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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리자드 엔터테이먼트가 잃어버린 것, 만화적 이팩트

에세이

by @blog 2019. 9. 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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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번 괴물은 영원한 괴물. 옛날에도 2019년도에도 스타크래프트1을 득도한 테녕호.

 

 

 

 

 

하지만 만화캐릭터만큼 머리가 크다는 이유로 이레저레 까인다.

 

 

 

 

 

박정석 : 아~ 왕뚜껑 오랜만이다

이영호 : 네 오랜만에 뵙니다 형님. 왕뚜겅이라뇨...

 

 

박정석 : 너 나중에 군대 어디갈지 모르지만 얼굴 작아보일려고 모자 작은거 쓰지마라. 피 안통해. 

이영호 : ㅋㅋㅋㅋㅋㅋㅋㅋ

 

 

  이영호 본인은 좋은지 아닌지 모르지만 이제 '큰 머리'라는 별명이 사람들 뇌리 속에 제대로 박혔다. 과거 갓영호, 최종병기라는 강력한 이미지와 상반되게 '왕뚜껑'이라는 별명은 그의 카리스마를 조금 삭감시킨다. 사실 예전에도 그 별명이 있었지만 인터넷 방송하고부터 본격적으로 커지기 시작했고 어떻게 보면 시청자와 가까워질 수 있는 다리 역할이기도 하다. 프로게이머시절이면 모를까 지금은 시청자와 소통하는 유튜버이자 아프리카BJ니깐 오히려 편안한 이미지를 증폭시키는 그 별명이 조금 도움이 되지 않았을까? 함부로 다가갈 수 없는 전설적인 선수에서 친근한 BJ로. 그 별명이 이영호의 새로운 면을 부각시켜주고 있는건 사실이다. 

 

그런 그가 인터넷 방송 중 귀여운 면이 부각되는 스타크래프트 카툰 모드를 플레이한다.

 

 

"오! 귀여워!"

 

  2019년 7월에 출시된 스타크래프트1 카툰 모드. 유닛이 죽으면 목이 날라가고 피가 터지는 기존 스타크래프트와 달리 귀여움이 넘쳐 이게 스타크래프트가 맞는지 의심 될 정도다. 헤이지니 보이스 모드도 따로 판매한다고 하는데 5천원을 추가로 내면 딩동댕 유치원 느낌이 날 정도다. 스타 1팬들에게는 어떻게 보면 반갑겠지. 그런데 사실 블리자드는 카툰 모드 이전에 2017년 8월, '스타크래프트 리마스터 버전'을 출시한 적이 있다. 말이 리마스터지 실상 해보면 거의 리메이크 버전에 가깝고 그래픽만 향상되는 수준. 뭐 그래도 과거 팬 마음을 달래주었으니 고마워해야하나? 그런데 블리자드는  또 과거 팬들의 마음을 달래주는 워크래프트3 리마스터 버전인, '워크래프트3 : 리포지드'를 2019년에 출시했다. 여기에 만족할 얼음폭풍이 아니다. 아주 과거팬 추억에 얼어 죽일 정도로 또다른 리마스터 버전을 출시한다. 월드오브워크래프트 리마스터 버전인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클래식'을 스타크래프트 카툰 모드 바로 1달뒤인 8월 27일에 출시한다. (이럴거면 그냥 DLC를 내)

 

 

 

(천하의 그 분도 3번만 우려먹는데 말이야)

 

 

  도대체 블리자드는 왜 예전 게임 리마스터버전을 계속해서 출시하는 것일까? 창의력이 고갈되서 그런 것일까? 물론 그런 것도 있지만 블리즈컨이 열린 2018년 11월 2일, 이때 공개된 디아블로 모바일 버전 '디아블로 이모탈' 발표 이후 주가가 폭락해 그것을 해결하기 위해서다. 디아블로4를 기대했는데 리마스터 버전과 같은 모바일 이식 버전이라니. 기대가 큰만큼 실망도 커서 팬들은 제대로 화난 것이다. 물론 그 전에도 블리자드의 상황은 좋지 않았다. 블리자드 창립자 마이크 모하임의 사임, 오버워치 외에 호평과 판매량을 동시에 잡은 게임이 없었고, 히어로즈 오브 더 스톰 리그의 종료로 인해 그 모습을 조금씩 보여주고 있었다. 

