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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캉스 할 때 읽기 좋은 에세이) 아침밥을 안 먹는 사람도 먹게 되는 조식

에세이

by @blog 2023. 8. 27. 2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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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면서 호텔의 기운을 모두 흡수하고, 호텔에서 만든 조식을 먹는 건 호텔을 통 채로 씹어 먹는 것과 같다. 그만큼 조식은 숙박만큼이나 중요한 요소라는 말이다.
보통 조식 시간은 7시부터 10시까지이고 종종 국밥이나 된장국과 같은 한상차림으로 나오는 호텔도 있지만 대부분은 빵과 일회용 딸기잼이 있는 뷔페식이다. (간혹 시그니처 메뉴 및 계란 후라이, 오믈렛을 유료로 판매하는 호텔도 있는데 여기까지 와서 돈놀이하는 모습에 화가나 다시는 그 호텔로 안 가곤 한다.)
성급이 올라갈수록 조식 퀄리티는 좋아지는데 3성급은 우리가 흔히 아는 뷔페와 비슷하고 5성급은 아침 식사치고 호화로운 종류의 음식이 많아서 행복한 고민에 빠지곤 한다. 서비스 역시 5성급은 음식이 다 떨어졌는지, 혹은 식었는지 꼼꼼하게 체크하는데 3성급은 인기 있는 메뉴가 비어있을 때가 있고 대부분 차갑게 식은 음식이었다.
또한 3성급 호텔은 식당이 지하나 꼭대기 층에 많은데 우선 꼭대기 층은 아침의 뜨거운 햇살 때문에 너무 덥고, 지하는 쿰쿰한 냄새와 함께 난방시설의 문제로 추운 경우가 많았다. 오돌오돌 떨면서 조식 먹어본 적 없는 사람은 조식에 대해서 말을 하지 말자. 도대체 그 호텔은 왜 히터를 안 틀어 줬던 걸까? 지금도 난 이해할 수 없다.
반면 5성급은 로비가 있는 1층에 위치하는 경우가 많았고 뷰 역시 좋았는데, 산에 있는 호텔에 갔을 때는 안개 낀 산을 보며 먹었고, 바다가 있는 호텔에서는 시원한 아침 태양과 가쓰시카 호쿠사이의 그림과도 같은 힘찬 파도를 보며 먹었다.
 
 
필자는 어디가 더 좋았냐고? 모든 사람은 5성급 호텔 조식을 좋았겠지만 난 가격 대비 만족도를 생각할 때면 솔직히 3성급이 더 괜찮았다.
5성급 조식은 간단한 아침 식사치고 너무 화려하고 종류도 많다. 보통 사람들은 아침에 뭘 많이 먹지도 않은데 많아봤자 무슨 소용이란 말인가. 또한 한국인이 아침에 잘 안 먹는 버터나 치즈, 햄이 주를 이뤘기에 막상 먹을 음식은 별로 없었던 기억이 난다. 또한 이건 내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식당이 넓고 직원이 많다 보니 계속 왔다 갔다 해서 괜히 내가 부담스러운 기억도 난다. 이건 뭐 내가 소심해서 그런 거겠지? 그러면 이 문제는 패스.
 
 
3대 욕구 중 두 가지인 수면욕과 식욕을 고급스럽게 만족시켜준다면 우리의 몸과 마음은 춤을 춘다. 악덕 기업에 일해 죽을 것 같으면 조식 패키지가 포함된 고급 호텔 숙박권을 과감하게 질러보자. 여전히 힘든 건 마찬가지지만 그래도 조금은 괜찮아지는 기분을 느낄 것이다. 내가 나에게 주는 선물. 러브 마이 셀프. 자신을 가장 잘 돌봐주어야 하는 것은 자기 자신이고, 그만큼 우린 호캉스를 자주 가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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