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명이인이였던 프로게이머가 우승했을때
김윤환은 코치가 됬다.
스폰서마크와 팀 이름이 붙여진 옷이 아닌 양복을 입는 순간 그는 코칭스태프가 되었다. 화려한 선수복과 달리 눈에 띄지않는 의상을 입고, 조명이 비추는 경기석에 앉을 수도 없으며, 선수들이 장난삼아 어둠의 그림자들이라고 부르는 그 위치에 있었다. 선수 때에는 경기에 이겨야한다는 목표가 있었지만 이제 김윤환은 '선수를 통해서' 경기에 이겨야하는 룰에 따라야만 했다. 코치란 그림자와 같다. 빛나는 선수 주변에서 그들이 이길 수 있도록 도와주는 존재가 되어야한다. 하지만 그림자가 무언가를 쥘 수 없듯이 그들은 선수들이 받은 트로피와 명예를 쥘 수 없다. 물론 뉴스 기사에서는 우승에 도움을 준 코치에 대해 언급하기도 하지만 대중들의 뇌리속에는 코치의 이름은 없다. 빛이 비추는 대로 따라가야하고 영향도 줄 수 없는 존재. 코치는 그림자다.
인구수 200 채우고도 공격 안하는 발암경기를 참고 봐야하고
저그 상대하기 좋은 빌드를 만들어줬는데 자기팀 선수는 못쓰고 다른팀 선수가 변형해서 쓰는 것을 지켜봐야하며
거기에 그 팀 소속 저그 선수가 4드론하고 당하는 모습을 가만히 봐야하고
선수들이 감독의 말에 잘 따르도록 중간에서 소리없는 매개체 역할도 해야했다.
단 한명의 낙오자도 없이
그처럼 선수와 코치가 해야하는 일은 극과 극으로 다른데 과연 김윤환은 코치라는 직종에 맞는 성격일까? 물론 김윤환은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지만 내가 보기에 그는 코치라는 직종에
꽤나 잘 맞아보였다
10. 장점 : 남을 잘도와준다(뒤에서 누군가가 이렇게말해줌)ㅡㅡ;;;;아닌거같은데;;ㅋ 김윤환의 50문답 중(1 |
KTF 매직엔스는 08-09 시즌 7위로 포스트 시즌에 진출하지 못했다. 그것이 프로게이머 출신 이지훈의 승부욕을 건드리는 계기가 되었다. 그리고 KTF가 KT로 합병된 후 KTF매직엔스는 KT롤스터라는 이름으로 변경, 그 분위기에 맞추어 프로게임단도 변화했는데 바로 절대로 건드리지 않았던 코칭스태프를 보충한 것이다. 이때까지 KTF는 성적이 부진할 때 늘 우승 선수나 유망주를 영입한 것처럼 선수 위주로 갔는데 난생처음 그림자같이 존재감 없는 코치진에게 집중했다. 사실 그 이유는 08-09시즌 SK T1의 우승을 이유로 볼 수 있었는데 박용욱 감독이 종족별 선수출신 코치를 둠으로써 우승한 선례를 보였기에 그래서가 아닐까? 왜냐하면 09-10 시즌이 시작하기전 다른 팀에도 선수 트레이드나 보강보다 코칭스태프의 보강이 더 많았기 때문이다. 표면적으로 보기에는 평범한 신한은행 09-10 프로리그, 속내를 들어다보면 코칭스태프들과의 싸움, 즉 그림자들의 피튀기는 전쟁이 시작된 것이다.