 

 

 

 

   현재 블리자드는 위기다. 그래픽이 조금 향상된 리마스터 버전으로 수익을 얻는 한이 있더라도, 블리자드의 이미지를 갉아먹는 한이 있더라도 우선 주가를 회복해야한다는게 그들의 입장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 방법은 한계가 있다. 스타크래프트 리마스터 버전이 나왔을 때 기대하는 사람들이 많았지만 플레이 후 실망하는 사람도 적지 않았다. 어떤 사람은 리마스터 버전을 굳이 안하고 기존 버전을 하는 사람도 있다. 왜냐, 기존버전과 리마스터 버전이 그렇게 큰 차이도 나지 않기 때문이다. 

 

 

 

  리마스터는 기존 게임이 새로 태어나는 ‘리메이크’가 아닌 그래픽 만을 향상시키는 것이다. 쉽게 말하면 옷만 갈아입은 것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스타 리마스터 역시 새롭게 추가된 콘텐츠가 있는 것이 아닌 고해상도 환경에 맞게 게임이 바뀌고 그래픽이 향상된 것 뿐이다. 관전자 시점 개선이나 래더 시스템, 피쉬 서버 정식 서버화, 단축키 커스터마이징 등 다양한 부가 요소들이 개선됐지만 이는 부가적인 것일 뿐이고, 게임 플레이 자체는 기존 스타크래프트와 동일하다.

스타크래프트 리마스터 점유율 답보상태 '이유는?'(1

 

 

  어떻게 보면 블리자드는 리마스터 버전에 계속 의지하고, 과거 유저의 마음을 조금이나마 사로잡으려는 모습은 마치 새로운 게임을 출시하기 두려워하는 것처럼 보인다. 과거의 영광을 한번 더 누리고자 발버둥 친 것이다. 왜냐, 그들이 냈던 새로운 게임들이 그다지 좋은 호평과 판매량을 보여주지 못했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예로 스타크래프트2와 디아블로3를 들고 싶다. 많은 사람들은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지만 내가 보기에 저 두 게임은 과거의 영광을 전혀 이어받지 못한 차기작이라고 말하고 싶다. 물론 스타크래프트2와 디아블로3를 즐겨하는 사람에게 마음 아픈 소리일지도 모르지만 나의 주관적인 생각으로는, 그래, 확실히 기존 시리즈보다 영향력이 약한 것은 사실이다. 

  이미 기존작과 계속 비교되고 유저들끼리 부딪히는 것 자체가 그 이유를 말해주고 있다. 차기작이 좋은 모습을 보이면 다들 그 곳에 마음이 가기 마련이다. 영화 같은 경우도, 게임 시리즈 같은 경우도. 그리고 당연히 차기작은 기존 버전보다 뛰어나야한다. 하지만 10년이 지난 게임과 비교되는 것 자체가, 더불어 자본으로 풍부해진 블리자드가 만든 차기작이 예전 게임과 비교된다는 것 자체가 성공하지 못했다는 말이기도 하다. 알다시피 스타1의 판매량은 1100만장, 스타2는 600만장 (2 (물론 판매량은 줄었지만 스타2는 그나마 평가가 좋은 상태), 디아블로2의 판매량은 1700만장. (3 (그러나 이것은 확실하지 않다. 다른 위키에서는 400만장이라고 한다.) 그러나 디아블로3의 판매량은 3000만장. 이야. 디아블로3가 그렇게 많이 팔렸으니 대성공한거 아니야? 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을지 모른다. 하지만 우선 디아블로3는 디아블로2에 비해 메타크리틱 점수가 낮고, 디아3가 대성공한 이유는 중국 시장 덕분이다. 그 전에 디아3의 판매량은 600만장이고, 확장팩 출시와 중국 진출 이후 엄청나게 뛰어버린 것이다. 

 

 

 

디아2 평가 

 

 

 

디아3 평가

 

 

 

 

‘디아블로 3’ 전세계 판매량이 3,000만 장을 돌파했다. 2014년과 비교하면 1,000만 장 이상 늘어난 수치다. 이번 성과는 중국 출시 효과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액티비전 블리자드는 8월 4일(북미 현지 기준) 진행된 자사의 2015년 2분기 실적발표를 통해 ‘디아블로 3’ 전세계 판매량이 6월 30일 기준 3,000만 명을 돌파했다고 발표했다. 

2013년 600만 장에 머물렀던 ‘디아블로 3’ 판매량은 2014년에는 첫 번째 확장팩 ‘영혼을 거두는 자’를 발판 삼에 1,000만 장까지 뛰어올랐다. 실제로 ‘디아블로 3: 영혼을 거두는 자’는 2014년 3월 25일 출시됐으며 1주일 만에 전세계 판매량 270만 장을 기록한 바 있다.

