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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스 있는 사람을 얻는 대가 *

에세이/옥덕순의 인간 관계학

by @blog 2024. 11. 23. 1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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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디로 튈지 모르는 여우 같은 여자보다 곰 같은 여자가 좋다는 남자는 막상 미련 곰탱이 같은 여자를 만나잖아? 그 순간 심장박동이 차분해지고 호르몬의 흐름이 잔잔해지면서 돌댕이 대하듯 그녀에게 무관심하게 된다. 차라리 같은 남자라면 뭐 통하기라도 하지. 새벽 늦게까지 게임하다가 번식 행위하지 못한 슬픔을 울부짖으며 회포라도 틀 수 있겠지. 하지만 성적 매력이라고는 1도 없고 성격 역시 예측가능한 착한 여자에게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기에 꿔다 놓은 보릿자루 대하듯 방치하다가 서서히 멀어질 수밖에 없다. 왜 남자들은 곰 같은 여자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 걸까? 이게 모두 남자가 여자보다 예민하고 까다롭기 때문에 그렇다. 오직 예민한 사람만이 예민한 사람의 마음을 알아주고 공감하며 이해할 수 있거든.

 

 

  "으잇? 남자가 털털하고 여자가 예민한 거 아닌가요?"라고 묻는다면, 아닙니다. 오히려 그 반대입니다. 우리는 흔히 남자가 둔하고 여자가 예민하고 여우 같다고 생각하지만 절대, 전혀, 완전 아니라고 나는 말할 수 있다. 예민함을 필요로 한 예술가, 메이크업 아티스트, 요리사 중 최정상급에 속하는 사람은 남자들이 더 많고, 무엇보다 여장 남자나 드렉퀸처럼 남자가 생각하는 여자의 모습을 꾸밀 때 실제 여자보다 훨씬 더 디테일하고 꼼꼼하고 화려하게 꾸미는 거 봤지? 즉 남자가 생각하는 여자는 실제 여자보다 훨씬 더 foxy하고 도발적이며 팜므파탈스럽고 그런 여자를 품에 담고 있는 남자는 당연히 예민할 수밖에 없다.

 


  자, 그러면 이제 곰같은 여자와 절대 못 산다는 남자들의 말이 이해가 되지? 남자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예민하기에 자신의 예민성을 알아봐 주고 행동하는 여자를 좋아한다. 엄마 같은 여자가 좋다는 말 또한 소위 말해서 맞춰주는 행동, 엄마처럼 챙겨주는 행동이 얼마나 많은 정신적 에너지와 섬세함을 필요로 하는지 사람들은 모른다. 곰처럼 둔한 여자는 애인의 미세한 성격을 캐치하는 능력도 더디지만 엄마가 되어서도 둔한 눈치로, 혹은 자신의 감정에 지나치게 매몰되는 성격 때문에 아이의 변화를 캐치하는 능력 역시 더디거든. 상대방의 성격 역시 캐치하는 능력이 부족하다보니 자녀나 남편과의 분쟁이 발생했을 때 적절한 방법을 찾아내는 것도 힘들어하고 말이지. 그래서 두꺼울 뿔테를 끼고 말도 재미없으며, 천상 지루하게 생긴 남자라고 할지라도 적당히 튕기고, 적당히 고집을 부리며 잘 꾸민 외모를 가진 여자를 상상하고 좋아하는 것은 남자의 본능이자 센스 있는 사람을 좋아하는 인간의 본성이다.