그 때가 2008년 7월이었는데, 처음엔 29살이라는 어린 나이에 팀의 감독을 맡게돼 어린마음에 자만했던 것 같습니다. 감독이 된 첫 시즌을 7위로 끝냈습니다. 포스트시즌에 6위까지 갈 수 있는데 못 간거죠. 이 때 또 승부사 기질이 가슴 속에서 끓어올라 '이대로 질 수 없다'는 생각으로 머리 속이 꽉 찼습니다. 마음을 고쳐먹고 코칭 스태프도 보충하면서 목표를 구체화 시켰어요. '5년 안에 우승하겠다' '장기적으로 보고 팀을 천천히 끌어올리자' 등의 생각을 했지만 막상 이렇게 생각하고 나니 팀이 연패를 거듭했습니다. 이 시기가 인간 이지훈의 터닝 포인트였어요. '독기 품고, 최대한 빨리 우승하겠다!'라고 이렇게 생각 했더니 팀이 급성장을 했습니다. 감독의 마음가짐에 따라 이렇게나 팀이 변할 수 있다는 것에 놀랐습니다. 팀에 애정도 생겼고요. |
◆경기 수 증가로 코치 확보 절실 코치라는 자리가 갓 생기기 시작한 5~6년전만 하더라도 스타크래프트를 활용한 리그가 그리 많지 않았다. 스타리그와 MSL, 프로리그가 지금과 같은 이름을 갖고 열렸지만 대회 규모도 지금보다 작았고 특히 프로리그에 배정된 날짜가 많지 않았다. 그러나 프로리그가 주당 5일, 10경기씩 열리고 스타리그와 MSL도 문호 개방을 통해 참가 인원이 두 배 이상 늘어나면서 프로게임단들은 감독과 코치 1명의 시스템을 버리고 감독 1명과 2~3명의 코치가 팀을 꾸리는 체제로 전환하고 있다. 프로리그를 기준으로 09-10 시즌에 돌입하면서 선수 영입이나 트레이드가 현격히 줄어들고 각 팀들이 코칭 스태프를 대거 늘린 이유도 경기 수가 급격히 증가하면서 체계적인 선수 관리가 절실하다고 판단한 까닭이다. 코치 역량 갈수록 커진다(2 |
다른 팀은 몰라도 KT롤스터 전신 팀인 KTF매직엔스는 예전부터 코치진과 선수들 사이에 좋지않았다. 정확한 이유는 알 수 없지만 그나마 가장 신뢰가는 썰은 바로 선수들의 프라이드가 하나같이 높아서 코칭스태프를 신뢰하지 않았던 모양. 그야 팀에서 자존심 한가닥한 에이스들만 끌어모아 전력을 올렸기 때문이지. (그리고 이건 확실한 건 아닌데 강민이 유튜브 방송에서 정수영 감독을 상대로 쿠테타를 일으켰다는 이야기를 했다) 거기에 팀의 단결을 위해서 정수영 감독은 유독 체벌을 심하게 했고 김철 감독은 과도하게 신인 위주의 출전으로 사이가 좋지 않았던 상태. 그리고 KT롤스터로 변환 후 이지훈 감독은 예전같이 심각한 팀 내 문제를 수시로 점검하고 되풀이 하지 않겠다고 했다. 그리고 코치가 되었던 강도경은 KTF가 화려한 겉모습과 달리 안에는 코치의 선수 사이의 유대감이 좋지 않다고 했다. KT는 코칭스태프와 선수들 사이에 문제가 많았던 팀인 것이다.
▲ 선수-수석코치-감독까지 이어지면서 현재까지는 큰 어려움 없이 흘러온 것 같다. 하지만 앞으로의 프로리그 성적에 따라 평가가 내려질 것이고 성공 여부는 그때 가봐야 알 것 같다. [30문30답]KTF의 새로운 사령탑 이지훈 감독(3 |
- KT에 합류하면서 가장 신경 쓴 부분이 무엇인가 ▲ 처음에 팀에 합류하기 전에는 그냥 흥미롭다는 생각 외에는 다른 생각을 안 했다. 하지만 역시 밖에서 보는 것과 안에서 보는 것은 많은 다르더라.. 밖에서 보는 KT는 스타 군단이라는 느낌뿐이었는데 들어와서 겪어보니 문제가 있었다. 바로 선수와 코치 간의 유대감이었다. 선수들이 코치에 대해 크게 의식하지 않았다. 그냥 필요 없는 존재라고 생각하고 있는 것 같았다. 처음에는 힘들었지만 내 위치에서 코치의 역할을 착실히 수행하고 선수들과 호흡하는 과정을 거치자 어느 순간부터 선수들이 코치를 잘 이용하더라(웃음). 나쁜 의미가 아닌 좋은 의미로 나를 잘 활용했다. [라이브인터뷰]KT 강도경 수석코치, "코치와 선수 사이의 신뢰가 중요"(4 |
그래도 다행인 것은 KT롤스터라는 이름으로 프로리그 09-10 시즌에 출전할땐 유대하기 쉽지않은 프라이드 강한 선수들 대신 김철감독 때 2군에 있었던 선수들이 주전으로 올라왔다. 타팀에서 대접받은 에이스들이 모인게 아닌 라면먹고 설거지하며 힘든 시절을 함께한 선수들이 모인 것이다. 코칭스태프도 마찬가지이다. 김윤환과 임재덕은 KTF내에서 선수 생활을 했기에 가까워 질 수 밖에 없었다. 그 외에도 이지훈 감독과 강도경 수석코치는 카리스마가 있고 정치에 뛰어난 사람이라 예전같이 코칭스태프와 선수들 사이에 벽이 생기지 않게 잘 조절했을지도 모른다.
