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한 성격 탓에 그의 인터뷰는 하늘에 별따기 수준이다. 그나마 인터뷰를 찾아도 경기 전략에 대한 이야기, 다음에 열심히 하겠다거나 단답형 대답 뿐이였다. 그가 어떤 생각을 가지고 다른 선수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도무지 감을 잡을 수 없다. 다만 오직 한 곳에서만 진솔한 감정을 담아 이야기하는데 바로 그의 팬 카페였다.
안녕하세요.. ........항상 글을 늦게 남기네요;; 어제 슬픈날이었죠ㅠ 저도 어제 경기를 지고 바로 글을 못남기겠더라구요.. 어제만큼은..너무 분하고 시러서.. 그런데 하루가 지나고 나니 용기가 생기더군요;; 어제까지는 안좋은모습 보여드렸어도 이미 지난일이니... 후회해도 소용없는일이니... 앞으로는 좋은모습만....보여드리도록....... 잊을꺼예요;; 없었던일처럼 잊는다는건 거짓말일수도 있겠지만;; 노력할꺼예요 어제 일은 잊고 앞으로의 더 좋은일들만 생각하도록.. 글 쓰고 나니 무슨말인지-,-) 이제부턴 슬퍼하지 않고 항상 웃으면서 이곳에 글을 쓸 수 있으면 좋겠네요; 그리고 위로 해주시고 응원 해주신 모든분들께 감사합니다 ;;;투나 SG화이팅... - 이병민 - 04.03.01 |
그가 말하는 슬픈 날은 2004년 2월 29일 일요일
바로 네오위즈 피망컵 프로리그 결승전, 슈마GO와 투나SG가 경기했던 날이였다.
홍진호와 이윤열이 돌아오기 전에도 성적이 좋았지만 확실히 둘의 복귀로 투나SG는 승승장구한다. 그러나 에이스보다 더 큰 활약을 보였던 선수는 들어온지 1년도 안된 신인 이병민이였다.
(1
소위 말해 프로리그 신인상과 개인 다승왕은 따놓은 당상이였다. 우승자였던 홍진호와 이윤열을 제치고 다른팀 에이스를 모두 앞지른 선수가 바로 신예선수였던 것이다. 이때 이병민은 최고 유망주로 손꼽히고 송호창 감독의 신임을 얻은 상태였다. 이렇게 이병민은 프로리그에서 두각을 나타냈지만 선배 홍진호는 이때가 가장 힘들었던 시기였다. 더불어 홍진호 인생 최고의 유산을 남긴 시기가 투나SG에 있었던 2004년 1월에서 4월까지라는 사실이다.
홍진호는 임요환의 드랍십 PC방과 같은 '홍진호의 메가스톰' PC방 사업을 시작하게 되었다. 그러나
지난해 오픈한 '임요환의 드롭십'이 최근 5호점을 내는 등 큰 인기를 끄는 가운데 이번에는 '폭풍 저그' 홍진호(투나SG)가 PC방 사업을 시작했다. 프랜차이즈 이름은 '홍진호의 메가스톰'. 홍진호, '메가스톰' PC방 2곳 문 열어 (2 |
성과가 좋지 않았다.
홍진호=좋게 흘러가다가 꼭 나를 걸고 넘어진다니까(웃음). 그 때 그 시절 이야기를 할 때 빼놓으면 안되는 것이 있어요. PC방 창업이죠. 요환이형이 PC방을 내고 나서 사업이 될 것 같으니까 투나 SG에서도 PC 업체와 손을 잡고 홍진호의 이름을 건 PC방을 냈죠. 3호점까지있었던 것으로 기억해요. 왜 띄엄띄엄 기억을 하느냐면 제 돈이 그렇게 많이 들어간 건 아니기 때문이죠. PC방 붐을 이어가려고 했지만 사업이 제대로 되지는 않았어요. 얼마 되지 않아 폐업하면서 손해를 많이 봤죠. [창간기획] 30대가 된 '판타스틱4' e스포츠의 과거를 말하다 -(3 |
더불어 인터뷰때 잠깐 지은 표정 하나로 '콩간지'라는 별명을 얻으며 많은 커뮤니티에서 패러디 됬으며
투나SG 서울 팬미팅에서 이병민보다 수백, 아니 수천배 기억에 남는 춤을 춘다. 그건 바로 콩댄스.
온몸을 흐느적거리며 양팔을 움직이는 그 춤은
2019년인 지금은 물론, 앞으로도 활약할 것이라 예상될 정도로 E스포츠의 문화가 되버렸다. 스타크래프트1의 팬은 물론, 스타크래프트를 잘 알지 않은 사람도 홍진호가 추는 정체불명의 춤을 알아볼 정도다.
