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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통을 공유하지 않는 유령같은 사람

에세이/내게 성경과도 같은 책

by @blog 2024. 5. 28. 0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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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ight place, wrong people 앨범 자켓을 보고 이 생각이 들더라.
김남준을 뺀 모든 사람의 다리 부분에는 흙이 묻어있다는 거.
모두 흙탕물에서 뛰어 놀았나봐. 아니면 같이 넘어졌다던가.
다만 김남준은 다른 세계에 살다가 순간이동한 것처럼
바지 부분에 흙이 전혀 묻어 있지 않더라고.





다같이 지저분한데 혼자 깨끗한 사람,
그러니깐 한껏 드레스와 양복으로 차려입었는데도 지저분한 모습까지 보여주고 공유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혼자 깔끔한 김남준의 모습은
언제 어느장소에 나타나도 때 묻지않은 새하얀 소복을 입은 처녀귀신,
새하얀 담요를 뒤집어 쓴 유령처럼
지금 그 장소에 맞는 사람같지 않더라고.




어떤 소속이라는 것은 고생과 추함을 공유하는 관계라는 거.
허나 고생을 같이 공유하지 않았던 사람은 깊은 관계로 가지 못하고
본인 스스로도 소속감을 느끼지 못한다.
즉 사람과 사람의 연결시켜주는 것은 사랑보다 고통이었으니,
전쟁터에서 만난 전우가 더 끈끈하고
가난하고 힘들 때 함께한 시절의 사람이 더 기억나는 것처럼 말이다.




고생을 함께 해야 사람으로 느껴지며 가까워지는 거지,
그럴 용기가 없는 사람,
자기 자신의 약점을 보여주지 않으려는 사람,
관계를 통한 싸움에 미리 겁먹고 도망치는 사람,
언제나 유령같이 느껴지더라.
사람같아 보이지 않기에 사람처럼 대할 수 없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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