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진 감독 시절 이스트로는 '새롭고 젊은' 이미지였다. 신인 선수. 참신한 전략가 스타일. 젊은 감독.
으헣헣 ㅠㅠㅠㅠ 코치님 졌어용 ㅠㅠㅠㅠㅠ
그야말로 과즙미 터지는 팀이였다는 거지
(아 눈 따가워)
반면 이스트로 전신팀인 이네이쳐 탑은 김현진시절 이스트로와 180도 다른 느낌이였다. 성적이 부진하거나 팀내 불화로 방출된 선수들이 가득한 올드게이머들의 집합소였고, 소위 선수들의 무덤, 경로당, 실버타운이라는 별명이 붙여지는 곳이였다. 위의 사진 속 선수들의 이력만 보더라도 알 수 있다.
- 조용성 : PLUS 방출 / 이재항 : 팬택 방출 - 다시 팬택 복귀 / 서기수 : 팬택 방출 / 김현진 : SK T1 방출 / 정영주 : 팬택 방출 혹은 이적 / (사진에는 없는) 나경보 : SOUL팀 방출 / (사진에는 없는) 김갑용 : KTF 방출
이에 이네이쳐 탑 이지호 감독은 "오히려 한 번 아픔을 겪었던 선수들이기 때문에 경기에 참가할 수 있는 것에 대해 소중함을 알고 있고 경기에 대한 열의가 더욱 강하다"라는 이유 때문에 위기의 선수를 영입했다.(1 그러나 이지호 감독의 바램과 달리 방출되서 들어온 선수들은 하나같이 좋은 성적을 보여주지 못했다. 조용성은 뚜렷한 성과를 보여주지 못했고, 나경보는 들어온지 6개월 만에 은퇴, 정영주는 소리소문도 없이 무단이탈해버리고, 이재항 같은 경우는
프로게이머를 그만두기까지 [esFORCE] 제 1호 유부남 프로게이머 이재항(2 |
대니얼찡 너무 착한거 아니야?
하지만 덕장이라고 해서 모두 명장은 아니다. 실력 떨어진 선수가 스타리그에 우승할 확률은 신인선수보다 낮다는 것을 아는지 모르는지. 그나마 방출된 선수 중 성공한 케이스는 감독이 된 김현진과 늦은 나이에 스타리그 16강에 진출하고 코치가 된 서기수 뿐이였다. 즉 방출된 선수 대부분이 예전 전성기의 모습으로 돌아가지 못했다는 뜻이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김현진이 선수에서 코치 전환 후 김원기, 신상호, 신희승같은 신인선수들이 두각을 드러내고 주전으로 뛰었다는 것이다. 이렇게 세대교체가 이루어지나 싶었더니 CJ에서 방출된 김민구가 또 들어오게 된다. 당시 이스트로에는 박문기와 김원기로 이루어진 저그라인이 있었고 신대근도 2군에 있을 정도로 탄탄했는데 말이다. 그 이유는 바로 위에 말한대로 한번 방출된 선수들은 경기에 대한 열의가 누구보다 강했다는게 이유였다. 그리고 2008년 1월, 신희승만으로 부족한 테란라인을 이끌 새로운 방출 선수를 대리고 온다. 그 선수는 AMD 시절을 제외하고 이네이쳐에서 이스트로 해체까지 가장 좋은 커리어를 소유하고 있었다.
이병민은 투나 SG에 처음 들어왔을 때처럼 짧은 머리칼과 긴장된 표정으로 이스트로에 입단하였다.
KTF는 다시한번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 그것도 하위권인 9위에 머물었다. 더불어 올드게이머들의 성적이 처참했고 팬들은 '패왕사신기'라며 그들을 놀리는 별명을 붙이게 된다. 전패왕 박정석, 다패왕 강민, 필패왕 김동수, 무패왕 홍진호. 이준호 감독 시절만해도 좋은 성적을 보였던 올드게이머들이, 작년까지만해도 다시한번 결승전에 갔던 올드게이머들의 실력이 바닥을 쳤다. 나는 잘 모르겠지만 아마 이때 올드게이머와 코칭스태프의 갈등이 최고조로 달하지 않았나 생각이 든다. 그 후 올드게이머이 완전히 나갈 때, 후에 감독이 된 이지훈은 이렇게 말한다. 오히려 올드게이머들이 빠져나가서 다행이였다고.
