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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갤문학 / DEICIDE] 그들이 오다 -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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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log 2021. 3. 27. 0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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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5월 5일 오후 1시 29분
서울특별시, 서초구의 한 길거리.

  2005년 5월 5일 어린이날, 맑고 화창한 봄날씨였다. 휴일이어서 많은 사람들이 길거리를 활보하고 있었다. 갑자기 더워진 날씨에 사람들의 옷차림은 가벼웠고, 비록 표정은 무표정한 사람들이 대부분이었지만 좋은 기분을 느끼기에는 부족하지 않을 그런 휴일의 오후였다.

...그 때 까지는 그랬다.



2005년 5월 5일 오후 1시 30분
대한민국 서울, 여의도 정부종합청사 앞

  사람들은 방금 눈앞에 일어난 일에 입을 다물지 못했다. 거대한 정부종합청사 건물이 삽시간에 사방으로 휴지조각처럼 박살이 나 버린 것이다.

  “슈우우우우---- 퍼퍼퍼퍽!!!!”
  “아아악!!!”
  “꺄악!”
  “우욱!!!”

  수 km 떨어진 곳에도 건물 파편이 비처럼 쏟아졌고, 속절없이 사람들이 맞아 쓰러졌다. 유리조각, 콘크리트 덩어리, 날카롭게 잘린 철근 등이 한가로운 오후를 즐기고 있던 시민들의 몸을 덮쳤다. 사람들은 아무런 대책도 없이 죽어나갔고, 또 죽어 나가는 사람을 구경만 할 수 밖에 없었다.

  “아아아아악!!!”
  “쿠아앙, 쾅!! 쾅!!”

  영문도 모른 채, 순식간에 주위는 아비규환이 되어 버렸다. 짙은 모래먼지가 퍼져나갔고, 폭발은 사방 군데에서 연쇄적으로 다시 일어나기 시작했다. 쓰러진 사람들로 길바닥은 온통 피투성이였다. 도로를 달리던 차도 황급히 정차하거나 미처 대응하지 못한 차들이 서로 추돌했고, 몇몇 차는 끼익 소리를 내며 인도로 올라와 쓰러져 있던 사람들 위를 덮쳤다.

  “엄마, 엄마!!”
  “끼이이이이익~ 쿠앙!!”
  “꺄아아아악!!”

  차가 사람을 끌고 나가서 벽에 부딪히자, 인도에는 붉은 색의 줄이 길게 남았다. 그리고 곧이어 애타게 부르짖던 어린아이도 건물 파편을 맞고 쓰러졌다.

  “저…… 저게 뭐지?!”

  한 청년이 공포에 질린 눈으로 하늘을 쳐다봤다. 아까 넘어지느라 한쪽이 깨져버린 안경을 고쳐 쓰자, 엄청난 장면들이 눈에 들어왔다. 하늘에는 커다란 검은 색의 원반형 물체들이 수십 개나 떠 있었다. 그것들은 매우 빠르게 움직이면서, 지상으로 무엇인가를 쏘아댔고, 그 때마다 지상의 구조물들은 철저하게 파괴되었다. 곧 뿌연 모래 먼지가 다가왔고, 하늘을 뒤덮어 버렸다. 청년은 서서히 뒷걸음질 쳤다.

 “대…… 대체 이게……”

  공포와 의아함에 질려 굳어져버린 얼굴로 청년은 멍하니 서 있었다. 바로 그 때, 뿌연 모래 먼지를 뚫고 누군가가 걸어왔다.

  “저벅, 저벅.”

  한 두 사람이 아니었다. 아니, 그들은 사람도 아니었다. 2m 가까이 되는 커다란 덩치에 돌같이 뾰족하고 검고 거친 피부를 가지고 있었다. 그들 몇몇이 청년 곁을 스쳐 지나갔다.

  “저…… 저……”

  고개를 돌려 방금 지나갔던 것들을 쳐다보면서, 청년의 눈은 커다랗게 커졌다. 저건 사람이 아니었다. 아까 하늘에 떠 있던 것도 비행기가 아니었다. 대체??? 놀라서 말도 잇지 못하는 청년 바로 뒤에 무엇인가가 슥 하고 다가왔다. 그것을 돌아보자, 아까 지나갔던 괴물들과 같은 괴물 하나가 뒤에 서 있었다. 그리고는 분명한 말로 똑똑히 말했다.

  “죽어라.”

  놀라고 있는 청년의 눈 가득히 괴물의 모습이 들어왔다.

  “콰직!”
  “철퍼덕

  괴물이 손에 들고 있던 커다랗고 울퉁불퉁한 몽둥이 같은 것으로 청년을 내리치자, 단숨에 청년의 머리가 박살나며 몸이 힘없이 땅바닥에 쓰러졌다. 

