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T1의 첫 프로리그 결승전을 말하기 전, 김현진의 부진의 원인에 대해 알아보자. 사실 난 주변 사람이 아닌 제3자라서 자세히 모르지만 인터뷰, 해설진의 말을 통해 내 나름대로 유추해 보았다. 어째서 첫 출전에 3위까지 한 천재 선수가 감독에게 신입받지 못하고 스스로도 무력하다고 느낀 것일까.
첫번째 이유, 연습 부족
이건 너무 주관적이라서 넣을까 뺄까 고민하다가 다시 넣었다. 사실 선수들의 연습량은 개개인마다 다르고 누구는 3시간만해도 우승하고 누구는 10시간해도 부진한 성적을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공부를 오래 하는 사람이 시험을 잘보듯 연습시간과 성적의 비례관계는 무시할 수 없다. 김현진이 처음있던 IS같은 경우에는 엄청난 연습을 시키기로 유명한 곳이다. 그때 김현진의 성적은 말할 필요도 없이 최상이었다. 하지만 IS를 나오고 동양 오리온에 들어가자 하락기가 시작된다. 그리고 그가 동양 오리온에 소속되어 있을때의 인터뷰는 다음과 같다.
▶ 김현진(19) 김수연 기자<jagiya@kyunghyang.com> (1 |
혹시 인터뷰어가 선수들의 연습에 관한 언급을 안했을꺼라 생각하는가? 아니다.
▶ 최연성(20) 김수연 기자<jagiya@kyunghyang.com> (1 |
"플레이 스타일의 변화를 꾀했지만 제대로 못하고 어정쩡한 스타일이 된 게 첫번째 문제였어요. 연습을 게을리 한 게 두번째 문제였구요." 김현진은 늘 팬들에게 희망과 실망을 번갈아가며 안겨줬다. [2005.06.03 파이터포럼 "e네이쳐 김현진, "무섭게 변할 것을 다짐한다." ] / 박지현 기자 karma@fighterforum.com |
김현진은 IS에 김성제와 이윤열과 더불어 엄청난 연습량을 가지고 있는 선수다. 하지만 동양 오리온에 이적 이후 인터뷰어에게, 그리고 다른 사람에게 게으르다는 평가를 받고 연습시간에 엉뚱한 짓을 한다고 들었다면 그만큼 연습에 집중 안했다는 증거다.
두번째, 신중한 성격
그의 플레이를 보면 알겠지만 초반에는 유리한데 후반가서 기세가 바뀌는 상황을 볼 수가 있다. 광안리에서 열리는 제노스카이 경기만 그런 것이 아니다. 그의 다른 경기에도 유우부단함이 섞어 나온다. 그래서 12시만 넘어가면 마법이 풀리듯이 경기에 진다며 신데렐라 테란이라고 한다. 하지만 신데렐라 테란은 그 뜻이 아니다. 신데렐라처럼 화려하게 등장했다는 뜻으로 생긴 별명인 것이다. 그러나 별명의 의미가 바뀌어 버릴만큼 그의 경기 스타일도 변했다. 물론 그는 의도적으로 경기 스타일을 바꾸었다.
김정민VS김현진 스프리스 MSL 04년 5월 27일 경기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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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지컬에서 전략형으로 가는 혼란 속에서 김현진의 플레이는 공격적이지 않고, 공격적이라도 적기에 공격 못한다. 특히 해설진이 하나같이 그의 플레이에 '과감하지 않다'라는 말을 자주한다. 그의 신중하고 우유부단한 성격이 그런 플레이를 만들게 한 것이다.
긍정적으로 웃으면서 살긴하는데 중요한 걸 놓치때가 좀 있는 것 같아요." - 후야유 4U팀편 - |
그리고 그의 성격을 볼 수 있는 경기 하나 더.
나경보 김현진 엘리전 (3
그야말로 매우, 엄청나게 유리한 상황이었다.
그런데 그 경기를 엘리전까지 끌고가며 결국 패배하게 되는 것이다. 어째서?
