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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간이 없는 남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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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인형을 좋아하는 스타일이 아니지만 다이소 볼빵빵 다람쥐 인형, 욕심 그득그득한 볼따구와 새초롬한 표정을 가진 다람쥐 인형에 푹 빠져서 처음으로 돈주고 인형을 산 적이 있다. 당신 인기가 너무 많아서 가는 다이소 매장마다 품절이라 1년 지나고 나서야 살 수 있었는데 확실히 기다린 보람이 있었더라. 겉면이 부들부들한 게 사람을 껴안은 것보다 훨씬 더 기분이 좋았고 볼따구가 터질 것 같이 생긴게 너무 귀여운 거 있지? 가을 풀벌레 소리가 들리고 바람이 꽤 쌀쌀한 새벽 1시 반, 주황색 무드등 색깔의 다람쥐 인형을 껴안으며 오랜만에 편안한 느낌을 느끼다가 문득 인형이 아닌 실제 남자와도 늦은 밤 이시간에 껴안으며 잘 수 있을까 생각이 들더라.



  그대는 남자와 포옹만 하다가 자 본 적 있는가? 그러니깐 섹스를 위한 징검다리 역할로서의 포옹이 아닌 그냥 포옹만 하다가 자본 적이 있냐는 말이다. 내가 알던 대부분의 남자들은 오직 포옹만을 위한 포옹은 잘 못하더라고. 여자들은 스킨십을 단계적으로 조절하면서 컨트롤 할 수 있는 반면 남자들은 스킨십의 종착역인 섹스역을 향해가는 직통 열차처럼 중간 지점에 머무르는 꼴을 본 적이 없다. 물론 볼 거 다 봐서 언제든지 섹스 할 수 있는 연인 관계, 성욕이 느껴지지 않은 가족 관계나 동성 관계에서는 가능할지 모르지만 그 외에 관계에서는 단지 포옹만하다가 잠든다는 것은 고자, 보살님 소리 들을 정도 라고 한다.













  어디 포옹 뿐이랴? 더한 남자는 데이트 때부터 여자와 성관계를 염두해두다가 뜻대로 안되면 데이트비용의 절반을 내놓으라며 카카오페이로 돈을 요구하는 남자도 있다고 한다. 또는 모텔에서 오직 잠만 자자고 했는데도 성관계를 허락한 줄 알고 착각하고서는 강제로 해버린남자도 있다는데 뭐. 거기다가 얼마나 섹스에 미쳤는지 모든 것을 섹스와 연결 시키고 있으니 “크리스마스 = 성관계 하는 날. 자취방 초대 = 성관계 오케이 하는 날. 오늘따라 외롭다고 말하는 여자 = 성관계 찬스. 짧은 치마에 야한 옷 입고 밤에 돌아다니는 여자 = 아무 남자하고 섹스를 허락한다는 여자. 늦은 밤 혼자 술취해서 나돌아 다니는 여자 = 조심성 없기에 마음대로 성관계 해도 되는 여자.” 로 아주 지 멋대로 정의하고 있다. 이러다가 나중에 카페에서 커피 마시자는 말도 섹스 하자는 말로 해석할까 두려워 죽겠네. 그럴 바에 차라리 진부한 멘트인 "오빠~ 라면먹고 갈래?" 만을 성관계 허락한다는 멘트로 생각하면 안될까?



  본인을 짐승 취급하지 말라고 하면서도 짐승처럼 행동하면 짐승으로 취급해주어야 한다. 한때 난 “남자들은 모두 짐승이다.”라는 말에 진부함을 느끼고 그들도 지성체로서 존중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지만 여러번의 성희롱적인 발언을 듣고, 여러번의 위험한 상황을 겪을뻔한 일을 생각하면서 마음을 바꾸기로 했다. 남자는 짐승이고 조심스럽게 나가야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남자들 역시 본인이 짐승 취급 당하는 것을 은근슬쩍 좋아한다는 것을 기억하라. 그런 존재에게 안심할 수 있는 편한 스킨십? 어우. 꿈도 야무져라.




  난 남자는 물론 친구들 사이에서도 스킨십을 안하기로 유명한 사람으로 정평나 있다. 그런데 남자에게서가 아닌 볼빵빵 인형에게서 스킨십의 즐거움을 알게 된 거 있지?  남자와의 스킨십을 통해서 내가 느낀 감정은 편안함이 아닌 오직 압박감, 의도가 뚜렷해 보이는 인위적인 행동을 봄으로써 느끼는 불안감뿐이었지만 나의 귀여운 다람쥐 인형은 말없이 다 받아주고 다음 단계인 섹스를 목적으로 잔머리도 굴리지 않으며, 무엇보다 편안함을 느끼기에 사랑할 수 밖에 없다. 사람이 아닌 인형에게 스킨십의 진정한 행복을 깨닫다니, 세상 말세다 말세. 그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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