 





  그러면 남자만 여우같은 여자를 좋아하냐, 당연히 아니지. 여자들도 불여시 같은 남자, 센스 있는 남자에 환장한다. 물론 겉보기에는 감정변화가 적은 남자, 변함없이 그대로인 곰 같은 남자를 좋아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알고 보면 그것도 아니더라고. 아무리 남자가 외적으로 못생겼다고 해도 이 사람 능력 있다, 지위가 있다, 하다 못해 여자 말에 눈치를 잘 보고 공감만 잘해준다고 하면 섹시한 남자 취급받으면서 여자를 골라가면서 연애할 정도다. 특히 능력과 지위, 사회적인 성공을 이루려면 눈치와 센스는 필수적이고 센스를 만들어내는 예민함 역시 있어야 한다. 즉 여자들도 센스 있는 사람, 즉 예민한 남자를 좋아한다는 뜻이다. 남자들이 실제 여자보다 더 foxy한 여자를 상상하고 좋아할 때 여자들은 실제 남자보다 훨씬 더 신사적이고 자상하며, 로맨틱한 남자, 즉 센스 있는 남자를 상상하며 좋아한다. 변덕을 부려도 처음부터 자기 마음을 알고 있다는 듯이 유려하게 상대해 주고, 말하지 않아도 척척 해주는 남자, 나를 흥미롭게 해주는 카리스마를 가진 남자 말이다.

 

 

  이처럼 남자든 여자든 센스있는 사람이 사람을 좋아졌다는 게 까발려졌다. 하긴 어디 둔한 사람보다 눈치 빠르고 간교한 사람이 어느 곳에서든 생존 가능성이 높고, 어디서든 성공할 가능성도 높으니 본능적이라고 해야 하나? 다만 여기서 문제는 센스 있음에 딸려 나오는 변덕스러움과 예민한 성격인데, 신기하게도 남자든 여자든 그러한 성격은 또 치를 떨며 싫어라 하더라고. 변덕스러움, 예민함, 심한 언행, 툭하면 튀어 오르는 짜증, 남을 통제하려는 태도, 이기적인 모습. 센스 있는 사람이 가질법할 부정적인 성격에 대해서는 남자든 여자든 환영하지 않는다.



  그래서 탄생된 것이 바로 "센스는 있되 착한 성격을 가진 사람" 아니겠는가. 가난한 남자친구 지갑에 센스있게 만원을 몰래 넣어주는 착한 여자 ^^. 맞벌이에다가 집안일까지 모두 도맡았는데 용돈까지 주는 센스 있는 아내 ^^. 하나같이 센스는 있지만 센스에 딸려 나오는 변덕스러움과 예민함을 배제해 버린 여자, 인터넷에 떠돌아다니는 개념녀와 스시녀처럼 원하는 사람은 많지만 실제로는 있는지 없는지도 모르는 여자다. 여자들이 좋아하는 센스 있는 남자는 또 어떻고. 냉장고에 반찬이 비었을 때 사서 채워주는 남자, 생리날 말하지 않아도 생리대와 함께 맛있는 디저트 사주는 남자. 그런 남자 역시 센스는 있지만 그런 남자가 당연히 가지고 있을 법할 모든 여자에게 친절한 모습, 오는 사람 막지 않고 가는 사람 붙잡지 않는 모호한 태도는 처음부터 없는 것으로 간주해버리더라고.




  뭐 됐고 결론은 남자는 예민하기에 여우같은 여자를 좋아할 수밖에 없고 여자 역시 센스가 있어야지만 얻을 수 있는 지위와 능력을 가진 남자를 좋아한다는 점, 생존에 유리한 "센스 있음"은 모두가 좋아하지만 그에 따른 사악하고도 감당 못할 부가적인 성격은 외면한다는 것이다. 남자들이 “여자는 성격이 최고다, 착하고 순종적인 여자가 좋다"라는 말에 고대로 믿는 멍청한 사람이 되지 말자는 소리다. 착한 여자가 좋다는 남자 있지? 막상 봐보면 성격 더러운 여자와 결혼해서 붙잡혀 사는 모습을 보여주곤 하는데 그게 바로 그 이유 때문이 아닐까? 누가 봐도 정말 착하고 순진한 여자인데 어디 양아치 같은 남자를 만나 결혼하는 이유 역시 센스라는 면에 있어서 그 남자가 훨씬 더 우위라서 그런 것처럼 말이지. 그러기에 사람을 볼 때 센스가 있느냐 없느냐, 그리고 내가 센스라는 매력에 이끌려서 상대방의 단점을 철저하게 외면하는 것인지 아닌지에 대해 아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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