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민은 구조조정 대상
이병민의 성적은 하락세에 있었던 것은 분명하지만 최악의 상황까지 떨어진 것은 분명히 아니었다. 김윤환과 이영호가 치고 올라왔지만 이병민에게 기회도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이병민은 지난 시즌 연이은 패배를 기록하면서 팀 내 입지가 좁아졌다.
포스트시즌 진출 실패로 내부 구조조정에 박차를 가해온 KTF는 <신한은행 프로리그 2007> 전기리그가 끝난 뒤 다시 한 번 칼을 뽑아들었다. 이병민을 포함한 주축 선수 일부의 트레이드시도가 바로 그 것. 특히 몇몇 선수의 경우 팀 내부적으로 트레이드 마감일까지 지정해놓고, 트레이드가 성사되지 않을 경우 유급휴가를 주는 방식으로 팀에서 분리시키는 초강수를 둔 것으로 확인됐다.
결국 트레이드 물망에 올랐던 이병민은 타 팀과의 조율에서 번번이 거절당했고, 이병민은 매직캠프를 떠나야만 했다. 한때 트레이드 시장의 최대어였던 이병민이 갑자기 기피 대상 1호가 돼버린 것. 이는 KTF가 이병민의 트레이드를 추진하게 된 결정적인 이유와도 같은 맥락인 것으로 알려졌다.
추문이 추락을 불렀다
가장 최근 KTF와 이병민의 트레이드를 놓고 의견을 조율했던 이스트로 이지호 감독은 “사생활이 방탕했다는 루머가 무척 많이 나돌아 부담스러웠다”고 말했다. 사실 한 매체에는 이니셜로 표기돼 이병민의 유흥문화 탐닉을 꼬집기도 했다.
이병민은 이미 실력을 검증할 수 없는 카드인데다 방탕한 생활을 했다는 소문이 있는 선수를 영입하기에는 적지 않은 부담이 있다는 것이 이지호 감독의 설명. 이 숙소에 있는 다른 선수들에게 전ㅇ돼 팀 전체의 분위기를 흐릴 수 있어 영입을 고심한 끝에 받지 않기로 했다는 것이다.
또 퇴줄 분위기를 감지한 이병민 스스로 삼성전자와 위메이드를 찾아가 자신을 받아달라는 말을 전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병민이 평소 친하게 지냈던 선수와 코칭 스태프에게 “KTF에서 더 이상 뛰지 못하게 됐으니 소속 팀 감독님께 잘 말해 나를 받아 달라”고 했다는 것.
아직 KTF에서 이병민의 거취를 놓고 확정안이 나오지 않은상황에서 이병민이 먼저 이적에 뜻을 보이자 KTF에서도 트레이드안을 철회하고 팀 숙소에서 퇴출시켰다는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성적에 집중해야 산다
20대 초반에 고액 연봉을 받는 선수가 음주와 여자에 빠졌다는 루머가 돈다면 이를 곱게 봐줄 팀은 전무하다. 국내 프로스포츠에서도 이와 같은 루머로 인해 곤욕을 치른 선수들이 적지 않다. 프로축구에서는 고종수가, 프로야구에서는 기아타이거즈 김진우가 비슷한 루머에 시달리면서 선수 생활에 큰 위기를 맞기도 했다
특히 이스포츠와 같이 좁은 시장에서 좋지 않은 소문은 삽시간에 퍼지기 마련이고 자신에게는 씻을 수 없는 약점으로 남는 이병민은 고액 연봉자로서 책임을 다하지 않은 전형적인 사례가 됐다. 이병민의 1차 책임은 자신의 몸값에 걸맞는 활약을 펼치지 못하고, 오히려 ‘방탕한 생활을 한다’는 루머에 휩싸였다.
이스포츠 전문가 중 한 사람은 연봉과 관련돼 “지난 성적으로 연봉을 올리지만 미래에 대한 가치 투자가 없다면 곧 자신이 가진 모든 것을 잃을 것” 이라며 쉽게 ‘먹튀’로 돌변하는 이스포츠 선수들을 질타했다. 그러면서 최근 야구 칼럼에 올라온 이승엽과 이치로의 예를 들었다. 이승엽과 이치로는 현재 일본과 미국에서 최고액 연봉선수 중 한명으로 굳게 자리를 잡았다. 이승엽은 자신의 몸의 피로를 줄이기 위해 3600만원에 달하는 산소캡슐을 구입했다. EH한 이치로는 메이저리그에 진출하며 10억원에 달하는 체력강화 기구를 구입했다. 이들의 투자는 곧 높은 성적과 연봉으로 고스란히 돌아왔다. 이승엽은 7억엔(추정액)에 달하는 연봉을 받게 됐고 이치로는 매년 평균 167억원을 벌어들인다.
이병민이 이들과 같이 미래에 대한 투자를 선택했다면 지금과 같은 푸대접을 받지는 않았을 것 이라는 게 이스포츠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부활은 쉽지 않다
이병미이 KTF에 합류할 당시만 하더라도 비교 대상은 변길섭이 전부라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변길섭은 지난 2002년 네이트 스타리그 우승을 차지하며 전성기를 지났다는 평을 받고 있었다. 또한 팀에 합류한 지 얼마 되지 않는 김윤환은 햇병아리로 성장 가능성은 무궁무진하지만 이병미의 실력과 비교할 수 없었다.
