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 고용량
그러나 확실한 것은 이 만남을 위하여 재문이는 교활하게 그녀를 또 속였으니, 감사함을 전하기는 개뿔. 감사함보다 재문이의 얼굴에 묻어나오는 것은 좀 더 다른 감정, 그때 흘렸던 피처럼 얼굴이 붉어지고 격해진 심장박동으로 인하여 숨을 가쁘게 쉬는 것이 딱 봐도 감사함과 거리가 먼 다른 감정이었다. 지금 분위기에서 절대 보이면 안 되는 감정이자, 수많은 행동과 감정이 중첩되어도 절대 변하지 않는 어떤 기본값. ‘무엇보다도 열심으로 서로 사랑할지니 사랑은 허다한 죄를 덮느니라. 미움은 다툼을 일으켜도 사랑은 모든 허물을 가리느니라.’ 재문이는 부디 그녀가 촘촘한 글씨로 이루어진 성경 구절을 손가락으로 따라 읽으며 부끄러움과 거짓과 비리 뒤로 숨은 자신의 진짜 마음을 알아봐 주길 믿었지만, 소망만 했을 뿐 두 사람의 대화는 다시 소멸해 버렸으니.
과거의 난 문장이라면 무조건 의미 전달이 빠르고 쉬우며, 어렵지 않은 글이 좋다고 생각했다.
마광수 교수의 말처럼 어려운 글은 좋지 않은 글이라는 생각을 늘 가지고 있었던 거지.
컴퓨터로 따지자면 용량이 매우 적은 데이터칩,
그러나 범용성이 높은 저용량 데이터칩처럼 문장도 쉽게쉽게 써야한다 생각했다.
그런데 오시이 마모루 애니메이션을 쭉 보면서 느낀 것이
저 숨막히는 적막함이 만들어내는 스타일리쉬함,
건조함이 만들어내는 간지, 느림템포, 왜 있는지 모르는 불필요한 장면,
롱테이크를 보고 내 글의 문장 역시 무겁게 만들어 보면 어떨까 생각이 들더라.
물론 오시이 마모루의 애니메이션은 평론가에게 인정 받을지언정 흥행에는 영 좋지 않은 감독이자,
그나마 공각기동대 이노센스가 칸 영화제 경쟁부분에 노미네이트 됐지만 수상조차도 못했음. 예.....
대중과 평단 모두 놓치는 그런 사람의 작품이라니... 더 좋다 좋아. 저게 진짜 예술가지.
거기다가 그의 특징이 두드러나는 작품인 천사의 알은 그야말로 개폭망.
그렇다 하더라도 오시이 감독 애니메이션 특유의 간지, 멋짐,
그 무거운 철학을 담는 고용량의 작품에 나는 뻑가버렸다.
그래서 나 역시 문장 스타일을 고용량으로 + 장광설을 추가해서 멋진 작품을 만들려고 시도를 했고,
위에 적은 한 문단이 바로 그와 같은 방법으로 적은 것이다.
예전의 나는 저런 식으로 절대 안썼다니깐? 스피디하게, 상황은 매우 급변하게 썼는데 말이지.
하지만 나... 오시이 마모루 같은 작품을 만들다가 뒤져버려도 난 만족할 수 있어.
물론 기안84가 이토준지를 존경하는 마음에 종종 이토준지스러운 만화를 그리다가
욕이란 욕은 다 쳐먹는 것처럼
나 역시 저런 문장스타일로 바꿔서 수상 한번 못할 수도 있지만,
그래도 멋지잖아. 간지나잖아. 그거면 된거다.

2. 드디어 지그문트 시리즈 끝났네
진짜 결말이 너무 허무한거 아니야?
아니 뭐 스펙타클까지는 안바랬는데 굳이 이렇게?
거기다가 이야기와 크게 연관이 없는 투더문이라는 문장으로 제목을 만들걸까?
투더문 비치에피소드, 투더문하고 그게 무슨 상관인건데?
문제는 그 다음 작품의 이름도 The Last Hour of an Epic TO THE MOON RPG
뭐야???????????????????
고거랑 투더문이랑 뭔 상관이냐고요.
투더문의 성공인지, 향수인지에서 벗어나지 못했구나........
약간 프리버드 게임즈에 정 떨어지는 순간이었음.
츠암나........
3. 이런 초보적인 실수를
1월 25일에 보내는 공모전에 집중하느라 10일 공모전을 놓쳐버리고 말았다.
뭐... 괜찮아.... 다른 공모전 어차피 널리고 널렸으니깐.
1월 25일 공모전 제출 완료했고 바로 에세이 공모전 후에 팬픽 써야지 ㅋㅋㅋ
재문아 기다려라. 반드시 완성할테니깐.
| 25.1.19 일기 (0) | 2025.01.22 |
|---|---|
| 24.1.16 일기 (0) | 2025.01.16 |
| 25.1.9 일기 (0) | 2025.01.09 |
| 24.1.6 일기 (0) | 2025.01.06 |
| 25.1.1. 일기 (0) | 2025.01.0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