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한 프로게이머만큼 빨리 잊혀지는 것도 세상에 없다. 특히 우승 전적이 없는 선수는 그 잊혀짐의 속도가 배로 빠르다. 이병민이 은퇴 후 E스포츠에는 개성있는 프로게이머들이 등장하게되고 투명 기믹도 이재호가 가짐으로써 사람들은 그를 기억하지 않게 된다. 아주 간간히 목격했다는 글이 올라오지만
오늘 에서야 알았는데 가끔 스타하길래 손놀림 장난아니네 놀랍다 생각했었는데 이름까지 이병민인거야. 그래서 진짜 웄었지 ㅋㅋㅋㅋㅋㅋ 근데 오늘 계산하는데 얼굴을 딱 본순간 정말 우리 피시방에 프로게이머 이병민 온다 / 2010.5.27 (1 |
별로 중요한 정보는 아니라는 사실
(나도 뱅미 이탈리아 사람된 거 보고싶어!)
그리고 2010년 3월 즈음에 충격적인 근황이 알려지는데 바로 그가 공사현장에서 일하고 있다는 것 이다. 원래 좋은 소식보다 안좋은 소식이 더 빨리 퍼지는 법이고 E스포츠 팬들은 적지않은 충격을 받는다. 한시대를 풍미한 프로게이머가 노가다를 하고 있었다니. 그런 이야기가 퍼지는 걸 아는지 모르는지 이병민은 2011년 여름이 시작되기 전, 은퇴한지 3년이 지난 시점에 군대를 가게된다.
(이병이병 민)
과연 여리고 소심한 성격이라 군대에 잘 버틸 수 있을까...
섬세한 뱅미찡은 소중하게 다뤄주어야하는데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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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도 2신교대 조교였고 모든 조교들이 그렇듯이 무서웠다고. (안무서운 조교가 어디있어)
이병민이 나랑 같이 익산에서 학교나왔어. - 생략 병민이 지금 2월에 제대하고 편의점 알바 하고있어... 너무 안타까워 병민이.. 스갤 참 오랜만이네 내 친구 병민이 얘기좀 할게(4 |
제대 후 이병민의 소식은 찾을 수 없었고 대신 이병민의 친구라는 자가 스타크래프트 갤러리에 "병민이 지금 2월에 제대하고 편의점 알바 하고있어... 너무 안타까워 병민이.."라며 근황을 알린다. 사실 저 글이 사실인지 아닌지 모르겠고 이병민 스스로도 편의점에서 일한적이 없다고 했지만 진성 팬이나, 친구, 가족, 10년이 지났음에도 프로게이머 재평가한다고 스토커처럼 자료 구하러다니는 사람(ㅋㅋㅋ) 외에 쉽게 알 수 없는 사실을 글 시작부분에 언급했다. 제일고등학교라는 것, 고등학교 2학년 때 프로게이머를 시작했다는 것, 더불어 제대 날짜까지 거진 일치한다는 것. 일반 E스포츠 팬들이 모르는 사실을 기억한다는 것은 그만큼 가까운 사람이라는 뜻일 수도 있다. 또 쉽게 생각해봐도 이병민이 은퇴한지 5년지났고 잘 언급 안된 시점에서 그의 이야기를 꺼내고 조목조목 이유를 설명했다는 것은... 내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정말 이병민의 친구가 아닌가라는 찝찝한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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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글을 두고 사실이다 아니다라는 분쟁이 오갈 때 이병민은 제대 후 KTF 매직엔스 팀원이자 선배인 홍진호와 만나고 그로부터 6개월 후, 홍진호가 주최자인 스타1 이벤트전 '스타파이널포'에서 다시 한번 프로게이머로써 모습을 드러내게 된다.
스타파이널 포는 잠자던 스타1 팬들을 깨우고 싶고 더나아가 스타1 리그를 부활시키고 싶다는 홍진호의 원대한 꿈이 담긴 이벤트전이였다. 참가선수로는 같은 KTF 매직엔스 소속이였던 강민, 박정석 그리고 이병민이 참가하고 옵저버로는 조용호가 나온다. 더불어 해설진들은 MBC GAME의 대표 해설자 김철민과 이승원, MBC GAME 히어로즈 선수였던 서경종이 나온다. 다른사람들은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지만 난 사실 엄전김(엄재경, 전용준, 김태형)보다 MBC GAME 해설진들에게 더 친근하게 느껴진다. 왜냐, 우리집은 온게임넷이 안나왔거든. 또한 김철민은 각종 커뮤니티를 자주 들어갔는지 엄청난 드립력을 보여준다. (박정석을 두고 "등짝! 등짝을 보자!"라던가, 홍진호가 벙커링을 당하자 "영원히 고통받는 코옹ㅋㅋㅋ"이라던가) 물론 김철민도, 홍진호도, 박정석도 사람들의 눈길을 사로잡았지만 사람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사람은 이병민이고 그의 이름은 인기검색어 1위까지 오를 정도였다.