그러나 이병민이 KTF에 합류했던 2005년과 지금은 전혀 다른 양상이 됐다. 현재 이병민은 전성기가 지났다는 평을 받고 있는 상황이며 김윤환과 이영호가 전성기를 향해 일취월장 성장하고 있다. 이 중에서 이영호는 최근 마재윤을 제압하는 등 1992년생이라고는 믿기 힘들 정도의 출중한 기량을 과시하고 있다. 김윤환 역시 전기리그에서 강민에 이어 9승으로 한 자리를 차지하더니 후기리그에서도 2연승으로 이영호와 함께 든든한 1승 카드로 성장했다.
여기에 박준우와 함께 호흡을 맞추고 있는 김영진이 팀플레이 테란으로 성장하고 있다. 비록 경험이 없어 아직 출전 기회를 잡진 못했지만 팀의 기대를 받고 있다. 이병민이 KTF유니폼을 입고 프로리그에 출전할 수 있는 기회는 없다는 것이 현 시점에서 내릴 수 있는 판단이다.
KTF는 이병민의 부활을 원한다
사실 KTF 사무국은 여전히 이병민에 대한 신뢰를 잃지 않았다. 현재 사소한 문제로 인해 팀에서 떠나 고향에 머물고 있지만 개인리그와 선수의 마음가짐에 변화가 있다면 언제든지 매직캠프에 합류할 수 있다는 것이 사무국의 설명이다. 이병민이 다시 KTF의 유니폼을 입으려면 2008년 9월까지 진행될 마지막 1년 계약 기간을 잘 활용해야 한다.
이병민에게 전혀 기회가 없는 것은 아니다. 아직 개인리그에서는 KTF 유니폼을 입고 출전할 수 있는 기회가 1년이나 남아있기 때문이다. 비시즌 기간 동안 서울 송파구 올림픽 체조 경기장에서 열렸던 <서울국제 이스포츠 페스티벌> 등의 대회는 이병민에게 좋은 기회가 됐다. 이병민은 KTF선수 중에서 가장 마지막까지 남으며 자존심을 지켰다.
이병민은 현재 온게임넷과 MBC게임등 방송국에서 개최하는 개인리그의 예선전밖에 출전할 수 없다. 이병민과 같은 시기에 매직캠프를 떠난 변길섭이 듀얼토너먼트에 진출하고도 숙소에 합류하지 못했지만 앞서 말한 것과 같이 변길섭은 전성기를 지났기에 이병민은 다른 상황에 있는 것이다.
이병민은 남은 희망을 살리기 위해선 양대 리그 중 하나를 집중적으로 공격할 필요성이 있다. 자칫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다가 모두 놓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리그 맵을 중심으로 차기 시즌 예선전이 진행되는 점을 감안해 테란에게 유리한 전장이 있는 리그를 택해야 한다. <페르소나>의 평가가 엇갈리고 있는 가운데 맵의 유불리를 정확히 따져야 할 것이다.
차기 예선전에 모든 것을 걸어야
결국 개인리그에 집중해야 할 처지라면 16강과 32강의 차이를 인지하고 있어야 한다. 예선 통과의 어려움은 공통점이라 할지라도 빅리그에 진출하는 문이 넓은 MSL을 선택하는 것도 방법이 될 것이다.
FA선수라 생각하라
국내 프로야구 선수 조인성을 두고 올 시즌 여러 사람들이 FA효과라는 말을 하고 있다. 올 시즌이 끝난 뒤 FA자격을 얻는 조인성이 자신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기 때문이다. 조인성은 최근 인터뷰를 통해 35억 이상의 몸값을 생각하고 있음을 간접적으로 나타냈다.
이병민은 분명 올해가 지난다면 영광을 재현하거나 프로게이머 인생을 접어야 하는 기로에 노이게 된다. 객관적인 현재 상황만 놓고 봤을 때 내년 재계약이 불투명한 상황이다.
현재 자신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할 때이다. 조인성처럼 확실한 성과가 필요한 것도 아니다. 1986년생인 이병민은 아직 어리기 때문에 남은 기회가 반드시 찾아올 것이다. 자신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 뛰는 조인성처럼 자신 역시 FA선수라 생각하고 뛰어야만 한다. 조인성과 다른 점이 있다면 몸값을 부풀리는 FA가 아니라 자신의 몸값을 지키는 FA가 되는 것이다.
이병민 이미지 제고도 신경 써야
또 이병민은 자신의 가치를 올렸다 하더라도 이를 팀에 정확히 전달 할 필요가 있다. 이미 많은 팀 감독들에게 좋지 않은 이미지로 인식되고 있기 때문에 재기를 하려고 해도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곳이 적을 것이기 때문이다. 과거 연습상대로 자주 언급되던 이병민이 현재 전혀 언급되지 않는다는 것도 간과할 수 없는 일이다.
이병민은 기회가 있을 때 마다 자신을 노출시켜야 하고 지금까지 쌓인 오해를 풀어야만 한다. 만약 오해가 아니라면 사실을 인정하고 앞으로 변할 자신의 모습을 보여야 한다.
앞서 언급한 내용들을 종합하면 이병민이 다시 프로게이머로서 명성을 얻기 위해선 자신 스스로 변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KTF사무국 역시 이를 충분히 고려할 준비가 돼 있고 변화를 바라고 있을 것이다. 장기 계약으로 묶어둔 선수에게 공돈을 투자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현재까지 이병민 스스로도 그렇고 KTF 입장에서도 이미 많은 부분을 잃었다. 흐트러진 퍼즐 맞추기를 차분히 시작하듯이 이병민은 차분하게, 혹은 냉정하게 자신을 분석하고 달라졌음을 증명해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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