하지만 그 전까지는 장난삼아 놀리는 것이라면 결승전 후부터는 비난 수준으로 가게 된다. 이유는 바로 슈마 GO와의 결승전에서 연달아 2번 패배했기 때문이다. 제대로 된 기업팀 창단을 위해 반드시 우승해 존재감을 알려야하는 투나SG. 1경기에 투입된 선수는 홍진호였다. 해설자는 투나SG가 맵 노스텔지어에서의 전적이 5승 3패였고, 그 5승이 이병민이라 그가 나올거라 예상했지만 홍진호의 등장에 놀랐다고 말했다. 반면 슈마GO팀은 노스텔지어 맵에서 0승 4패전적이였고 선수로는 박태민이 나온다. 홍진호는 초반에 9드론으로 빠른 저글링을 뽑았지만 실패. 기세는 박태민쪽으로 기울었으나 다시 기사회생. 홍진호는 모아둔 저글링로 몰아붙이려고 하지만 뮤탈에 의해 실패. 틈틈히 뮤탈을 모은 박태민은 제대로 밀어 홍진호에게 GG를 받아낸다.
두번째 경기에도 홍진호는 출전한다. 이윤열과 함께 팀플로 참가했지만 패배. 투나SG의 패배가 확실시 되지만 3세트 이윤열의 승리로 살아난다. 그러나 4세트 안기효, 심소명의 패배. 그리고 너무도 중요한 5세트, 최종병기처럼 결정적인 순간에 이병민이 투입된다.
상대는 전상욱 선수다. 온게임넷 프로리그 그의 전적은 5승 1패. 뛰어난 성적이지만 8승 2패의 이병민에게 밀려 신인상을 타지 못했다. 챌린지리그 순위 결정전에서도 이병민에게 졌던 전적이 또한 있다. 그러나 맵은 어나더데이. 전상욱 선수가 좋은 승률을 보였던 맵이다. 더불어 결승전 스코어는 3대 1이라 전상욱은 이 경기에 져도 큰 문제 되지 않아 여유로웠다.
하지만 투나는 급박하다. 좋은 스폰서에게 어필을 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결승전에 승리해야한다. 모두들 숨을 죽이며 이병민의 경기를 지켜보고 있었다. 팀의 미래는 그에게 달렸다.
전용준 : 어 이병민 선수 출발 좋은데요?
정찰간 SCV로 배럭짓는 전상욱의 SCV를 잡다만은, 그 후의 흐름은 전상욱이 가져간다. 마린 1기로 SCV 두 기를 잃고, 배럭으로 장벽을 만들어 공격하기 힘들고, 더불어 벌쳐수도 전상욱이 많았기에 밀린다. SCV를 동원해 방어해보려했지만 이미 본진에는 전상욱의 벌쳐가 장악하고 있었다. GG. 슈마GO의 팬들은 큰 함성으로 팀의 승리를 축하해준다. 반면 이병민은
눈을 감으며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승부의 세계에서 준우승과 우승의 무게는 다르다. 투나SG의 표정은 하나 같이 좋지 않았다. 이병민도 신인상 메달을 목에 걸었지만 기쁘지 않았다. 그리고 더 큰 문제가 생기는데 2004년 4월 19일, 홍진호가 KTF로 이적해 버린 것이다. 결승전 패배에 엄청난 비난을 받았었고 더불어 투나의 열악한 지원에 그는 버티지 못했다.
홍진호= - 생략 - 송호창 감독님은 우리가 팀으로 돌아오면 기업팀과 창단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고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었어요. 복귀하자마자 네오위즈 피망 프로리그 결승전을 치렀는데 저랑 윤열이가 많이 졌어요. '말아먹었다'고 표현해도 좋을 정도였죠. 프로리그 우승하면 기업들의 러브콜이 쏟아질 것이라 생각했는데 날아가 버렸어요. 이윤열=그 때는 정말 게임이 좋아서 미친 듯이 덤볐던 시절 같아요. 투나 SG 때 연습실이 따로 없고 PC방에 칸막이 쳐놓고 훈련을 했거든요. PC방에 놀러온 사람들과 같이 이야기하고 밥 먹던 시절이에요. 밥 하니까 생각이 나네요. 그 당시에 하루 두 끼를 먹었거든요. 두 끼 모두 도시락집에서 시켜먹었는데 2,500원을 넘기면 안된다는 내부 규정이 있었어요. [창간기획] 30대가 된 '판타스틱4' e스포츠의 과거를 말하다 (4 |
당시 그가 받은 연봉은 KTF에서 최고 수준이였고, 송호창은 기업팀 창단을 위해 홍진호가 반드시 필요했지만 보내준다.
KTF 매직엔스(구단주 남중수)는 19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본사 회의실에서 스타크래프트 프로게이머 홍진호 선수와 3년간 총 4억원에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는 이달초 계약한 강민의 3억3000만원을 능가하는 국내 최고대우이다. - 생략
'폭풍저그' 홍진호, KTF에 3년간 4억 입단계약...국내최고 대우(5 |
더불어 네오위즈와 기업팀 창단이 약속되었지만 취소된다.
