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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게이머 김현진에 대하여 3 / 4U팀

과거 스타크래프트1 인물 리뷰

by @blog 2019. 6. 15. 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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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실 난 4U팀의 약자를 몰랐다. 알고보니 For Union이자, 팀을 사줘유라는 뜻이라던데. 난 for you, 오직 E스포츠의 발전을 위해라는 뜻인 줄 알았다. 하긴 스폰서 없는 상황에 E스포츠를 위해서라는 건 너무 낭만적인 말인가? 그렇다. 후원사 없이 경기를 연습하고 대회에 나가는 삶은 낭만하고 거리가 멀다. 아침식사가 쿠키고 5명이 좁은 방에 자는 것을 상상이나 했을까? 그러나 그들은 신념이 있었고 수많은 스폰서에서도 연락이 왔으나 거절을 했다. 그들이 원하는 단 한가지를 위하여.



 

 이번에는 2004년 1월부터 3월까지, 즉 계약 직전의 기간입니다. 가장 힘들었던 시기죠. 지금에 그냥 하는 말이긴 하지만, 당시 같은 분위기가 지금까지 이어졌다면 아마 임요환은 은퇴라도 선언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까지 해 봅니다.
 일단 주 감독과 선수들이 왜 오리온의 조건을 뿌리치고 무소속의 험란한 글을 택했는지는 좀더 자세하게 말해야 할 것 같습니다. "단순한 액수가 중요한 게 아니라 이번 기회에 다른 스포츠와 같은 확실한 시스템을 만들겠다"는 게 큰 이유였죠. 프로게임계에 종사하는 모든 분들의 목표는 프로게임에도 프로야구나 축구, 농구처럼 대기업들이 참가하는 것 입니다. 이는 단순히 연봉을 더 받자는 차원이 아닙니다. 프로스포츠는 '자본주의의 꽃'이라고 불립니다. 즉 많은 투자가 있을 때 프로스포츠는 비약적인 발전과 더불어 장기적인 비전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이죠.

[2004.5.2 스포츠조선] SK텔레콤T1 창단 비하인드 스토리(2) - (1

 

  나는 여기서 주훈감독이 말하는 것이 '복지'가 아닐까 추측한다. 복지와 연봉은 확실히 다르다. 단순히 돈만 주는 것과 선수들의 건강과 컨디션, 더 강해질 수 있는 투자는 다르다. 특히 오리온 때 오래된 차를 타고 다니는 임요환을 보고 더 생각하지 않았을까? 어째서 같은 스포츠인데 E스포츠 선수는 가벼운 취급을 받을까? 그리고 그 후에 들어간 스폰서가 E스포츠 선수들의 복지에 엄청난 신경을 썼다는 것을 보고 난 확신이 들었다.

  그렇게 그들은 오직 그것 하나를 위해 힘든 생활을 이어 나갔다. 어떻게 보면 그들은 더 높이 성장하고 싶어 고행하는 수도자, 더 나은 삶을 위해 혁명하는 사람들 같았다. 나중에 그들은 거대 스폰서에 들어가게 되지만 솔직히 말해서, 아니 그들은 고통스러워했다고 할진 모르지만 저 때의 그들이 가장 좋았다. 왜냐하면 순수하게 용감했으니깐.  

 

 

 

임요환 : 여기는 아까 그 방에서도 4,5명이 잤는데
이 좁은 방에서도 4명 정도 자거든요.
그래서 짐이 많아요. 가구도 더이상 놓을 곳이 없고. 

 

 

 

팀원 : 우리 식량이에요.
팀원 : 우리 이거 먹고 살아요.
PD : 아침먹어야 된다고 그랬잖아.
팀원 : 이게 아침이에요.
PD : 식사 시간이구나.
임요환 : 성코치님 배고파요.
성상훈 : 맛있게들 나눠먹어.
임요환 : 이래요. 이거 편집하지 말아주세요.

[MBC 게임 후아유 4U팀편에서]

 

 

 

주장 임요환은 여러 프로그램을 뛰고

 

 

스타크래프트와 전혀 연관이 없는 프로그램에 나가기도 한다.

 

  화질이 안좋은 것은 너무도 오래된 자료라서 그렇다. 저게 아마도 2004년 2월일 것이다. 처음 4U팀을 만들고 너무도 찢어지게 가난했던 시절 말이다. 오죽하면 방송 후 팬카페에서 반찬을 보내줬다고 한다.(방송 중에 마른반찬은 지겹다고 말한게 이유다) 그리고 선수생활에 기본인 팀복도 한벌에 50만원이라 3벌을 사서 2명이서 나눠입었다고 한다. 김현진 선수와 같이 옷을 입은 사람은? 바로 임요환이었다. 김현진 옆에 연습하는 선수? 그도 임요환이었다. 같은 테란이라 그럴수도 있겠지만 재미있는 것은 4U 다음 시절인 SK T1시절에도 김현진을 옆에 두고 연습을 했다. 주장으로써 뭔가를 알려주고 싶은건가? 또 나의 뇌피셜이 작동됬다. 그냥 같은 테란이라서 옆자리가 편한 것일 수도 있지. 그렇지만 당시의 김현진 은 너무도 혼란스러운 상태였고 갈수록 강해지는 팀원에 비해 초조해한 것도 사실이다. 그걸 주장인 임요환이 눈치 못챈 게 이상하지 않을까?

