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린 사람을 두고 예측할 수 없는 무궁무진한 존재, 가능성이 무한대인 존재라고 하지만 따지고 보면 인간이란 거기서 거기, 인간상도 비슷비슷하다. 물론 인간상의 표본이 혈액형 성격설처럼 4가지는 아니고, mbti처럼 16가지도 아니며, 사주팔자처럼 60갑자보다는 더 많은 100가지? 남자 50 가지, 여자 50가지 정도로 구분하면 사람을 쉽게 파악 할 수 있지 않을까? 그리고 그 표본을 숙지한 후 사람을 만난다면 마치 조각하듯 첫인상으로 기틀을 잡고, 말과 행동으로 세세한 부분까지 깎아내리며, 본능적으로 나오는 습관을 보고 외적인 부분을 꾸민다면 짜잔! 어디서 본 조각상 같은데? 내가 알던 그 사람과 비슷한 인간 상이구나! 성격도 비슷하겠구나! 라고 어느정도 예측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카테고리화 당한 당사자는 하나같이 기분 좋지 않아 하겠지. 왜냐면 자유의지를 가지고 있는 자신이 공산품 취급하듯 특정 이미지로 단정되어 지는 것을 좋아하지 않으니깐. 고로 사람이란 자기 자신에게 매우 후한 평가를 내려 '언뜻 까칠하게 대하지만 알고보면 좋은 사람, 연애하기에는 매력없지만 결혼감으로는 성실하고 좋은 사람'으로 과대평가함으로서 카테고리화 될 때 자신은 좋은 유형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나서 싫어하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파더콤플렉스가 심한 남자애가 있었는데 당사자는 파더콤플렉스라는 말 자체에 매우 불쾌한 기색을 보였으나, 결과적으로 아버지의 말 한마디에 이리저리 휘둘리는 모습과 가정폭력 당한 어머니에게는 너무 미안하지만 아버지의 말에 따를 수 밖에없다, 라며 내가 정의한 성격이 딱 들어 맞은 모습을 보여주었다. 그런데 왜 그렇게 역경을 내고 화냈던 걸까?
이처럼 사람은 자신의 성격을 단정짓는 카테고리화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지만 인간관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것보다 타인을 빠르고 정확하게 파악하여 자기 자신을 지키는 것이다. 다른 사람의 평가? 기분 그딴 거 필요없고 자기 자신을 온전하게 지키면 되는 거라고요. 한때 나는 인간에겐 모두 좋은 장점이 있을 거라 생각하며 손절의 미학을 무시했는데 시간 낭비, 돈 낭비, 어줍잖은 인연을 꾸역꾸역 미련하게 유지했다. 그 후 난 얻은 인간표본으로 카테고리화 하고 사람 가려 사귀면서 편협한 인간이 됐지만, 오직 자기 안위를 위하고자 타인을 함부로 규정짓는 일을 했지만, 적어도 안전을 확보할 수 있었다.
그러면 그 잘난 카테고리화는 도대체 어떻게 하냐고? 전혀 어렵지 않아요. 소년만화에서 나오는 사천왕이 비슷비슷하듯이 특색있는 사람을 표본으로 삼다보면 사람이 다 비슷비슷하게 보일거에요. 우선 사람을 볼 때 크게 외형, 성격이 담긴 말들, 그리고 그 두가지가 섞인 제스처를 보면 된다. 평판은 안보냐고요? 예. 타인의 평판 같은 거 그다지 도움이 안됩니다. 중요한 것은 바로 그 사람이 나를 어떻게 대해주느냐가 중요한 것이지, 주변 사람에게 어떻게 대해주느냐는 생각보다 중요하지 않다. 당장 살인범 이춘재만 보더라도 어머니에게는 착하고 순한 아들, 이웃에게는 상냥한 사람이란 평판을 받지만 자신이 약자라고 생각하는 사람에게는 무자비한 것처럼 말이다.
외모, 말, 제스쳐, 이렇게 세가지를 토대로 사람을 대하다보면 소위 말하는 객관적인 시선으로 사람을 판단할 수 있고 나같은 경우는 실제 사례로 적용시켜 대입 시킨 적이 있었다. 재벌 3세라고 사기를 친 사기꾼에게 당한 피해자와 아주 똑닮은 외형을 가진 여자, 움푹 패인 눈과 작은 입, 도드라진 광대뼈, 그리고 명품을 착용한 사진을 수시로 올리는 전 회사 여직원을 본 적이 있거든. 실제 성격적으로도 매우 유사했는데 결혼에 대한 관심은 많지만 재력있는 남자에 대한 관심이 유독 강한 모습을 보여주면서 자칫하다가는 로맨스스캠에 당할 위험성이 큰 여성이었다.
그 뿐만 아니라 인간 카테고리화는 교묘한 가스라이팅과 동정심 유발 작전으로부터 자신을 지킬 수 있으니, 위에 예시로 말했던 파더콤플렉스를 가진 남자애 있지? 가부장적인 아버지에 대한 애증과 어머니에 대한 미안함을 가진 그 남자애 말이다. 아이러니하게도 이런 남자는 자신의 아버지와 똑같이 가부장적이고 여자의 고통에 무감각하며, 아버지에게 인정 받기 위한 성공 집착, 아버지에게 남자로서 인정 받기 위한 연애에 대한 집착이 놀랄만큼 강하다. 입만 열면 아주 구라를 친다니깐요? 증거는 없지만 과거 자신은 식당을 운영했고, 평범한 사무직을 하고 있지만 국가공인 요리자격증이 3개나 있으며, 아 물론 지금은 보여줄 수 없고 아무튼 있다, 전여친에게 있어서 난 바보같은 호구타입이라 늘 손해만 봤다는 이야기를 하는 모습에 마치 퍼즐조각이 딱 맞춰진 것처럼 정말 위험한 남자라는 경종이 울리면서 가까이 하지 않게 되었다. 이게 모두 내 경험이 만든 인간 데이터베이스를 토대로한 결과이자 알고리즘을 통해 얻은 진실이다.
다만 사람을 카테고리화 하는 것이 장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흔히 말해서 내 꾀에 내가 넘어간다고 해서 한 사람을 너무 단정짓다가 그 사람의 가능성을 과소평가하면서 놓친 인연들도 많았으니깐. 그러나 단점보다는 장점이 훨씬 더 많으니, 감정에 휩쓸려서 어리석은 판단, 후회가 될 선택을 할 가능성이 매우 적다보니 이보다 좋은 게 어디있으리오. 적어도 재회 주파수나 도화살 주파수나 들으며 타인을 파악하기는 커녕 막연히 컨트롤만 하려는 시간낭비에서 당신을 지켜줄텐데 이보다 좋은 게 어디있으리오. 자신의 말이 무조건 옳다는 나르시스트와 수동 공격성을 가진 사람의 가스라이팅에서 자신의 지킬 수 있는 이 방책, 그대의 직감을 믿고 그대가 만든 알고리즘을 믿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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