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흔히 하는 오해 중 하나가 있다면 만나기만 하면 연애기간 10년, 결혼하면 평생을 행복하게 살 수 있는 좋은 사람이 있을 거라고 믿는 것이다. 그래. 이 지구별 사람들은 자신같은 불완전한 사람을 이해하기보다는 완벽한 타인, 완벽한 존재에 대한 동경만 강하지 뭐. 허나 그 유명한 인권운동가 넬슨 만델라조차 이혼했고, 돈과 명예가 있는 왕족도 이혼했으며, 재벌가부터 별볼일 없는 사람들까지 이혼할 만큼 완벽한 사람은 시대와 장소와 재산의 많고 적고를 떠나서 쉽게 볼수 없다는 것만 증명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남자 여자 모두 완벽한 이성에 대한 동경을 포기하지 않고 국내가 아닌 해외에서 만큼은 완벽한 이성이 있을 거라는 희망을 품게 된다. 특히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는 남자와 여자의 환상이 투영된 외국 남녀의 모습을 참 쉽게 찾아볼 수 있는데, 여성들의 판타지를 담은 갓양남 같은 경우는 낭만적인 성격과 더불어 더치페이에 배타적이고 집안일까지 돕는 완벽한 남자라며 찬양하고 남자들의 판타지를 10년동안 담은 지긋지긋한 일본여성, 스시녀 같은 경우는 순종적인 성격에 더치페이에 호의적이고 맞벌이와 가사 노동과 성관계에 아주 적극적이라면서 역시 찬양한다. 물론 그만큼 반대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지. 당신이 생각하는 것만큼 외국 남자는 자상하지 않고 일본 여자도 순종적이지 않다는 의견이 나오지만 외국 이성 판타지를 가진 사람들, 완벽한 이성에게 어울리는 사람은 자신밖에 없다는 나르시시즘 환자의 환호 소리에 파묻혀서 외국 이성 판타지는 현재 진행형 중이다.
한국 남자와 한국 여자의 나르시시즘은 거기서 그치지 않고 출산율 하락과 결혼률 하락 뉴스 기사의 반응에서도 볼 수 있다. 아니 분명 같은 기사인데 서로 자기가 잘났고 내가 결혼 안해줘서 그런 거라고 하네요? 상대 이성은 너무 못나서 매달리는데 내가 선택 안해주니 결혼율이 떨어진 거라고 하네요? 특히 외국인과 결혼하는 한국 연예인 하나 나타나기만 하면 세계가 한국남자와 한국여자에게 목맨다고 하니... 으이그 병신들. 사랑에 있어서 중요한 건 어느 나라, 어느 성별이 아니라 개개인의 매력이거늘 그걸 아직도 모르는 건가? 아니 나이 드실대로 다 드셨으면서 그런 쉬운 사실은 왜 모르실까? 소속감을 너무 좋아하는 한국사람이라 그런지 국적과 성별이 똑같으면 매력도 똑같을 거라 생각 하나보다. 국뽕의 연애 버전이라고 볼 수 있겠지?
이처럼 한국 여성이 잘났네, 한국 남자가 잘났네 주장하는 나르시시즘 환자들은 본인들의 바램과 달리 절대 좋은 사람을 만날 수 없다. 당연하지. 사랑에 있어서 좋은 사람이라는 것은 없고 맞는 사람만 있으니깐. 아무리 돈많고 잘생긴 남자라도 자신에게 안맞으면 좋은 사람이 아니다. 누가 봐도 덜떨어지고 못생긴 남자라고 해도 자신과 맞으면 좋은 남자다. 즉 나를 먼저 알고 난 후 내게 맞는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를 아는 것이 덜떨어진 픽업아티스트의 연애 비법보다, 도화살 주파수보다 훨씬 효과가 좋을뿐더러 행복한 관계를 이어나갈 수 있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은 그 사실을 절대 인정하지 않고, 특히 한국 사람들은 개개인이 가지고 있는 어떤 주관적인 생각을 존중하지 않는 분위기라서 나와 맞는 사람을 찾기보다는 모두에게 멋져보이는 완벽한 사람만 찾는 경향이 높다. 자기를 위해서가 아닌 남의 시선을 위해서 사는 사람, 애인조차 타인에게 어떻게 보여질지 집착하는 사람, 그것이 바로 나르시시즘의 가장 알려진 특징 중에 하나다. 그런 사람에게 소개팅은 스펙 탐색전이고 연애는 갑과 을 사이의 치열한 공방전일 뿐이다.
너무 낭만적인 말 일지 모르겠지만 좋은 이성을 만나기 위해서는 변하기 쉬운 외적인 요소보다 변하지 않는 내적인 면을 보고 결혼 하라고 나는 말하고 싶다. 20대 초반도 아니고 성격만 보고 결혼하라는 것은 너무 철없는 생각 아닌가요? 라고 반문할지 모르지만 돈이라는 것은 있다가도 없어지고, 외모와 나이도 있었다가 없어지지만 성격이라는 것은 절대 변하지 않거든. 어린시절 형성되면 늙어 죽을때까지 변하지 않은 게 바로 행동과 주관과 가치관인데 그것을 외면하고 결혼하겠다는 것은 겉만 번지르르한 철근 없는 아파트에서 살겠다는 것하고 뭐가 다른데? 하지만 부실공사로 지어져도 유명한 브랜드의 아파트면 살고 보겠다는 사람들이 있는 것처럼 완벽한 사람 찾겠다고 눈을 번뜩이는데 본인은 제대로 보지 못하는 나르시시즘 환자들만 즐비하고 있으니... 이곳이야 말로 눈먼자들의 도시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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