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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캉스 할 때 읽기 좋은 에세이) 호텔에 있는 돈 지뢰, 미니바를 조심하라

에세이

by @blog 2023. 8. 15.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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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에 파는 샌드위치는 편의점 샌드위치보다 2배 비싸고 관광지에 파는 음료수는 마트보다 3배는 비싸다. 하지만 그곳보다 더 사악하게 폭리를 취하는 곳이 있으니 그 이름도 유명한 호텔 미니바인데, 호텔에서 숙박하는 사람들이여. 부디 조심하라. 당신이 머무는 호텔이 천국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지뢰밭이니깐.

 

 

내가 처음 5성급 호텔에 갔을 때 호텔 냉장고를 열고 기절하는 줄 알았다. 음식 진짜 많아! 다 수입품이야! 하지만 그림의 떡처럼 비싼 가격 때문에 손도 대지 못했고 결국 꼭꼭 숨겨져 있는 무료 생수 두 병을 마시며 씁쓸함을 달랬다. 심지어 생수 마시기 전에 두 번이나 확인했는데 8천 원짜리 생수도 냉장고에 같이 있어서 무서웠기 때문이다. 스릴러가 따로 없네.

그나마 난 호텔 미니바에 대해 알고 있었기에 피할 수 있지만, 호텔에 처음 가본 어르신들은 미니바 음식이 서비스거나 공짜인 줄 아시고 먹는 일이 발생한다. 그때면 돈 지뢰가 팡팡 터지면서 호텔에 머무시는 내내 자신에 대한 질책과 후회로 귀한 시간을 날려버리시는 모습을 나는 자주 보곤 했다.

심지어 미니바를 사용하지 않아도 호텔 미니바는 톡톡히 지뢰 역할을 하는데 내가 밖에서 음료수를 사 왔어도 미니바의 음료들 때문에 호텔 냉장고가 꽉 차서 둘 자리가 없다는 것이다. 이거 그냥 대놓고 자기네들이 파는 음료수 마시라는 거 아니야? 난 숙박비용, 즉 하루치 냉장고 이용 비용을 지급했는데 어째서 불편함을 느껴야 하냐구!

이렇게 터무니없이 비싼 미니바를 도대체 어떤 사람이 이용할까 인터넷에 찾아봤는데 보통 외국인들이 많이 이용한다고 나와 있었다. 하지만 요즘은 편의점이 많고 호텔 1층에도 편의점이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미니바에 대한 내 생각은 회의적이다. 어느덧 자리만 차지하고 호텔 이용자의 마음을 불안하게 만드는 그것들을 볼 때면 나도 모르게 고개를 절래절래 흔드니깐.

 

 

요즘 호텔들은 모텔처럼 시간제 대실 문화를 표방하고 있는데 어째서 모텔이 가지고 있는 공짜 음료수 제공 문화는 따르지 않는 걸까. 모텔은 냉장고에 있는 모든 음료수가 공짜 아니던가. 물론 저렴한 음료수하고 맛도 그저 그런 음료수지만 적어도 호텔처럼 그림의 떡은 가져다 놓지 않으니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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