   “퍼걱! 퍼걱! 퍼걱!”

  괴물은 땅바닥에 쓰러진 청년의 몸을 다시 그 울퉁불퉁한 몽둥이로 내리쳤다. 아스팔트 바닥에 짓이겨진 살점과 피들이 사방으로 튀었다.

  “빠드득.”

  알뜰하게 청년의 몸을 부숴놓은 괴물은 땅바닥에 나뒹굴던, 아까 청년이 쓰고 있던 안경을 짓밟아 부숴뜨리고 계속해서 걸어갔다.

  ……2005년 5월 5일은 인류에게 멸망의 날이었다.

 



2005년 5월 5일 밤 9시
서울특별시 여의도 MBC 본사

  “여러분께…… 9시 뉴스를…… 전하겠습니다.”

  어제와 다름없이 MBC 뉴스 스튜디오에서는 9시 뉴스가 진행되고 있었다. 하지만, 뉴스를 진행하는 앵커의 목소리는 심하게 떨렸다. 지금 그의 뉴스를 전 세계 모든 사람이 지켜 보고 있는 중이기 때문이었을까. 어쨌든 그는 말을 이었다.

  “모두 알고 계시겠지만, 그리고 믿기지 않는 일이지만, 오늘 오후 1시 반, 전 세계적으로 외계 생명체의…… 대대적인 침공이 있었습니다. 세계 모든 국가가 동시에 침공당했으며, 각 나라의 모든 군사시설은 완전히 파괴되었습니다……”

  앵커는 마른침을 삼키고 계속해서 말을 이었다.

  “1시 반부터 6시까지, 약 네 시간 반동안 전 세계의 상공에 나타난 외계 비행물체의 공습으로 각 국가의 정치체계와 군사체계는 완전히 무너졌습니다. 현재 모든 방송시설도 외계 생명체들이 장악, 현재 방송이 허가된 국가와 방송사는 저희 대한민국의 MBC 뿐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왜 이들이 저희를 선택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저희만 유일하게 전 세계로 방송을 하고 있습니다. 현재 피해상황은 가늠조차 하기 힘듭니다. 인명피해만 해도 수억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인류사상 최악의 재난사태입니다.”

  외계인들은 막강한 화력으로 전 세계 각국의 주요 군기지, 비밀 시설들을 철저히 파괴했다. 어떻게 알고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아무리 작은 나라의 아무리 작은 병력이라 할지라도 외계인에 적대할 만한 무력은 완벽하게 제압당했다. 뿐만 아니라, 지구상에 상륙한 외계인들은 무차별하게 사람들을 죽이기 시작했다. 6시가 되어야 그 무자비하고 무차별한 학살은 멈추었다. 수억의 사람들이 단 하루, 아니 몇 시간만에 죽어 나갔다. 
  인류는 그 강력함 앞에 손쓸 겨를도 없이 완전히 굴복했다. 그토록 자랑하던 물질문명과 각종 최첨단 무기들은 이들의 접근조차 탐지해 내지 못하고 속수무책으로 당해버렸다. 이들이 끌고 온 전투선과 병력은 그 수를 헤아리기도 힘들 만큼 대규모였다. 인간은 너무도 교만했고, 너무도 이 대우주를 과소평가 하고 있었던 것이다.

  “이들은 바로 지금 제 옆에 있습니다. 저희 방송사도 대부분의 직원이 살해당하고, 몇 명의 직원들만 이들이 살려두어 지금 뉴스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지금, 이들이 인류에게 전할 메시지가 있다고 합니다.”

  떨리는 목소리로 말을 마친 앵커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전 세계의 TV에서, 각 나라의 언어로 통역되어 이 뉴스가 생중계되고 있었다. TV로, 라디오로, 핸드폰으로, 각종 수신수단으로 뉴스를 시청할 수 있는 모든 살아남은 인류는 이 뉴스에 귀를 기울였다. 마침내 한 외계인이 서서히 화면 앞으로 나왔다. 뉴스를 보던 사람들은 모두 공포에 질렸다. 외계인은 화면을 쳐다보더니 돌처럼 딱딱해 보이던 입을 열었다.

  “죽어라.”

  외계인의 첫 마디가 떨어지자 전 세계에서는 탄식 소리가 터져나왔다.

  “약하디 약해빠진 교만한 인류에게 고한다. 우리들은 쓸모없는 우주의 쓰레기같은 족속들을 학살하는 종족이다. 너희 인류의 어떤 저항도 소용이 없는 것을 다시 한 번 알리며, 이 지구가 완전히 우리의 소유가 된 것을 선언한다. 그리고 너희 인류를 모두 죽일 것이다.”

