그만 생겨도 될 환경이자, 너 아니여도 쓸 직원 많아!, 라는 말보다, 이 회사 말고도 들어갈 회사 많아! 라는 말이 더 맞는 말인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장님이 자꾸 늘어나는 이유, 퇴직한 대기업 부장님들이 집에서 쉬는 것이 아닌 치킨집을 차리는 이유, 뭐긴 뭐야. 사장이라는 자리가 주는 매리트가 엄청나고 이득이 있다는 것을 본인들도 알고 있기 때문이지.
최저임금 때문에 등허리가 휘고 알바생들보다 돈을 더 적게 번다고 말하면서도 왜 굳이 사장 자리를 유지할까? 비싼 최저임금을 벌 수 있는 알바생이 아닌 사장님 자리를 왜 끝까지 쥐고 있냐는 말이다. 사장이라는 직급이 주는 혜택과 편리함을 놓치기 싫어서 그런거 잖아. 떵떵거리며 자랑할 수 있는 직업, 무언가를 지휘할 수 있는 직급, 더 많은 수익을 낼 수 있는 장래성, 백수 기간이 왜 이리 기냐는 평가를 받을 필요 없는 위치, 눈치 볼 필요도 없는 자리, 그 좋은 요소가 있기에 그 직급을 유지하고 싶은 거잖아. 사장은 태어날 때부터 사장이고 근로자는 태어날 때부터 근로자인가? 그래서 사장님들의 한탄과 슬픔이 많은 사람들에게 공감가지 않는 이유는 이미 직장에서 사장들의 자기 연민을 하도 많이봐서 이골이나 있는 것도 한몫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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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한편으로는 그들이 왜 어느 회사의 직원이 되는 것이 아닌 굳이 사장이라는 자리를 택했는지 알 것도 같다. 왜냐면 대한민국은 노동자가 살기에 너무도 지옥같은 곳이자, 앞으로 개선될 의지가 안보이는 앞이 캄캄한 곳이거든. OECD 국가 중 연간 근로시간이 상위권에 속하고 산재 사망률도 3위이며(3, 앞서 말한 것처럼 임금체불 수준도 매우 높으니, 즉 일은 오래 시키는데 산재를 당할 위험은 높지만 또 돈 못받을 확률이 높은 곳이 바로 대한민국의 직장이라는 것이다. 간단하게 말해서 고생만 드럽게 하고 돈도 못받는 직장이 깔리고 깔렸다는 소리다. 대기업은 그나마 괜찮아. 그래도 준수하게 지키긴 해. 그러나 직원이 10인 이하인 소기업들만 보더라도 회사 유지가 어렵다는 이유만으로 야근을 당연시하고 야간 수당도 없지만, 채용에 있어서는 대기업 못지 않게 까다롭고 갑질이란 갑질은 다 한다는 사실.
특히 베이비붐 세대와 상대적으로 인구가 밀집된 80 ~90년대생들 중에 이러한 기업의 갑질에 치를 떨게 되고 결국 회사에 버티지 못하는 사람, 또는 나이를 먹음으로서 퇴직 할 수 밖에 없는 사람 중에서 회사를 차리지만 문제는 정말 창업을 하기 위하여 차리는 것이 아닌 먹고 살기 위해서 차린다는 점이다. 마치 퇴직 후 다른 사람들과 똑같이 치킨집을 차리는 대기업 퇴직 부장님처럼 살기 위한 일종으로 어쩔 수 없이 창업을 택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창업률은 높지만 생존률은 낮은 이유, 이게 모두 돈을 위해서 어쩔 수 없이 창업하게 된 이유가 더 크고, 어떠한 삶보다 돈을 우선시 여기는 한국인의 특성 역시 한 몫한다.
가장 좋은 것은 자영업자 사장님들이 늘어나는 것보다, 자칫하다가 큰 빚만 지고 폐업당할 위기에 놓인 회사를 만드는 것보다, 기존 회사들의 업무 환경을 개선시키고 정말 회사 다닐 맛 난다는 회사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얌마! 회사가 무슨 학교인 줄 알아? 뭐 쉽게 생각했어?" 라고 큰소리 뻥뻥 치는 사람이 없어야 한다는 소리다. 회사가 회사지 그러면 뭐 노동지옥이야? 얼마나 더 산재률은 높고 돈도 못받는 곳이 되어야 만족해? 적어도 일한만큼 돈을 벌고 죽지 않을 위험 속에서 일해야 하잖아. 하지만 그러한 안전망이 점점 흐려지다 보니 너도나도 창업쪽으로 가는 것이다. 그리고 그 자영업자는 또 다시 회사 살리기 위해서 아무것도 모르고 순진한 어린아이 뽑으려고 눈에 불을 켜고, 위험한 일에 노출시키고, 그런데 또 돈은 안주고 당당하게 뻐기는 일이 발생하는 거지 뭐. 자영업자 사장들의 힘들엉, 나도 힘들엉, 거리는 눈꼴 사나운 자기 연민을 옆에서 지켜 봐야한다는 거지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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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겠는가? 답은 창업에 있는 것이 아니라 노동자들의 인권에 있다. 회사에서 버티기 힘드니깐 그 회사와 비슷한 속성을 가진 또다른 회사를 만드는 것은 오히려 사회를 나쁜 습관으로 물들인다. 물론 원래부터 창업을 생각한다면 이야기는 다르겠지. 그러나 회사에 다니기는 싫은데 어쩔 수 없이 돈은 벌어야 하니깐, 먹고 살아야하니깐 억지로 창업을 하면 늘 좋지 않은 결과가 나타나곤 한다. 왜냐면 돈을 벌기 위하여 억지로 하는 창업과, 진정으로 무언가를 하기 위하여 시작한 창업은 마음가짐 및 자세 그 모든게 다름이 느껴지거든. 당장 내 앞에 있는 사람이 억지로 나와 만나는지, 내가 좋아서 만나는지도 단번에 아는게 사람인데 오랜기간동안 유지해야하는 창업에 있어서 사람들이 모를까? 이처럼 창업에 대한 국가의 지원도 지원이지만 창업 외에는 방법이 없다고 생각될 수 밖에 없는 직장 환경, 자존심을 넘어서 생명의 위험까지 깎아버리는 업무 환경을 조성하는 것을 최우선으로 여겨야 한다.