처음 홍진호의 제안을 받을 때 이병민은 많이 망설였을 것이다. 마우스를 놓은지 너무 오래되어 실력도 예전같지 않을 것이고, 다른 선수에 비해 급이 될까라는 고민도 있었을 것이고, 더군다나 팬들이 자신을 잊지않았을까라는 두려움도 있었을 것이고. 이병민이 파이널포의 경기장인 넥슨 아레나에서 내리는데 팬들이 알아봐주지 않자 김철민 말로는
김철민 MC : "저한테 징징거려서 나갔다가 다시 데리고 들어온겁니다."
(나도 뱅미 징징거리는 모습 보고싶어!)
이병민의 경우 오랜만에 만나게 됐는데 소감이 궁금하다 홍진호, “스타1 대회 연 이유? 게이머들과 팬들을 위해서”(6 |
하마터면 무산될뻔한 스타파이널 포. 이병민도 긴장했겠지만 그를 기다리는 팬들 역시 긴장된 상태였다. 많이 오지않을까라는 홍진호의 우려와 달리 자리가 부족해서 돌아갔던 사람이 있을 정도였고(후에 자리가 부족해도 서서 구경할 수 있도록 들여보내줬다고 한다) 구경하러 온 올드게이머의 이름까지 인기검색어 순위에 오르락 내리락 했다. 홍진호는 참가해주신 팬들에게 보답의 의미로 고가의 마카롱을 나눠주기도 하고, 강민과 박정석, 이병민은 경기력으로 보답하고자 했다.
스타파이널 포는 옛날 팬들을 깨운다는 모티브에 걸맞게 옛날에 쓰인 별명이 언급되고 명경기가 펼쳐졌던 예전 맵을 사용했다. 그리고 이병민과 첫번째로 상대할 선수는 강민. 더군다나 맵은 할루시네이션 리콜 경기가 펼쳐졌던 페럴렐 라인즈였다. 경기는 시작되고 강민은 아비터를 뽑았던 예전과 달리 캐리어를 모으며 기다리고 있었고, 이병민은 멀티 곳곳에 마인을 심고 골리앗을 모으고 있었다. 다만 강민의 본진으로 드랍십이 가기 곤란했는데 이병민의 본진과 강민의 본진 사이에 커세어 한기가 지키고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커세어가 없는 쪽으로 빗겨 들어가 드랍하는 이병민. 마치 비수처럼 캐리어를 완벽한 타이밍에 격추시킨다. 전에도 계속 이야기했지만 이병민은 참 타이밍의 대가이다. 어느 타이밍에 가야 좋은지 알았고 이번 드랍은 그런 이병민의 성격을 잘 보여주었다.
멀티도 살려두지 않는다. 도망가는 프로브의 길목에 드랍시켜서 그냥 죽이는게 아니라 2번 죽인다.
결국 강민은 GG를치고 무표정하던 그가 드디어 미소짓는다. 억제하려고해도 입꼬리가 자꾸 올라간다. 인터뷰에서는 많은 연습을 하지 않았다고, 자신이 꼴등할 것 같다고 했지만 알고보니 엄청나게 연습하고 있었었다. 이병민은 원래 그런 사람이다.
출처 : https://www.youtube.com/watch?v=U3vwqtiHfvg
05 140205 스타 파이널포 5경기 홍진호 vs 이병민
5세트에는 홍진호와의 경기. 박정석과의 경기에서 진터라 1승 1패 상황. 주최자고 형니깐 좀 살살하겠지?라고 생각했는데 그런거 없다. 홍진호의 트라우마였던 앞마당 벙커링을 그대로 실현한다.
화가난 콩콩
하지만 폭풍저그답게 러커를 이용해 이병민의 앞마당까지 공격한다. 하지만 이병민의 반격. 2기의 시즈탱크와 다수의 마린을 끌고 본진으로 간다. 마치 그 모습은 2005 EVER 스타리그 결승전 5세트를 생각나게 하는 유닛의 조합이였다. 물론 다른 점이 있다면 머뭇거렸던 전과 달리 과감하게 돌진하고, 더불어 러커의 공격 패턴을 안건지 아니면 우연인지 몰라도 별다른 피해를 받지 않는다. 거기에 본진까지 드랍십에 태운 마린으로 공격. 이곳에도 저곳에도 공격받은 홍진호는 GG를 친다.
이병민은 못 본 사이에 독해졌다. 그야말로 양의 탈을 쓴 뷁미다.
우리가 못 본 사이 그에게 많은 일이 있었고 팬들은 그의 근황을 궁금해했다. 결승전 경기를 시작하기 전, 김철민은 이병민과 인터뷰를 했고 공사현장에서 봤다는 제보를 전하자 2,3일 정도 알바 형식으로 했다고 말했다. 그리고 편의점에서 일한 적은 없다고, 현재 지금은 아는형의 사업을 도와주고 있다면서. 많은 사람들의 걱정과 달리 그는 무덤덤하게 대답했다. 마치 아무런 일도 없었다는 듯이.