  외계인이 말할수록 점점 공포에 질려 하는 사람들이 늘어났다. 그런데, 이들이 다음에 이어서 인류에게 던진 메시지는 전혀 뜻밖의 것이었다.

  “그러나 너희들을 단순히 죽이는 것 따위는 우리에겐 아무런 의미가 없다. 우리들이 원하는 것은 단 하나, ‘재미’ 다. 너희 인간들과 재미있는 대결을 하기 원한다. 이 대결에서 우리가 이기면 너희를 모두 몰살시키고, 다시는 이 지구라는 곳에 생명체가 살아남지 못하도록 철저하게 짓밟아놓겠다. 단, 너희가 이긴다면 조용히 이곳을 떠날 것을 약속한다.”

  전혀 뜻밖의 말을 외계인이 하고 있었다. 인류를 살려 주겠다고? 절망에 가득차 있던 인류는 난데없는 그들의 제안에 당황해하면서도, 갑자기 희망에 부풀어 올랐다. 무엇을, 무엇을 하면 살려 주겠다는 말인가?

  “종목은 ‘스타크래프트’ 이다.”

  순간, 전 인류의 얼굴에서는 의아함과 아연함이 떠올랐다.

  “다시 한 번 이야기하겠다. 종목은 스타크래프트라는 컴퓨터 게임이다. 이 지구라는 별에서 가장 스타크래프트를 잘 하는 다섯 명을 데리고 나오기 바란다. 지구에서 가장 스타크래프트를 잘하는 족속들이 이 대한민국의 한국인들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어서, 특별히 이 장소에서 전 세계에 알린다. 그럼 경기 규칙을 설명하겠다.”

  아직 인류가 마음의 준비도 하기 전에 외계인은 거침없이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경기는 우리 쪽 다섯 명, 인간 쪽 다섯 명을 내보내라. 1:1로 다섯 번 경기해서, 세 판을 먼저 이기는 쪽이 승리하는 것으로 한다. 어떠한 속임수나 편법도 용납되어질 수 없는 것을 알린다. 이것은 우리 쪽도 약속하겠다. 모든 룰은 너희 인간들이 스타크래프트를 할 때와 동일하게 진행하되, 재미있는 룰을 하나 추가하겠다. 우리 쪽이든, 너희 쪽이든, 게임에서 지는 자는 그 자리에서 바로 죽는다. 그럼 너희 인간들 중 가장 스타크래프트를 잘 하는 다섯 명을 데려오기를 바란다. 기한은 오늘 밤 10시 정각부터 48시간이다. 경기 시작은 5월 7일 밤 12시. 장소는 기한이 되면 우리가 알려주겠다.”

  그리고 외계인은 방송을 마쳤다. 다시 아나운서가 자리로 돌아와서, 황급한 목소리로 인류에게 희망이 생겼음을 알렸다. 그리고, 대한민국의 프로게이머들은 스타크래프트에 관한 한 최강의 실력을 가지고 있다는 것, 그들이라면 충분히 승리할 수 있다는 것 등을 흥분해서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 순간, 대한민국 프로게이머들의 얼굴은 경악으로 얼어붙었다.

 


2005년 5월 5일 밤 10시 반.
서울특별시 SKT T1 숙소

  “어떻게 할 거에요, 형?”

  김성제가 임요환에게 물어보았다. 임요환은 아까 뉴스 이후로 한 마디도 하지 않은 채, 굳은 표정으로 묵묵히 자리에 앉아 있을 뿐이었다. SKT T1의 모든 프로게이머들이 한 자리에 모여 있었고, 무거운 침묵이 흐르는 중에 한참만에 김성제가 입을 연 것이었다.

  “……”

  여전히 임요환은 아무런 말을 하지 않았다. 이런 일이 일어날줄 누가 상상했을까. 인류의 존폐가 위기에 처한 것만으로도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인데, 자신이 그 인류를 구할 수 있는 유일한 사람들 중의 하나라는 사실은 더욱 감당하기 어려운 일이었다. 모든 일이 장난같고, 어이없기는 했지만 전 인류의 참혹한 살육이라는 현실은 바로 눈 앞에 있는 것이었다.

  “……연성이에게는 아직 연락이 오지 않은건가?”

  주훈 감독이 뒤이어 무겁게 입을 열었다. 팀원들은 조용히 고개를 저었다.