 

 

(2

 

  물론 2003년 2월 KTEC KPGA 위너스 챔피언쉽 10강에 들어가는 좋은 성적을 냈지만 2004년도 개인리그에는 16강까지만 가는 모습을 보여준다. 예전 황금기만큼 못했기에 불안해한 것이지. 또한 IBM 팀리그에 4U팀이 우승하게 되는데 여기서 팀원들은 물론, 특히 '괴물'이 엄청난 힘을 발휘한다.

 

 

 

너무 미래로 가버렸네?

 

 

  그렇다. 바로 괴물테란 최연성 말이다. 2002년까지는 잠잠하였지만 2003년에 들어서부터 포텐이 터져버린다.

 

 

 

3킬 양민학살

 

  그해 최연성은 TG삼보 MSL에서 홍진호를 3대 0으로 셧아웃시키고 우승까지 하게 된다. 물론 그전부터 최연성은 주말에도 연습하는 연습벌레로 소문났고 그야말로 천재에 노력까지 하니 실력이 상승하는 것은 당연했겠지. 

 

 

 

주장 임요환 역시 빠뜨릴 수 없지

 

  그들은 스폰서가 없었지만 실력이 있었음으로 신념을 지킬 수 있었다. 그런 강한 사람들 사이에서 김현진은 신념을 지키려고 노력했지만 힘이 들었을게 분명하다. 그래프로 따지면 자신은 하향 곡선인데 상향 중인 동료를 만난 것이다. 더불어 임요환, 최연성과 같은 테란이라 비교됬을 것이다. 보통 사람 같은 경우 그런가보다,하고 넘어갈 수도 있을지 모르지만 김현진 선수는 누구보다 세밀하고 섬세한 사람이었다. 아니, 반드시 섬세해서가 아니라고 누구든 그 상황이 온다면 혼란스러웠을 것이다. 처음부터 엄청난 돌풍을 몰아치고 왔는데 자신은 별볼일 없어지고, 팀원들에 대한 죄책감, 팬들에 대한 미안함, IS에 엄청난 돈을 주고 자신을 소속시켜준 감독님에 대한 용서를 바라는 마음이 항상 있었다. 나 초등학교 여름방학 내내 겜비씨 틀며 게임을 봤는데 그때 당시 김현진 선수 경기를 보며 답답해 했다. 뒷심부족, 우왕좌왕, 유리할 때 적극적이지 못한 스타일. 초등학생도 그걸 느끼겠는데 플레이를 한 선수는 오죽하겠나? 결국 김현진은 자신의 마음을 단단히 먹고자 '삭발'을 감행하게 된다.

 

 

 

 

 

  오리온에 있었을 당시 김현진 선수는 머리가 길었다. IS 시절에도 역시 그의 머리는 언제나 긴 스타일로 유지했다. 김현진 하면 딱 이 스타일이었다. 5대5 가르마. 반짝거리는 머리결.

 

 

 

 

  하지만 4U시절때 사진을 보면 그의 머리가 짧아졌음을 알게 된다. 4U로 오기 전 오리온에 끝물인 때에 김현진은 자신이 했던 행동을 말한다.

 

 

(2

 

  말투나 뭐나 귀여워 보일지 모르지만 저 상황을 생각하면 씁쓸하다. 가위를 들고 화장실에 가서 자신의 모습을 거울로 보는데 맨날 패배하고, 맨날 탈락하고, 경기는 자기 마음대로 풀리지는 않고. 조추첨을 통해 강한 선수를 만날 것 같은 불안함. 결국 충동을 못참고 가위로 자신의 머리카락을 자른 것이다. 처음 선수시절부터 지켜오던 자신의 헤어스타일을 버리면서까지 말이다. 하지만 시간은 방황하는 사람을 기다려주지 않는다. 지금 선수들이 엄청난 힘을 발휘하고 있을 때 주훈 감독은 대기업 SK텔레콤에 스폰서 제안을 시작한다. 앞으로 팀원들이 더 강해져야만 어울리는 대기업으로 말이다. 

 

 

 

출처

1) http://sports.chosun.com/news/news.htm?name=/news/entertainment/200405/20040503/45c77001.htm 

2) 김현진 팬카페 - http://cafe.daum.net/prokhj

 

* 후야유 4U편 보고 싶은 분은 링크로 들어가세요.

http://www.pandora.tv/view/adlove1/130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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