그리고 1년 사이 ‘디아블로 3’ 누적 판매량은 1,000만 장이나 뛰어올랐다. 이러한 배경에는 중국이 있다. ‘디아블로 3’ 확장팩 ‘영혼을 거두는 자’가 2015년 4월 23일 중국 현지에 출시된 것이다.

신규 확장팩 등 매량을 끌어올릴만한 새로운 이슈가 없음에도 판매실적이 호조를 보인 이유는 최대 게임시장으로 손꼽히는 중국 진출 효과가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중국 출시 효과, 디아블로 3 판매량 3,000만 돌파(4

 

 

 

 

 

  괜히 중국 게임업체와 손을 잡아 디아블로M을 제작하는 것이 아니다. 그야말로 디아블로3 대박으로 블리자드를 먹여 살렸기 때문이다. 동시에 중국시장이 탐이 났기에 설립 최초로 중국과 합작 사업을 시작한 것이다.

 

 

  가장 큰 변화는 블리즈컨2018 때 고스란히 드러났다. 국 넷이즈와 디아블로 IP를 활용한 모바일 게임 디아블로 이모탈을 개발하고 있다는 소식을 깜짝 발표했다. 블리자드 설립 이후 첫 중국 합작사업이었다. 블리즈컨2018 현장을 찾은 게임팬들과 미디어 관계자들은 중국 합작이란 점을 이유로 디아블로 고유의 정체성이 무너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실제 테스트 버전을 경험한 게임팬들은 디아블로 고유의 게임성보다 중국향 느낌이 강하다고 평가했다. 블리자드 측은 게임팬들의 반응이 예상과 다르자 "개발 중심 문화 지속", "공동 개발인 만큼 완성도는 높아질 것", "디아블로 IP 활용 자체 모바일 게임 제작 중"이라며 진화에 나섰지만 우려는 식지 않은 상태다.

 

액티비전블리자드 주가 폭락에 CFO 해임…추후 조치 주목(5

 

 

 

 

 

  그렇지만 솔직히 마음이 가는 것은 스타크래프트1과 디아블로2다. 추억보정이 절대 아니다. 물론 스타2와 디아3도 재미있는 게임이지만 뭔지 모를 이질감 때문에 쉽게 적응하지 못했다. 보통 차기작은 전작의 영향을 고스라니 받거나 특징을 이어받지만, 이상하게 스타2와 디아3는 전작의 영향을 미비하게 받았다. 물론 스토리는 그대로 이어 받았다. 제목도 이어받았으니깐. 하지만 문제는 스토리만 이어받는다고 해서 차기작이 되는 것이 아니다. 그 게임이 가지고 있는 특유의 느낌, 그걸 차기작에서는 제대로 이어받지 못했다는 것이다.

  그래픽이야 향상됬지. 10년이나 지났으니깐. 그러나 이런 비슷한 게임 어디서 많이 봐왔던 느낌이다. 머리를 굴리고 굴리다 드디어 알아냈는데 바로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라는 사실. 블리자드의 월드오브워크래프트는 그야말로 대성공한 게임이다. 그 여파 때문인지 다음에 나오는 워크래프트3도, 스타크래프트2도, 디아3도 모두 3D 그래픽을 도입했고 와우에 작업한 인력 대부분을 투입시킨다. 바로 그 순간부터이다. 스타크래프트와 디아블로 특유의 느낌이 사라진 것이. 

  그래서 스타크래프트2와 디아블로3의 차기작을 기대한 예전 유저들은 고개를 갸우뚱 거린다. 내가 알던 스타크래프트가 맞나? 이렇게 아기자기하고 3D적이였나? 혈투는 어디갔지? 종족간의 치열한 전투는. 악마를 물리치기 위해 여행을 떠나는 전사들의 사투는. 모두 WOW같은 부드러운 3D 그래픽 속에 사라져버렸다. 그렇다. 개성이 사라져 버린 것이다. 와우라는 품안에 모두 대동단결 된 것이다. 그래서 기존 유저와 차기작 유저가 부딪히는 것도 그것이다. 기존 유저는 새로운 시리즈에 이질감을 느껴 적응하지 못하고, 반면 새로운 시리즈를 먼저 접한 유저는 기존 유저의 마음을 도무지 이해하지 못한다. 

