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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수를 원하는 탐욕적인 남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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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흔히 남성의 매력 기준이 경제력이고 여성의 매력 기준이 외모라는 이유로 남자는 돈에 집착하고 여자는 외모에 집착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조금만 들추어 보면 그건 명백한 편견이라는 것을 알 수 있으니, 남자는 돈을 수단으로 사용할 뿐이지 돈 자체는 그다지 좋아하지 않고 여자 역시 외모를 수단으로 사용할 뿐 외모 가꾸기에 강박증과 동시에 회의감을 느낀다. 


  물론 어떤 통계 자료가 있는 것도 아니고 나의 주관적인 생각일 뿐이지만 과거 페미니즘 운동에서 "꾸밈은 노동이었다“ 라는 말을 강조하는 것은 그만큼 여성들이 자기 자신을 위해서가 아닌 다른 무언가를 위해서 꾸몄다는 뜻 아닐까? 남자의 속성 같은 경우는 고전 명작 <위대한 게츠비>를 통해서 엿볼 수 있다. 게츠비가 불법으로 밀주 거래를 해서 돈을 버는 이유는 모두 데이지의 환심을 사보려고 하는 것처럼 돈 좀 많이 벌었다 하는 남자들, 돈이 없는 남자들까지 로맨틱하면서 순수한 첫사랑같은 사랑을 꿈꾼다. 즉 남자는 돈을 수단으로 여자의 마음을 사보려고 하고 여자는 외모를 수단으로 남자의 돈을 노린다고 할 수 있겠지?


  이렇게만 보면 여자는 돈만 밝히는 탐욕적인 사람, 남자는 여자의 마음을 쫒는 순수한 사람이라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우리가 가진 흔한 오해 중 하나가 바로 탐욕이라고 하면 "돈을 노리는 마음"으로만 생각한다는 것이다. 돈 외에도 본인의 위치에 맞지 않는 것을 과도하게 원하는 것, 이상적인 것을 너무 크게 원하는 것 역시 탐욕이다. 자신 역시 한낱 인간이라는 사실을 인정 하지않고 불로초를 찾으려고 했던 진시황도, 본인의 위치에 맞지 않게 데이지에 집착하던 게츠비 역시 그 누구보다 탐욕적인 사람이다. 특히 어리고, 에쁘고, 세상 물정 모르고, 헌신적이고, 욕구가 거세되어버린 존재인 개념녀만을 찾는 남자 역시 매우 탐욕적인 사람이다.
 


  그렇다. 순수함으로 똘똘 뭉친 여자만을 찾아다니는 것 역시 순수함이 아닌 탐욕이다. 그런데 남자들은 그것이 탐욕적이지 않는다며 오히려 뻔뻔하고, 당당하게 밀고 나가는 분위기가 사회 전반적으로 뻗어있더라고. 여자가 돈 밝히면 된장녀에 극악무도한 악당이지만 남자가 개념녀 찾는 것은 아주 지극히 진화심리화적이라고 합리화 하는 것처럼 말이지.



  남자들에게 공주병은 없다지만 이 병은 확실히 있는 것 같다. 순수한 여자를 사랑하는 내 사랑은 탐욕이 아닌 순수라는 "순수 나라 왕자병" 말이지. 바로 이 순수 나라 왕자병 때문에 생긴 부작용이 "잇쇼니 오사케 노무까?" 열풍 아니겠는가. 한국 여성에 비하여 순수하고 순종적인 일본 여성을 향한 내 마음 역시 순수하니깐 그게 당연하다는 생각에 첫만남부터 술먹자는 엄청난 민폐를 타국 여성에게 끼치는 것 아니겠는가.

  이제 막 입사한 20대 초반 여사원에게 "내 또래 여자 애들과 달리 넌 순수하구나... 나도 알고보면 순수한데..." 라며 찝쩍대며 혼자 “나는 아저씨” 찍고 있는 30대 후반 아저씨들이 있는 이유 역시 이 때문이다. 아조씨! 한참 어린 여자에게 찝쩍거리는 것은 순수가 아니라 탐욕적인 사람의 행동이거등요? 눈에 욕심이 그득그득한 게 딱 보이는데 본인만 몰라. 본인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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