  사실 프로게이머들도 외계인들의 공습 때 피해가 컸다. 많은 프로게이머들의 죽거나 다쳤다. 가장 강한 테란 플레이어중의 하나인 T1의 최연성은 공교롭게도 버스를 타고 있던 중 폭격을 받아서 함께 있던 프로토스 유저 박용욱과 함께 목숨을 잃고 말았다. KOR팀은 팀원들이 새로 기증받은 밴을 타고 가다가 무너지는 건물이 차를 덮쳐 모두 사망하고 말았다. 공교롭게도 차에 타고 있지 않던 차재욱만이 유일하게 살아남았다. GO팀의 경우는 더욱 참혹했다. 그들의 숙소에 외계인이 들이닥쳐서, 감독과 모든 프로게이머들을 한 명씩 차례차례 살해해버리고 말았던 것이다. 이 밖에도 조용호와 나도현은 각각 오른팔과 왼팔이 잘리는 부상을 당했고, 프로토스 유저 박지호의 경우에는 양 팔을 모두 잃는 불운을 당했다. 변은종, 송병구, 박태민 등 팔이 부러지는 정도의 가벼운 부상만을 입은 프로게이머들도 많았지만, 사흘이라는 짧은 시간 안에 경기에 출전하기란 불가능했다.
  하지만, 가장 큰 문제는 ‘다치지 않은 프로게이머들’ 이었다. 이건 그들의 삶에 있어서, 가장 부담스럽고 괴로운 게임이 될 것이었다. 일단 상대의 스타크래프트 실력을 가늠할 수가 없었고, 상대의 종족이나 전략 같은 것을 알아볼 수도 없었다. 게다가 맵도 정해 주지 않아서 연습도 사실상 불가능했다. 하지만 어떠한 어려움도, 말할수 없을 만큼 그들에게 과중된 부담감만큼 프로게이머들을 괴롭히는 것에 비할 바가 아니었다.
  자신이 패배하면 전 인류를 절멸시킬수 있다는 것은 둘째치고라도, 바로 그 자리에서 목숨을 잃게 된다. 그들은 정말 말 그대로 목숨을 걸고 게임을 해야 하는 것이었다. 대체 누가 이 자리에 선뜻 나설 수 있단 말인가. 

  “일단 프로게이머들을 모두 모아야 겠습니다. 연락을 취해보도록 하죠.”

  임요환이 눈을 감은채 이야기했다. 

 


2005년 5월 6일 0시
서울특별시 중구 태평로, 시청앞 서울광장

  시청앞 광장에는 한밤중임에도 불구하고, 2002년 월드컵때나 모였던 대규모 인파가 모여들고 있었다. 벌써 어림잡아도 4~5천은 될만한 인파였다. 한때 열광하고 기뻐하며 그곳을 가득 메우던 젊은이들은 침울하고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전광판을 올려다보았다. 대형 전광판에는 위쪽에 커다랗게 ‘선수명단’ 이라고 씌여 있고, 1, 2, 3, 4, 5 의 숫자가 세로로 쭉 씌여 있었다. 그리고 각 숫자 옆에는 출전 선수를 재촉하는 듯한 여백이 밤하늘의 캄캄함만큼이나 새카맣게 자리잡고 있었다. 인류의 암울하고 아득한 현 상황과 미래를 나타내주고 있는 것이기도 했다. 
  인류를 구원할 스타크래프트 선수가 누구일지는 전 세계 초유의 관심사였다. 시청앞 광장 등 주요 대형 전광판이 있는 곳에서는 여백에 채워질 이름들을 사람들이 기다리고 있었고, 방송이 허용된 각 방송사들도 프로그램 자막으로, 지속적인 특보 방송 등으로 계속해서 변동사항을 표시했다. 하지만 외계인들이 대결을 발표한지 3시간이 지난 지금, 아직 아무도 선수로 나서는 프로게이머는 없었다.

  “대체, 누가 나올까……?”
  “모르겠어요. 최연성은 사고로 죽었다던데요.”
  “진짜? 그게 정말이에요? 최연성이 죽었어?”
  “그래요. 공습때 교통사고로 박용욱이랑 같이.”

  시청앞에 모여든 사람들은 웅성웅성 서로 이야기를 주고받았다. 대체 왜 외계인들이 스타크래프트를 종목으로 선택했는지, 누가 나가면 승리할 수 있을 지, 외계인들의 계략이나 속임수는 없을지 등. 
  아침에 대학살이 있던 서울의 거리임에도, 이 밤은 거짓말처럼 조용했다. 완전히 무정부상황이 된 지금에도, 정부보다 더욱 무서운 외계인들에 대한 공포로 인해 무질서하고 소란스러운 모습은 아직까지는 없었다. 부상당한 사람들을 나르기 위해 앰뷸런스가 바삐 돌아다니고, 무너진 건물들에서 사람을 구하기 위한 구조대원들과 자원봉사자들이 땀흘리고 있는 그런 5월의 싸늘한 밤이었다.

  “대체 누가 나와서 이 인류를 구원할까……”

  한 중년 남성이 전광판을 올려다보며 나지막히 읊조렸다. 아직까지 전광판에는 아무런 이름도 나타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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