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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캉스 할 때 읽기 좋은 에세이) 고오급 호텔은 물부자다

에세이

by @blog 2023. 8. 27. 2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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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양오행설에 따르면 물은 돈을 상징하고 나만의 호텔론에서도 숙박비가 비싼 호텔일수록 물을 많이 가지고 있다고 한 적 있다. 이게 무슨 말이냐, 건조한 콘크리트가 보이는 시티뷰보다 물이 보이는 리버뷰가, 물기를 머금는 나무를 가진 마운티뷰보다 오션뷰가 더 비싸다는 것이다.

특히 여름휴가 때 뼈저리게 느낄 수 있는데 누가 봐도 여인숙 수준에 내 친구 원룸만도 못하는 1성급 호텔이 바닷가 근처에 있다는 이유만으로 5성급 호텔 가격이고, 정말 센스 떨어지고 허술해 보이는 숙박업소도 계곡 근처에 있다는 이유로 가격이 뻥뻥 뛴다. 오죽하면 바다가 코딱지만 하게 보이는 방도 꼴에 오션뷰라며 다른 방보다 비싸지 않은가. 한국뿐만 아니라 외국에서도 물을 끼고 있는 호텔은 비싼데 일본의 료칸은 온천을 끼고 있고, 바다 바로 위에 지어진 동남아의 방갈로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요즘은 과학이 하도 발달 되어 바다, , 계곡 같은 자연적인 물이 없어도 인공적인 물로 그 힘을 대체할 수 있고, 수영장과 사우나, 분수대같이 인공적인 물이 있는 호텔은 숙박비가 비싸다. 반대로 생각하면 비싼 호텔이기 때문에 물을 만들고 머금을 수 있다고 해야겠지?

물을 보관하는 방법은 굉장히 까다롭고 비용이 많이 드는데, 우선 물 무게는 상당해서 물을 보관하는 곳이 튼튼해야 하고 깨끗한 물을 써야 하며, 수영장이나 목욕탕에 물때가 묻지 않도록 깨끗하게 관리해줘야 한다. 거기다가 공기가 통하지 않으면 특유의 냄새가 나기에 환기는 필수, 혹은 공기가 탁 트이는 곳에 물을 배치해야 한다.

 

 

다만 물 = 돈이라고 공식이 다 맞는 것은 아니다. 풍수지리학적으로 물이 흐르는 길(수맥)에 집을 지으면 안 되는 것처럼 말이다. 내가 지냈던 최악의 호텔 중 하나였던 곳은 욕실이 크고 환기가 잘되지 않아 하루종일 물기를 머금었던 곳인데, 곰팡이도 잘 생기고 물기에 녹슨 기구도 보이며 저도 모르게 느껴지는 음산함과 찜찜함에 불쾌했던 기억이 난다. 어느 호텔은 물로 성공하지만 어떤 호텔은 물로 망해버린 것이다.

말을 잘 다루는 사람은 뛰어난 사람이고 사람을 잘 다루는 사람은 뛰어난 리더인 것처럼 물을 잘 다루는 호텔은 고오급 호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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