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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 잘생긴 아저씨랑 하는 상상해서 발기해버림 (미스터로봇 팬픽)

단편소설, 팬픽, 팬아트/팬픽

by @blog 2026. 3. 7. 0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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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살 때부터 획일화된 인테리어의 기숙사에 지내온 재문이라 집주인의 개성이 담긴 화장실에 낮설음을 느꼈다. 물론 낯가림이 심한 성격인 것도 있지만 하다하다 화장실에 낮가림을 느낄 줄이야. 화장실은 모노톤에 각진 대리석으로 이루어져 있었는데 집주인 성격 그대로 삭막하고 각박했으며, 인간관계를 최소화하려는 그의 모습을 쏙 빼닮아 있을 것만 있었고 부차적인 것은 없었다. 덕분에 면도기를 쉽게 찾었지만 그의 얼굴을 쓰다듬었다는 생각에 전혀 쓸 생각 없었는데... 그렇다고 면도를 안하기에는 수염이 꽤 올라와 보기 흉했기에 오늘 꼭 해야만 하고.... 지금이라도 나가서 면도기를 사야하나 생각하는 그때, 화장실 문 열리면서 빼빼 마른 남자가 들어왔다.


...잘잤냐?



  화장실에 사람이 떡하니 있는데 들어오는 것도 모자라서 여유롭게 인사를 건네는 꼴 하고는. 하지만 어제 그에게 했던 행동이 생각난 재문이는 고개를 숙인채 아무말도 하지 못했고 그에 반해서 민이는 몇년 같이 산 마누라를 마주한 것처럼 등까지 벅벅 긁으며 다시 한번 아침인사를 건냈다.



잘잤냐고 임마. 왜 말을 안하냐.
...
이 새끼 왜이래?
나 지금 화장실에 있잖아... 나가.



  잠옷차림의 민이와 달리 재문이는 예의를 갖추다 못해 너무 갖춘 정장 차림이었고 그만큼 민이에게 높은 마음의 벽을 쳤다. 아침부터 검정 와이셔츠에 검정 슈트, 거기에 오버해서 검정 장갑까지 끼고 다니는 과한 모습에 민이는 어이 없었는지 피식 웃으며 그 음침한 놈을 밀어내고 세수 하기 시작했다. 어제 저녁 눈물로 얼굴을 적셨던 그의 얼굴이 또다시 물기에 젖자 재문이는 또다시 자신이 했던 무모한 행동이 기억났는데, 물론 그가 먼저 세이렌처럼 젖은 속눈썹과 함께 부드러운 손짓으로 자신의 이름을 불렀지만 미친놈처럼 바다에 빠질 줄이야. 다행히 그가 대디이슈를 커밍아웃하듯 아빠를 부른 덕분에 정신 차려 망정이지, 만약 그러지 않았다면 정말 갈때까지 갔었을 것이다. 최악의 상황까지 갔을 것이다...

  유혹을 당한다는 것은 당신이 그보다 약하다는 증거이자, 이길수 없는 적이니 한발짝 물러나라. 학술원에서 배웠던 대로 재문이는 민이가 있는 그곳을 뜨려고 했지만 눈치 빠른 남자는 거울 너머로 보이는 얼굴 새빨게진 남자에게 수건 좀 가져오라고 명령했다.



내가 왜? 당신이 가져와.
나라면 어제 옷 벗긴 거 미안해서라도 가져왔겠다.
난 분명 말했어. 당신이 먼저 시작한거라고.
그렇다고 형 옷을 벗겨? 너 그 와이셔츠 얼마 짜리인 줄 알아? 단추 다 뜯어진 거 꼬매줄꺼야?
...
너 소속 어디라고 했지? 가서 신고해야겠다. 하라는 조사는 안하고 남자 옷이나 벗겼다고 말이야.
...
따 먹을 뻔 했다고 말이지. 좆게이 새끼.


  순간 차오르는 울분에 재문이는 박재문 박사 때처럼 과격한 방식으로 나갈까 하다가... 아니다 됐다. 그때는 준비기간만 몇개월이었고 철저한 조사 끝에 실행했지만 만약 여기서 그런 짓을 벌인다면 살인자 그 이상 그 이하도 되지 않으니깐. 결국 재문이는 못 이기는 척 수건을 건내주었고 말 잘 듣는 기특한 동생의 행동이 맘에 든 민이는 고맙다는 말과 함께 물기 묻은 얼굴을 닦아냈다. 그렇게 오도가도 못하고 그자리에 서서 자신의 명령을 기다리는, 아니, 어쩌면 모가지 딸 궁리를 하는 그가 조금은 안쓰러워보였는지 어제처럼 온화한 목소리로 말했다.