그렇다. 바로 독기 부족. 과감함이 부족.
그리고 주훈 감독의 인터뷰를 통해 감독이 어떻게 김현진을 생각했는지도 알 수 있다.
스누나우 ㅣ 감독님은 4U팀을 어떻게 평가하시고 선수들 개개인의 장단점이 어떻다고 생각하시는지? 주훈 ㅣ 저희팀은 6명이 잘 뭉칠 수 있고 응집력이 강하죠. 힘을 하나로 모으는 걸 잘하는 것 같아요. 프로리그 우승도 그런 것이 밑바탕 된 것이고. 내 개인적인 것 때문에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는 짓은 하지 않아요. 스타계의 스타팀, 4U의 주훈 감독을 만나다 / 서울대 인터넷뉴스 스누나우 / 2004년 01월 18일 김민수 고건혁 (4 |
물론 이 성격은 나중에 코치와 감독이 되서 좋은 성격으로 작용된다. 이스트로 선수들의 인터뷰를 보면 김현진은 미래를 예측하듯 상대 전략을 예상한다는 인터뷰 내용이 있다. 코치 때도 한 선수 빼고 다음에 나올 경기 엔트리를 모조리 예측했다고 한다. 그렇지만 선수 시절에 과도한 신중함은 큰 걸림돌이다. 전략을 짜면 바로 실행해야 하는게 선수니깐.
세번째, 뛰어난 선수
오랫동안 같은 팀원인 임요환과 최연성은 김현진과 같은 테란이지만 뛰어난 선수다. 얼마나 뛰어나냐면 2019년인 지금까지도 전설로 불리는 선수다. 반면 김현진은 어떤가. 2019년인 지금 실력으로 기억되기보다는 제노스카이, 이스트로 감독으로 주목받을 뿐 프로 선수로써는 뛰어난 이력은 없었다. 내가 주훈 감독이라도 반드시 승리를 하기 위해서는 같은 테란인 임요환이나 최연성을 택했지 승률이 낮은 김현진을 택할 확률은 낮았다. 만약 저그인 이창훈처럼 팀원 중에 혼자만 테란이라면 모를까 이미 그의 팀에는 뛰어난 테란 선수가 있었다.
반드시 종족만이 그런 것만은 아니다. 다른 종족인 박용욱이나 김성제 역시 뛰어난 승률을 보이고 있으며, 박용욱 같은 경우는 우승한 이력까지 있다. 앞서 보인 '김현진에 대하여' 중 김현진이 쓴 글 중 주변 동료들은 우승하는 반면 자신은 실패해서 마음아프다는 글을 자주 적었다. 김현진은 언제나 자신과 다르게 커가는 동료들을 의식하고 있었다. 사실 김현진이 잘못해서가 아닌 그의 주변 팀원이 너무나도 뛰어난 것일 수도 있다.
너무 잘해도 문제
이렇게 김현진 선수의 슬럼프의 원인에 대해 내 생각을 적었다. 사실 이번 편은 주관적이라 걱정되는 것이 많았다. 하지만 해설진의 말이나, 경기 감상, 뉴스기사를 통해 내린 판단이기에 후회하진 않는다. 어쩌면 이 사실을 그때 당시 김현진도 알았을지 모른다. 아는 것과 행동하는 것은 달랐기에 그 사이에서도 힘들었을 것이 분명하다. 경기는 풀리지 않고, 팬들에게는 실망감만 주고. 또 그 사이에서 김현진은 다시 고민했을 것이다. 자, 이제 다음 장으로 넘어가자. 김현진 선수에게 너무나도 큰 사건, 광안리 결승전, 바로 제노스카이 사건을 말이다.
1) 뉴스기사가 사라져 다음 카페에 퍼옴 http://cafe.daum.net/prokhj/GxWf/46
2) https://www.youtube.com/watch?v=-F_4MsCZFmQ
3) https://www.youtube.com/watch?v=GJ8CYn3PpYI
4) 뉴스기사가 사라져 다음 카페에 퍼옴 http://cafe.daum.net/prokhj/GxWf/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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