반면 투나SG는 최근 네오위즈와의 스폰서 계약 접촉이 무산되며 홍진호를 풀어주기에 이르렀다. [온게임넷] 홍진호, KTF행으로 방향잡아(6 |
홍진호 없이 치루어진 2004 SKY 프로리그 1라운드. 어쩌면 투나SG는 팀 존폐 차원에서 누구보다 노력했는지도 모른다. 2004년 6월 16일(7, 투나와의 계약이 끝났고 유니폼에도 더이상 투나 마크가 없었다. 대신 의류 브랜드 FUBU에서 지원, 물론 가벼운 스폰서 형식으로 지원했을 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4연승이라는 우수한 성적을 보여주고 1위로 달려가고 있었다. 후문으로는 이윤열이 홍진호가 KTF로가서 약팀으로 분류되어 이를 갈았다고 한다.
이런 투나SG의 파이팅은 이윤열이라는 든든한 1승 보험과 부담없이 최선을 다하는 선수들, 그리고 감독의 지능적인 조련이 어우러져 이뤄진 결과물. 특히 이윤열은 홍진호의 이적으로 투나SG가 약팀으로 평가되자 이를 갈고 있다는 후문이다. [2004.5.15 OnGameNet][스카이 프로리그 2004] 종합 - 투나SG 단독 선수 달려, SK텔레콤은 프로리그 첫 승(8 |
결승전 바로 전 경기인 SK T1와의 대결. SK T1 역시 새로 창단된 팀이라 좋은 성적을 보여야하기에 반드시 이겨야한다는 마음 뿐이다. 1세트 팀플에서 SG패밀리 팀의 패배, 그리고 2세트 이병민과 박용욱의 경기가 시작된다.
김태형 : 이병민 선수가 KTF 강민 선수와 아주 많은 훈련을 했거든요. 강민선수와 많은 훈련을 했는데 처음에는 지다가 나중에는 자신감을 가지고 계속 이겼다고 하더군요. 그렇다면 그 훈련의 가능성을 본다면 지금 자신감은 아주 충전되어 있을 겁니다.
프로리그 전적으로도 이병민이 압도적이고 프로토스 전에도 3연승을 했다. 하지만 초반부터 박용욱이 계속해서 조여오고 드라군과 질럿에 밀리더니 결국 GG를 치고만다. 결승전 전상욱과의 대결과 마찬가지로 승률 데이터에서는 우위지만 예상 밖의 일이 또 벌어진 것이다.
사실 박용욱은 이 경기에서 반드시 이겨야만 했다. 왜냐하면
결국 SK T1의 승리로 SG 패밀리는 3위로 마무리된다.
SK텔레콤은 지난달 30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 메가스튜디오에서 열린 프로리그 1라운드 마지막 경기에서 SG패밀리를 2대0으로 누르고 극적으로 순위 바꿈에 성공했다. SK텔레콤은 7승3패(세트득실 +8)로 나머지 경기에 관계없이 2위를 확정했다. 반면 시즌초 4연승을 기록하며 두달 가까이 2위를 지켰던 SG패밀리는 막판 승수 관리에 실패하며 3위로 물러앉았다. [스카이 프로리그] SK텔레콤, SG패밀리 꺾고 결승행(9 |
위기다. 계속된 프로리그 우승에 실패하였고 제대로 된 기업의 지원도 못받는 상황. 만약 이 상황이 계속 가다가 스폰서를 받지 못해 자칫 팀이 해체될지도 모른다. 이길 것 같지만 이해할 수 없는 이유로 아슬아슬하게 미끄러지고, 전적으로 예상할 수 있는 승리가 자꾸 빗나가고 있었다. 기업의 이름이 붙여지지 않는 SG 패밀리라는 팀 아래에서 송호창은 힘들게 팀을 유지시킨다. 그러나 그것이 언제까지 유지 될 수 있는지는 송호창도, 이윤열도, 이병민도 예상할 수 없었다.
출처
1) http://sports.chosun.com/news/news_o2.htm?ut=1&name=/news/entertainment/200402/20040228/42881006.htm
3) http://m.dailyesports.com/view.php?ud=201212141525540070637
4) http://m.dailyesports.com/view.php?ud=201212141525540070637#_enliple
5) http://star.ohmynews.com/NWS_Web/OhmyStar/at_pg.aspx?cntn_cd=a0000182116
6) http://cafe.daum.net/pgzerg/72YT/118?q=%
7) 팬택앤큐리텔, 프로게임단 창단 추진 / https://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5&oid=015&aid=0000718726
8) http://cafe.daum.net/IlOveOOv/Lcno/132?q=%
9) https://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5&oid=076&aid=00000052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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