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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무리 - 이병민

과거 스타크래프트1 인물 리뷰

by @blog 2019. 10. 28. 2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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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상에 존재감없는 사람이 어디있겠는가

 

 

 

 

 

 

  여름이 끝나 시원해진 8월말 시작해서, 가을이 끝나 추워진 10월 말까지 나는 이병민 선수에게 모든 포커스를 맞추었다. 그러자 투명하던 그가 선명하게 보이고 숨겨졌던 커리어가 보이기 시작했다. 속마음을 알 수 없는 그를 알기위해 인터뷰도 보고, 카페 글도 보고, 이것 저것도 봤지만, 솔직히 말하겠다. 그에 대해 확실히 안다고 장담하지 못하겠다. 그가 투명테란이라는 별명이 생긴 이유는 바로 그것 때문이다.  

 

 

 

 

 

  자신의 모든것을 쉽게 보여주지도 않고 허용하지도 않는, 좋은 친구라는 아이디가 무색할 정도로 비밀스러운 사람이였다. 오죽하면 그의 팬들도 감정을 담은 개인적인 이야기를 해달라고 부탁하지만 늘 공적인 말로 이야기를 마친다.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노력하겠습니다. 열심히 하겠습니다. 좋은 성적을 보이면 긴 이야기를 하겠다고 했지만 그날은 오지 않았고 결국 진심은 통하지 않게 되었다. 

 

 

 

 

 

  마치 약한 모습을 보이면 큰일이라도 난 것처럼 꽁꽁 싸매는 모습은 이병민을 강하게 만들었지만 동시에 힘들게도 만들었다. 그가 마지막 공식전인 이윤열의 경기 후 급격하게 실력이 떨어졌던 건, KTF에서 김철 감독 시절때 눈물을 자주 보이며 슬럼프가 찾아왔던 건, 혼자서는 감당하기 힘든 충격을 혼자서 해보려고 했기 때문이다. 무너지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감정을 쉽게 표현하지 않았고, 조용했으며, 그래서 존재감이 없었던 것이다. 

 

 

 

 

 

  이병민의 성격처럼 그에 대한 자료 수집은 까다로웠다. 왜냐하면 팬카페에 등급 허락을 받아야 이병민의 사진과 쓴 글을 볼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팬카페는 이미 운영자도 팬들도 전혀 활동하지 않은 상태라 등급 허락을 받는 것은 힘들었기에 결국 시간이 오래 걸리는 방법을 써서 구하게 되었다. 그러다보니 시간 더 걸리게 되었다. 

 

 

 

 

 

  더불어 내가 사전지식이 없었기에 더 오래 걸렸던 것도 있었다. 만약 과거에 KTF 팬이였다면, 팬택앤 큐리어스나 위메이드 폭스 팬이였다면 이병민 편을 수월하게 했을텐데 안타깝게도 전혀 모르고 있었고 새로 아느라고 고생을 했다. 그리고 알고 난 후 KTF가 참 개성있는 선수가 많다는 걸 알았고 강민, 홍진호, 박정석 선수들이 유튜브를 하고 있어서 다행이라 생각했다. 동시에 그들의 유튜브를 보는 사람이 생각보다 많다는 것에 나만 뒤늦게서야 스타1 프로게이머를 좋아하는게 아니구나라고 안심했다. 

 

 

 

 

  이병민의 이야기를 진행할 때마다 이상하게 씁쓸함을 느꼈다. 김현진 편을 할 때는 뿌듯함이 들었는데 말이다. 그 이유는 바로 아쉬움. 적은 말 수와 무표정 속에 숨은 그의 욕심을 알아차렸고 결국 이루지 못한 안타까움에 나는 공감했기 때문이다. 이준호 감독대행이 감독이 됬더라면, 조금만 더 공백기가 짧았더라면. 이병민만 아니라 많은 선수들이 어떤 사건으로 성공 못한 아쉬움이 있었지만 왜 그럴까. 은퇴 11년이 지난 시점 그의 팬이 되버려서 더 아쉽게 느껴진 건가? 

 

 

 

 


  그는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 받았다. 팬들에게, 이준호 코치에게, 같은 동료들에게. 그것은 그가 매력있다는 증거고 지금 그에 대한 글을 적는 나역시 그렇게 생각한다. 착해보이는 얼굴 뒤에 숨은 알 수 없는 마음이, 복잡한 심리가, 모두에게 인정받고 싶다는 욕심이 와닿았던 거지. 내가 이병민 편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그것이다. 입은 웃고 있는데 눈은 전혀 웃지않은 부자연스러운 미소와 키 185cm가 무색하게 언제나 고개 숙인 자세, 자신감없는 목소리, 하지만 경기만큼은 날카로운 이중적인 매력에 흥미를 느껴 시작하게 되었다. 그리고 내 예상대로 그는 매력적인 사람이였다. 

 

 

 

 

 

  현재 이병민이 어디에 있는지 어떻게 지내는지 나는 모른다. 이제 게이머라는 직업에서 벗어나 평범한 회사원이 됬거나 파이널포에 이야기했듯이 아는 형 사업을 도와 같이 사업을 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혹은 게이머 때의 영광에 취해 아무일에도 흥미를 느끼지 못해 집에만 있을 수도 있고, 마음에 드는 여자를 찾은 후 결혼 했을 수도 있다. 물론 이건 모두 추측일 뿐 진실은 저 너머에. 하지만 이병민은 어린 18세때 자신이 마음먹은 분야에 성공했던 강한 사람이기에 어떤 일을 하던간에 성공할 것 같은 생각이 든다. 자기 자신이 생각하는 이상으로 강한 사람이라는 걸 알고 있을까? 그의 행복을 기원하는 사람이 생각보다 많다는 것을 알고 있을까?

 

 

 

 

 

나 역시 그가 행복하기를 기원하고 있으니깐

 

 

 

 

 

프로게이머 이병민에 대하여는 여기서 끝마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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