 

 

그림 출처 : https://www.clien.net/service/board/pds/13274586

 

  전 작품의 영향을 잘 이어받은 차기작을 예로 든다면 젤다의 전설이다. 젤다의 전설 시리즈 역시 그래픽이 향상되고 3D화되지만 젤다게임 특유의 RPG요소, 퍼즐, 사운드, 부드럽고 신비로운 그래픽을 잘 이어받아 지금도 사랑받고 있다. 하지만 스타2와 디아3를 보아라. 예전 강하게 부각되었던 피 터지는 전투감은 사라지고 소위 타격감이 사라진 전장 위에서 우리는 흥미를 느끼지 못한다. 물론 스타2는 유닛의 상성과 마법 추가로 전략적으로 머리를 써야한다는 면이 추가되었지만, 체스와 게임의 다른 점은 무엇이겠는가. 체스도 머리를 써야하는 고도의 전략 게임이지만 사람들이 게임을 선호하는 이유가 무엇이겠는가. 바로 게임 속 스토리에 들어가서 치열하게 싸우는 장군과 영웅이 되고 싶으니깐. 전략성을 강조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현장감있게 만드는 것도 게임의 미덕이기에 필요하지 않겠는가.   

 

 

 

 

  더불어 하나 더, 스타2의 3D 도입 후 예매한 채도도 문제가 된다. 필드와 유닛과 건물 구분이 힘들어 머리가 어지러울 정도다. 더불어 유닛을 너무 세세하게 구현해서 어떻게보면 지저분하게 보이기까지 한다. 

 

 

 

  문명시리즈로 유명한 파이락시스 게임회사에서 나온 '문명 - 비욘드어스'도, 이와 같은 문제가 판매량 부진의 원인 중 하나였다. 유닛, 필드, 도시를 확연하게 구분할 수 없는 채도로 인하여 전작인 '문명 - 알파센타우리'와 많이 비교 되었다. 이렇게 차기작이 문제가 있으면 전작과 많이 비교되는 성향이 있다. 반대로 디아3는 과도한 블러와 안티앨리어싱으로 인해 카툰적이고 부드럽게 보이다보니 이 게임이 과연 악마와 싸우는 전사의 게임인지 구분이 안간다. 

  확실히 블리자드가 알아야하는 것은 유저들이 빼어난 3D 그래픽을 원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현실 세계를 잘 고증한 관찰력 역시 아니다. 고증에 맞지 않더라도, 질럿이 공격시 광선검 소리 대신 철검 소리가 나고, 거대한 울트라리스트의 공격 소리가 자그만한 저글링의 공격 소리보다 작아도, 상관없다. 확실한 이팩트만 준다면 조금 왜곡해도 된다. 내가 우주 위 전장에서 싸우는 주인공이라는 느낌만 준다면 상관없다. 만화 속 여주인공의 눈이 비정상적으로 커도 우리가 이상하게 보지 않은 것처럼, 주인공의 머리카락이 빨간색이여도 아무렇지도 않게 여기는 것처럼, 생략할 것은 생략하고 강조해야할 것은 강조해야한다. 스타1이나 디아2는 만화처럼 2D라는 면도 있지만, 현실성을 무시하고 과장된 사운드와 이팩트를 추가하다보니 타격감이 강하다는 평가를 받게 된다. 반면 차기작들은 현실처럼 3D로 바꾸었고 좀 더 현실성에 초점을 맞추다보니 밋밋하게 느껴진다.

 

 

 

 

부자연스러워도 상관없다. 확실한 이팩트만 준다면

 

 

 

 

 

 

 

  블리자드의 차기작은 어떻게보면 이영호처럼 한다면 성공할 수 있다. 이영호는 10년이라는 시간이 지났음에도 스타크래프트의 신이라는 이미지도 가지고 있고 동시에 치열한 인터넷 방송에서도 성공할 수 있을만큼 시청자에게 재미있고 편안한 면도 보여주었다. 자신만의 색깔도 유지하면서 동시에 새로운 환경에 적응할 수 있는 장점도 부각, 블리자드 게임도 자신만의 특징을 잊어버리지 않으면서도 동시에 신규와 기존 유저의 마음을 흔들 수 있는 장점을 보여줄 수 있을까? 중국시장 진출만이 답이 아니다. 오직 그것에만 초점을 맞추다가는 전세계 팬을 다 잃어버리는 수도 있다. 다음 디아블로4가 어떤 모습으로 나올지, 스타크래프트3가 어떤 면을 부각시켜서 나올지 많이 궁금하다.

 

 

1)  http://m.gameple.co.kr/news/articleView.html?idxno=138137

2) https://ko.wikipedia.org/wiki/%EA%B0%80%EC%9E%A5_%EB%A7%8E%EC%9D%B4_%ED%8C%94%EB%A6%B0_PC_%EA%B2%8C%EC%9E%84_%EB%AA%A9%EB%A1%9D

3) https://vgsales.fandom.com/wiki/Best_selling_Blizzard_games

4) https://www.gamemeca.com/view.php?gid=864999

5) https://www.zdnet.co.kr/view/?no=20190104124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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