너 볼 때마다 수염자국 거슬리는데 면도는 제대로 하고 다니냐?
매일해. 하지만 오늘은...
면도기가 없어서 못했구나? 그치?

  재문이는 맞다는 뜻으로 고개를 끄덕였고 민이는 세면대 옆 수납공간에 포장도 뜯기지 않은 새면도기를 꺼냈다. 이에 재문이는 어서 달라는 뜻으로 손을 내밀었지만 어째 택도 없다는 뜻으로 눈썹을 가볍게 올리고 따뜻한 물로 세수부터하라고 했다. 너 면도하는 법 누구한테 배웠냐?
 


그건 왜...
물어 볼 수 있잖아. 누구한테 배웠어?
인터넷에서.
아빠가 가르쳐주지 않았어? 형은?
학술원에 있는데 어떻게 가족을 만나.
그러니깐... 혼자 거울 보고 연습 했다는 거네.
...
꼬마애 혼자서 얼굴에 상처 만들어가며 면도 했다는 거네.
... 
너도 어지간히 짠하다. 뜨거운 물로 세수부터 해. 형이 제대로 알려 줄게. 
 
 
  재문이는 자기 스스로 할테니 면도기나 달라고 했지만 무슨 아들 대하는 엄마처럼, 쓰읍! 말 안들으면 혼난다? 하며 오히려 완강하게 나갔다. 다른 사람도 아닌 국가 고위직에 앉아 있을 학술원 졸업생을 이렇게 애처럼 대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는데 말이다. 같은 학술원 출신인 그녀조차 자신에게 예의와 예절과 존중을 담아 대하는데 겁이 없는 건지, 아니면 만만하게 보이는 건지. 그러나 이번에도 재문이는 뭐에 홀린 것처럼 장갑을 벗고 그가 하라는 대로 따뜻한 물로 세수를 하면서 수염을 불렸고 이것은 어떤 본능 혹은 운명, 그것도 아니면 교관의 말에 잘 따라야만 생명을 부지 할 수 있었던 15년 습관의 후유증일지도. 엄마에게 칭찬 많이 받고 싶은 아이처럼 재문이는 귀뒤까지 꼼꼼히 세수했고 그 모습을 지켜보던 민이는 세수를 마친 그의 얼굴을 닦아주었다. 

 
 
 

 
 
 
전에도 말했지. 내가 학창시절에 사고 쳤다면 너만한 아들두었을 거라고.
...
한참 어린놈이 어디서 기어오르려고 그래.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너의 아빠가 될 수 있다는 식으로 말했지만 가려진 수건 사이로 보이는 그의 얼굴은 누군가의 부모가 되기에는 과분한 얼굴이었다. 세수를 해서 앞머리가 살짝 젖은 그의 얼굴은 잘생겼다는 것을 넘어서 그 이상을 담았으니깐. 특히 어젯저녁 재문이는 확실하게 인정하기로 했는데 그는 한국에서 쉽게 볼 수 없는 사람, 하루종일 눈보라가 휘몰아치고 하늘 위로 오로라 펼쳐지는 극지방 사람에게나 볼법할 높은 콧대와 깊게 패인 눈매를 민이는 모두 가지고 있었다. 거기다 변덕적이지만 고통에 민감한 천재의 성격까지 말이지.
 
  낮가림이 심한 사람이 좋아할 수 밖에 없는 늘 낮설어 보이는 사람. 회사 로비에서 수많은 인파 속에 파묻혀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상하게 그는 한계단 더 높이 올라간 사람처럼 이상하게 튀어보였다. 물론 각져보이는 서구적인 외모 때문도 있지만 극지방 사람이 작은 더위를 잘 느끼는 것처럼 그 모든 것을 민감하게 느껴 살짝 인상을 쓴 표정이 그를 튀어보이는 사람으로 만들었겠지. 아마 어린시절에 스쳐지나가는 작은 말에도 상처받으며 울지 않았을까. 어른이 되어서는 성인 남성이라는 이유로 예민함을 숨겼을테고. 하지만 촘촘한 부품으로 이루어진 로봇을 다룰 때나, 수치 하나 잘못 입력하면 큰일나는 민감한 부서에서 일할때면 예민한 소년의 모습으로 섬세한 그것들을 다루었다.