- 팀에 주축이자 정신적인 지주역할을 하던 올드 들이 빠져나가서 팀에 혼란은 없는지? [30문30답]KTF의 새로운 사령탑 이지훈 감독(3 |
▲ 선수-수석코치-감독까지 이어지면서 현재까지는 큰 어려움 없이 흘러온 것 같다. 하지만 앞으로의 프로리그 성적에 따라 평가가 내려질 것이고 성공 여부는 그때 가봐야 알 것 같다. [30문30답]KTF의 새로운 사령탑 이지훈 감독(3 |
화려한 경력을 가졌던 올드게이머와 코칭스태프와의 갈등. 과거 올드게이머만큼 활약을 보여주지 못하는 신인들. 그 사이 KTF에 새로운 단장이 부임되고 다시한번 칼바람이 불기 시작한다. 칼바람의 대상은 좋지않은 경기력을 보여줬던 올드게이머도 아닌 당시 온라인 연습생 신분이였던 조용호, 이병민, 변길섭, 그리고 과도하게 오래된 빌드를 보여주었던 김동수에게 날라갔다. 조용호, 김동수는 은퇴. 변길섭은 코치로, 그리고 이병민은 이스트로로 현금트레이드 되었다. 마치 올드게이머에게 경고를 날린 것처럼 단 한번에 깔끔하게 정리 되버렸다. 그 중에 가장 눈여겨봐야할 것은 조용호의 은퇴이다. 작년까지만해도 케스파 랭킹 1위를 하고 다시 한번 전성기때 기량을 보여줬으며, 후에 유튜브에서 프로게이머들은 천재형 프로게이머 중 한명이 조용호라고 말할 정도였다. 그러나 그는 갑자기 은퇴, 이에 단장도 아쉬움을 표했다.
- 최근 고참급 선수들의 은퇴와 이적이 대거 발표됐는데 KTF 유우현 신임 단장 인터뷰, “이번 시즌 PS 진출이 목표”(3* |
말은 그렇게 했지만 사실 이 은퇴는 강제성이 있어 보였다.
동영상 출처: https://www.youtube.com/watch?v=e8WA3kB1h9Q
2017년 박정석이 조용호와 함께 커피 한잔 하는데 스스로 은퇴했다는 말치고 그때 일을 기억도 하기 싫어했으며, 홧김에 모든 트로피를 버렸으며, 박정석에게 게이머를 그만두기 싫다며 울었던 적이 기억난다고 했다. 아직도 충격이 큰지 은퇴한지 10년 가까이 지났음에도 힘들어보이는 것을 볼 수 있었다. 그리고 간간히 하소연 할 곳도 없었다고, 박정석이 자신에게 말하라고 해도 말해봤자 무슨 소용이냐고 넘겼다. 또한 비록 인터넷에 떠돌아다니는 썰이긴 하지만 조용호와 이병민이 군대에 있을 때 했던 말에 의하면
내가 30사단으로 자대를 배치받고 갓는데 우리 소대 선임 왈 "조용호 훈련병때 나랑 같이잇엇는데?" 그때 선임이 말해주길 조용호가 그때나이가 26살이엿다는데 은퇴하고 막 술과 담배에 쩌들어서 막살다가 도피형식으로 군대를 왓다고 햇음.. 머리도 막 빠지고 그래서.. 조교들이막 조용호 왓다며! 하고 생활관 들어갓다는데 조용호를 한참이나 못찾앗다고...;; 지금은 어디잇는지는 잘모르겟지만.....끙 ㅠㅠ 아쉽다..만나볼수잇엇는데 ps.1 난 30사단에서 잘살고잇어여 공병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공지]조용호 근황(4 |
그때 년도는 기억안나는데 정수영 감독 그만두고 펜텍출신 안경쓴 코치였던 사람이 감독으로 잠깐 있었잖아 그니깐 내가 뱅미횽한테 어떤거 물어봤었냐몀(5 |
유투브 / [간만에 술 먹방~ 이영호 토크쇼 [이영호 스타크래프트 실황]] / 4시간 5분 30초 즈음 |
그 후 KT 감독이 된 이지훈은 조용호 사건에 대해서 이렇게 이야기한다. 선수 복귀와 코치제안도 했지만 조용호 본인이 거부, 후에는 돌아오고 싶다는 조용호의 인터뷰를 보며 단지 서로 타이밍이 맞지 않았던 것이라고 했다. 동시에 조용호에 대한 애정을 드러낸다. 이지훈의 말처럼 서로 타이밍이 맞지 않았을 수도 있다. 조용호는 KTF에서 강제 은퇴될 때 게임관련일은 쳐다보기도 싫다고 위의 박정석의 유튜브에서 이야기했으니깐. 그 때에 이지훈이 선수, 코치 제안을 했을지도 모르고.