이병민은 2승 1패. 자신과 같이 2승 1패한 홍진호와 결승전을 붙게 된다. 관객이나 해설진, 강민과 박정석도 이병민의 승리를 원했고 동시에 홍진호의 준우승(ㅋㅋㅋ)도 원했지만 아쉽게도 홍진호의 승리로 끝나게 되었다. 이병민의 본진을 공격한 홍진호와 이병민도 홍진호의 본진을 공격해 크로스 카운터 상황이였지만, 홍진호의 본진에는 성큰이 방어하고 있었고 반면 이병민의 본진은 완전히 비어있는 상태였다. 결국 마지막 결승전은 10분도 안되는 짧은 시간에 끝나게 되었다. 그때의 팬들도, 현재 그 경기를 보는 나도 아쉬움이 남았다. 좀 더 경기가 길었으면 좋았을런만. 홍진호도 이겼지만 뭔가 미안하다는 말로 이병민의 GOOD GAME을 받아들여 같이 GG를 친다.
스타파이널포는 그렇게 홍진호의 승리로 마무리하게 된다. 이벤트전을 마무리하기 전, 홍진호는 강민, 박정석, 이병민에게 앞으로 잘 되길 기원한다는 뜻으로 탄생석 팔찌를 준다. 주기 쑥쓰러워하고 받기도 쑥쓰러워하는 그 상황에 이병민 혼자만 팔을 처억. 홍진호는 막내의 팔에 집적 탄생석 팔찌를 끼워주고 잘되기를 기원한다. 특히 이병민에게 잘되기를 기원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당시 2014년 홍진호은 계속 방송을 통해 모습을 드러냈고, 강민은 해설위원으로, 박정석은 롤감독으로 사람들에게 근황을 알릴 수 있었다. 하지만 이병민은 이 이벤트전이 끝나면 다시 근황을 알 수 없는 프로게이머가 될 것이다. 이제는 프로게이머 자격이 없어졌고, 그가 뛸 수 있는 스타크래프트1 무대도 없으니깐. 그 순간이 마지막이니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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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파이널 포 이후 이병민은 무슨 일을 하고 있을까? 아쉽게도 알 수 없었다. 김현진의 근황을 찾는 것보다 더 많은 시간을 할애했음에도 불구하고 찾지 못하였다. 2014년 12월 20일, 신정민과 같이 히어로즈 오브 스톰 게임을 했다는 소식(8,9 이외에는 정확하지 않는 썰들이 있는데 포커플레이어로 전향했다, 건물회사로 들어갔다, 물류기사가 되었다고하지만 동명이인을 말하는건지 확실하지 않아서 포기하기로 했다. 원래 사람 근황 같은 거 찾는게 쉽지 않다. 결국 내가 찾은 이병민의 최근 근황은 2017년 강민 유튜브에 나왔던 모습이 마지막이였다. 또 박정석의 유튜브에 한번 언급된 적이 있었고 때는 2017년 10월 7일, 조용호와 같이 카페에 있을 때 한 시청자가 이병민의 근황을 묻자 박정석 역시 잘 모른다고 했다. 경조사때는 자주 본다고 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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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 SNS도 확인해 봤다. 하지만 2년 간격으로 글을 올리더니 이젠 업데이트마저 없었다. 그와 동시에 홍대 싱어송라이터 '이병민'이 더 유명하다는 걸 보고 격세지감을 느꼈다. 내 세대에 이병민하면 프로게이머 이병민 뿐이였는데 시간참 많이 흘렀구나. 누구보다 우승하고 싶었던 프로게이머를 과거에만 둔다는 게 뭔가 아쉽다. 자신의 모든 것을 보여주고 싶었던 선수의 노력이 아깝지만 과거는 돌아갈 수 없다는 것. 이미 돌아올 수 없는 과거의 영광, 과거의 사람, 과거의 기억을 집착하고 붙잡다가는 애도기간이 길어지고, 자칫하다가 우울에 빠질 수 있는 위험도 있다. 그리고 이병민도 화려했던 과거보다 가능성 많은 현재를 더 가치있게 여기며 행복하게 살고있을지도 모르니깐.
2014년 2월 5일. 마지막으로 들을지 모르는 팬들의 환호성. 자신을 프로게이머로써 마지막으로 기억할지 모르는 그 순간. 이병민은 무슨 생각에 빠졌는지 잠시 눈을 감는다. 그리고 팬들에게 인사함으로써 스타파이널포는, 끝이나게 된다.
출처
1) https://gall.dcinside.com/board/view/?id=arbeit&no=781962
2) https://gall.dcinside.com/board/view/?id=starcraft_new&no=1130290
3) https://gall.dcinside.com/board/view/?id=starcraft_new&no=835137
4) https://gall.dcinside.com/board/view/?id=starcraft_new&no=1955582&page
5) https://www.instiz.net/pt/1761556
6) https://sports.news.naver.com/news.nhn?oid=236&aid=0000097123
7) 사진출처 : https://yeochidang.tistory.com/275
8) https://gall.dcinside.com/board/view/?id=hongjinho&no=647923
9) https://gall.dcinside.com/board/view/?id=hongjinho&no=699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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