솔직히 말해서 난 노동권을 위해 분신자살한 전태일 열사의 태도에 대해서도 정말 소극적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아예 다 때려부수어야 하는데 말이지. 노동자들이 얼마나 무서운지 제대로 알게 해줘야 하는데 말이지. 임금체불이 왜 일어나겠어. 노동자가 너무 만만하고 우습게 보여서 그러는 거 아니겠는가. 산재율은 왜 높겠어. 그것 역시 노동자가 만만하고 우습게 보여서 그러는 거다. 하다하다 2020년에는 치킨을 여유롭게 뜯어먹으며 12시간 동안 직원을 폭행하여 사망시킨 사장까지 있다는 사실 알고 있는가? 이런 일이 21세기에 벌어졌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가? 그게 모두 노동자가 너무 우습고 만만하니깐 때려 죽여도 된다는 인식이 사장들 사이에서 전반적으로 퍼져서 그러는 거다. 그것을 당연한 상식으로 여기고 있기 때문에 양심 나간 행동을 아무렇자도 않게 할 수 있는 것이다. 노동조합이 더 많아지고 강해지고 강성해지며 많아져야하는 이유이기도 하니, 뭐? 노조가 오히려 나라를 망치고 경제를 망가트린다고? 노조 때문에 회사가 망해 다들 거지가 되면 어떻게 하냐고? 외국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순한 맛인 한국 노조인데? 노조가 너무 강하다 타령은 우선 노조원이 사장을 12시간 동안 때려 죽였다는 뉴스 기사가 나오고 난 후에 생각하면 안될까? 치킨을 맛있게 뜯어 먹으며 사장을 때려 죽였다는 기사가 나오면 그때 생각해보자고요 ~
어떻게 보면 한국 직장과 직원의 모습은 헨젤과 그레텔과 같다. 마녀가 계속해서 먹을 것을 주니깐 좋은 사람이지 않을까라는 생각, 우리를 생각하지 않을까, 라는 착각 말이지. 회사에서 일하는 직원 역시 마찬가지다. 일을 하고 월급은 주니깐 회사는 좋은 존재, 그에 반하는 노조는 그러한 회사를 해하는 나쁜 것들로 인식하고 있겠지. 그러나 막상 과로사 당하고 산재를 당한 후에야 뒤늦게 후회한다고 한다지. 아... 나는 왜 좀 더 이기적이지 않았을까. 회사와 노동자는 똑같은 존재가 아니었는데. 그러나 후회했을 때는 너무 늦다. 자기 자녀와 부모가 산재 당하고 난 후 사회의 부당함과 침묵을 목격하고 나서야 뒤늦게 노동자의 인권을 생각하며 분노하는 사람들이 꽤 많다. 그러나 그때는 이미 늦어버렸다. 참 사람들은 왜 이가 썩을까봐 매일 양치질하며 예방하는 것은 잘하면서도 자신의 가족이 죽을지도 모르는 산업재해와 노동자의 부당한 구조에 대해서는 왜이리 무지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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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48618
한국서 유독 많은 임금체불, 올해도 5개월만에 9482억 | 중앙일보
2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올해 5월 말 기준 임금체불 규모는 9482억원으로 집계됐다. 고용노동부 관계자도 "일본은 임금 문제를 민사소송으로 해결하는 경우가 많고, 사회적으로도 체불에 대한
www.joongang.co.kr
2)
https://kidd.co.kr/news/233066
한국, 창업률 OECD 2위지만…5년 생존 33.8% 불과
[산업일보]스타트업은 경제의 새로운 동력으로 자리매김했다. 지난해 글로벌 시가총액 10대 기업 중 5개사(구글, 아마존, 테슬라, 엔비디아, 메타)는 스타트업 출신 유니콘 기업이다. 세계 각국은
kidd.co.kr
https://www.nocutnews.co.kr/news/5784054
한국, OECD 국가 중 산재 사망률 3위···"생각의 전환 필요"
■ 방 송 : 울산CBS FM 100.3 ■ 방송일 : 2022년 07월 08일 오후 5:05 ~5:30 ■ 진 행 : 김유리 ■ 출 연 : 이학열 더드림직업병연구원 노무사, 에이치에이치에스 한형섭 대표 ■ 기 술 : 강승복 ■ 제 작 :
www.nocu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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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news.kbs.co.kr/news/pc/view/view.do?ncd=7594416
한국의 노동 약자엔 ‘없고’ 프랑스엔 ‘있는 것’
■ ‘노조 조직률’ 언급한 대통령…거기까지였다 한국의 노동조합 조직률은 2021년 기준 14%다. 20년 전엔 ...
news.k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