"김윤환과 임재덕을 새로운 코치로 내정했습니다. 이를 두고 팬들께서 조용호와 변길섭을 왜 버렸냐며 반발이 심하더라고요. 올드 게이머의 한 사람인 저로서는 조용호와 변길섭에 대한 애정이 더 큽니다. 왜 안 잡았겠습니까. 다들 사정이 있어서 고사했어요. 변길섭은 은퇴 이후 함께 했지만 군 문제가 남아 있어서 입대해야 겠다며 팀과 결별했고 조용호에게는 선수 복귀를 제안하기도 했고 코치를 해보겠냐고도 했지만 조용호 본인이 'NO'했어요. 그런데 얼마전 인터뷰를 보니 돌아오고 싶다고 했더라고요. 상황이나 타이밍이 안 맞은 것 같아요. 그렇지만 저는 여전히 그들에 대해 애정을 갖고 있어요." [피플] KT 이지훈 감독 "친근한 리더십"(4* |
조용호와 김동수의 은퇴, 이병민은 반강제적으로 이적하게 됬지만 이병민 자신도 그 트레이드를 환영하는 것처럼 보였다. 더불어 이스트로에는 과거 동료였던 서기수와 개인적으로 친한친구인 김원기가 있었으니깐(물론 4월이 되자 말도 없이 팀에 무단이탈함. 여윽시 김RUN기). 어차피 KTF에 가봤자 신인선수 키우기에 주력해서 출전 기회를 못 얻었을 것이고, 김철감독 훈련방식이 맞지 않아 좋을 점이 없었다. 더군다나 굳어버린 손. 너무 오랜 기간동안 마우스를 놓아버려 떨어진 기량으로는 다시 들어간다해도 경기에 출전 못하고 소리소문없이 사라질게 뻔했다. 어떻게 보면 이스트로가 손해되는 트레이드라는 생각이 든다. 과거 커리어가 뛰어나도 과거는 과거. 다시한번 그런 실력으로 돌아온다는 보장도 없는데 현금까지 주고 영입이라니. 이네이쳐때 들어왔던 방출 선수처럼 예전 기량을 못찾고 나갈 확률이 높은데 이지호 감독은 왜 그런 선택을 하게 되었을까?
어쩌면 이병민의 각오가 이지호 감독의 마음을 흔들어놓지 않았나 추측해본다. 이병민은 이스트로로 들어가기 전에 이지호 감독에게 한가지 부탁한다. 돈은 안받아도 좋으니 부디 출전만 시켜달라고. 경기하는 모습을 팬들에게 보여주고 싶다는 것이 바램이라고 했다. 또한 이건 공식적인 자료는 아니고 비공식적인 자료지만 '이병민 팬카페 4주년 기념 동영상'에도 "좋은 성적보다 팬들에게 꾸준히 경기를 보여주는 선수가 되고싶다"라는 말을 자주했다. 뛰어나지 않아도 늘 경기를 보여주고 싶은 마음, 이해는 간다. 이해는 가지만 그의 경기력은 너무 떨어져버려서 오히려 출전시키다가는 이스트로의 성적이 떨어질지도 모르는 상황이였다. 그러나 이병민은 말로 하지 않고 결과를 보여주어 믿게했다. 그는 증명해냈다.
2008 MSL 서바이버 토너먼트 S1 11조 최종전 이병민(T) VS 박성준(Z) in 블루스톰
KTF와의 불화, 계속되는 부진에 거의 모습도 보이지 않다가 뜬금없는 이스트로 이적. 대부분의 사람들이...