  그리고 지금, 하얀 쉐이빙 폼을 재문이의 얼굴에 꼼꼼하게 발라주면서 그 기질을 보여주었는데, 어제 저녁 자신을 유혹하던 세이렌이 이번에는 가녀린 몸선을 가진 여인의 모습으로 나타나자 재문이는 본능적으로 위험함을 느꼈다.  


형...
말하지 마. 말하면 피본다. 지금 면도하고 있잖아. 
...
얼굴에 흉나기 싫지? 그러면 형 말대로 해. 면도칼도 칼이야.
 


  면도를 하면 할수록 재문이의 얼굴에 달라붙은 쉐이빙 폼이 거두어지고, 그와 동시에 말하기 부끄러운 곳에 피가 쏠리면서 심장이 빠르게 뛰었다. 하지만 민이는 재문이의 상황을 전혀 몰랐기에 속눈썹이 다 보일 정도로 한층 더 가까이 다가가 면도를 계속했다.

 

형이 이렇게 면도 해줄테니 아무한테도 말하지 말아라.
?
어제 있었던 일 말이야. 누구한테도 말하지 말라고. 형 사회적 지위가 있잖아. 너도 있고 말이지.
...
하긴 나보다 너가 더 타격이 크겠지. 부사장 나부랭이랑 고위 공무원이 어디 같냐? 
...
됐고, 너 왜 매번 수염자국이 나는 줄 알아? 그거 면도기 자주 교체해주어야 하는데 안해서 그래. 원래는 한달에 한번 바꿔주는게 맞지만 나는 2주에 한번 바꾸거든. 바꾸고 나서 확실히
 
 

  그 순간 허벅지에서 느껴지는 단단한 감촉에 민이는 면도 하던 손을 멈추고 놀란 눈으로 재문이를 바라보았다. 위치부터해서 단단함의 경도까지 분명 부정할 것 없는 그것이었고, 그것의 주인은 최대한 차가운 표정을 지었지만 붉어진 얼굴은 어떻게 통제할 수 없었다. 물론 조조발기 때문에, 그리고 한창 혈기왕성한 나이인 것도 있었지만 이건 그 문제가 아니었다. 좀 더 다른 문제였다.
 
  
  사실 민이가 인지하기 한참 전부터, 얼굴에 묻은 물기를 닦아줄 때부터 재문이는 민이를 상대로 온갖 망상들을 했었다. 어제 저녁 자신을 아빠라고 불렀을 때 그 역할극에 따랐었다면 어땠을까. 정말 민이의 아버지인것처럼 인자하고 부드러운 목소리로 그의 머리를 쓰다듬었다면 어떤 일이 벌어졌을까 상상 하면서. 부자간의 사랑이라는 명목으로 갈 때까지 갔을까. 천재를 향한 존경심이라는 핑계로 할 거 다했을까.
 
 
 

 




  거칠게 머리채를 쥐어잡은 후 담배 때문에 까매진 입술 안으로 검지 손가락을 집어 넣는다면, 검지와 함께 중지 손가락도 같이 넣는다면 캑캑 거리며 고통스러워해도 착한 아이처럼 얌전히 빨아주겠지. 땀으로 젖어버린 침대 위에서 온갖 변태 같은 행위를 벌여도 다 받아주는 사랑에 목마른 남자. 성별도, 사회적 체면도 잊어버리고 오직 육체적 감각에 집중하는 시간. 고급 정장 안에 숨겨두었던 그의 위태로운 몸선이 쉴새 없이 휘어진 곡선이 되고, 조금은 거칠고, 조금은 집요한 마음으로 미남의 모든 것을 탐한다면. 미남이란 여자는 물론 같은 남자 역시 무력하게 만들 수 있었고 특히 젖은 눈가와 눈물점을 가진 남자는 말할 것도 없었다. 단지 상상만으로도, 그때 벌어질 일을 추측하는것 만으로도 한 남자를 심각한 상태로 만들 수 있었다.


...
...
...
...
왜 그래, 형.
...
무슨일인데.

 

  지도자 육성을 목표로한 영재기관에 다녔기에 표정 관리 하나만큼은 그 누구보다 자신있는 재문이지만 몸이 표출하는 본능은 어떻게 통제 할 수 없었다. 아무 문제 없다는 듯 무표정한 얼굴로 대수롭게 않게 말했지만... 아랫도리는 섹스에 미친 놈처럼 잔뜩 부풀어 올랐고 이에 민이는 약간 겁먹는 표정을 지었지만 이내 묘한 미소를 지으며 재문이를 가만히 바라보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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