blog.naver.com
2008 MSL 서바이버 토너먼트 S1 11조 최종전 이병민(T) VS 박성준(Z) in 블루스톰
KTF와의 불화, 계속되는 부진에 거의 모습도 보이지 않다가 뜬금없는 이스트로 이적. 대부분의 사람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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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영상 출처 : http://blog.naver.com/chldlfdnd123/100195865405
모두가 안될 거라고 했고 나 역시 가망성 없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그는 오랜 공백기간임에도 불구하고 MSL 예선 통과, 본선 진출권을 두고 2008년 EVER 스타리그에 우승할 정도로 기량 좋은 박성준과 경기한다. 박성준도 이병민도 둘은 올드게이머이기에 MSL 진출이 너무 간절했다. 예전 둘은 결승전에 만났지만 이젠 MSL 본선 진출마저 간절할 정도로 신인에게 밀린 그런 올드게이머가 되어버렸다. 그리고 둘의 경기는 급박한 마음을 그대로 보여주듯이 혈전중의 혈전이였다. 러커가 나오고 디파일러가 나옴에도 뚝심인지 바이오닉과 베슬로 밀어 붙이는 이병민. 쥐어짜듯 모든 병력을 틈틈히 보내는 박성준과 그걸 잘 막아내는 이병민. 크로스카운터를 날리듯 서로의 본진을 공격하다가 이병민이 불리했지만 베슬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성공, 러커의 공격을 이리저리 피하는 마린을 보면 예전 2005 EVER 결승전 이후 더 강해진 선수는 이병민이 아닐까 생각이 들 정도다. 결국 박성준은 GG를 치고 이병민은 우는 건지 마른 세수를 하다가 눈가를 문지른다.
프로리그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였다. 2008 신한은행 프로리그 공군 에이스와의 경기 중, 에이스인 임요환을 잡고 343일 만에 프로리그에 승리하게 된 것이다. 거의 1년 만의 승리. 이지호 감독도 그 모습을 인상깊게 봤는지 차후 이병민을 자주 출전 시키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이날 최고의 화제는 골든보이 이병민의 승리였다. 팀을 옮기는 과정에서 마음 고생을 했던 이병민은 2세트 폭풍의언덕에서 황제 임요환(공군)을 격파하고 무려 343일만에 프로리그 승리를 기록했다. 이지호 감독, "이병민, 앞으로도 자주 기용할 계획"(6 |
더불어 이병민은 이스트로 테란라인을 넘어서 선수들에게 좋은 영향을 끼쳤고, 몇개월 전만 해도 이병민에게 질타하던 기사를 냈던 esFORCE에서 이병민의 부활을 기대한다는 기사를 낸다.(esFORCE 129호 - '이스트로 새희망’ 이병민! / https://lostarks.tistory.com/340) 정말 마우스를 놓은것이 의심될 정도로 그는 현역 선수에 뒤지지 않을 정도로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었다. 모든게 다 좋았다.
[기자의눈]이스트로, 기대되는 2008 시즌(7 |
그냥 성공이 아니라 대성공이다. 그의 부활은 제2의 전성기를 보여줄 것만 같은 가능성을 품고 있었다. 모든 사람들이 기대하고 있었고 특히 이지호 감독은 그의 부활을 간절히 원했다. 2005년 때의 기량만 되찾는다면 이스트로 에이스 신희승은 가뿐히 누르며 출전기회도 보장되는, 이병민이 그렇게 바라던 꾸준히 경기를 보여줄 수 있는 에이스 선수가 될 수 있다. 물론 기대가 되기도 했지만 동시에 걱정이 되는 사실이 있었다. 당시 이스트로 코치였던 김현진이 집안사정으로 그만두었고 김동진 코치가 5월달 군대입대를 위해 준비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특히 김현진이 물러나자 신희승의 기량은 하락하게 되는데 이것은 이병민에게 기회이자 압박감으로 작용되었다. 신희승과 똑같이 슬럼프에 빠지냐, 아니면 이겨내고 에이스가 되느냐. 단단한 것이 쉽게 부러지듯, 자신이 단단하게 믿었던 부활의 길이 막힌다면 이병민은 어떤 마음가짐을 가지게 될런지.
출전
1) https://lostarks.tistory.com/340
2) https://cafe.naver.com/giggleea/364
3) https://sports.news.naver.com/general/news/read.nhn?oid=236&aid=0000008430
3*) https://sports.news.naver.com/general/news/read.nhn?oid=236&aid=0000004652
4*) www.dailyesports.com/view.php?ud=200909061614160014979
5) https://gall.dcinside.com/board/view/?id=starcraft_new&no=835156
6) https://sports.news.naver.com/general/news/read.nhn?oid=236&aid=0000005633
7) https://sports.news.naver.com/general/news/read.nhn?oid=236&aid=00000056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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