이지훈 감독님은 무서운 스타일이 아니에요. 그냥 뭐라고 그래야하지. 이지훈 감독은 되게 똑똑하셔. 그래서 그냥 다 좋게 대해주시는데 선수들이 그래도 약간 무서워하는? 한마디로 이야기할께요. 정치를 잘하세요. 게임단 내에서. 어떻게 할 수 없는 존재에요. 사무국에도 잘하고 정치를 잘하셔서 어떻게 함부로 할 수 없어요. 미니 정치라고 해요. 거기 내에서 정말 잘하세요. 우리가 느낄 때는 장난 아니야. 존경할 정도야. 내 개인적으로. ASL 예선 후! 술 먹방 [이영호 스타크래프트 실황] (5 |
이렇게 하나된 코치진들은 각기 종족별로 선수를 맡았다. 김윤환이 맡은 종족은 테란. 특히 다른 선수보다 이영호를 집중 관리하라는 지시를 받는다. 당시 최연성이 집중 코칭한 정명훈이 뛰어난 선수로 떠오르고 있을 때, 한 뉴스기사에서 괴물의 영혼을 이어받은 테러리스트라며 칭한 적 있다. 그러면 김윤환과 이영호의 관계는
천재의 한을 이어받은 천재라고 해야하나
A 당시 우리 팀에는 두 가지 미션이 있었다. 이영호의 기량을 유지시키는 것과 이영호를 뒷받침하고 나아가 더 잘할 수 있는 선수들을 발굴하는 것이었다. 이영호 관리는 김윤환 코치가 전담해서 맡았다. 천재성이 있는 테란 선수였지만 선수로서는 빛을 발하지 못했던 김윤환이 이영호가 자신의 전철을 밟지 않도록 특별 관리했다. 새로운 동력을 발굴하고 육성하는 일은 강도경 코치가 주도했다. 김대엽과 우정호 등이 신인일 때 가능성을 확인했고 스파르타식으로 가르쳤다. [창간 9주년 기획] '10년차 감독' kt 이지훈이 말하는 e스포츠 지도자(6 |
이지훈 감독은 09-10 시즌만큼은 자신있다고 표출, 그러나 우승까지는 무리고 부디 포스트시즌만큼은 진출하자고 계획한다. 하지만 이지훈 감독도 예상하지 못하는 기적이 발생하고 말았다.
- 09-10시즌 목표가 궁금하다 ▲ 최소한 지난 시즌보다는 잘 할 자신 있다.(웃음) 당연히 우승을 위해서 만든 팀이고 우승을 해야 하겠지만 08-09 시즌 때 6강 플레이오프도 못 간 상황에서 너무 욕심만 부리면 안될 것 같아 일단 플레이오프에 진출을 목표로 삼고 있고 그렇게만 된다면 4강 이상도 바라볼 수 있을 것 같다. - 생략 -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 지난 시즌에 아쉬움이 많았는데 이번 시즌에 다 털어내고 싶다. 쉬는 동안 열심히 담금질을 해 왔기 때문에 잘 되리라 믿고 선수들도 의욕에 불타고 있기 때문에 팬들도 이번 시즌 만큼은 기대하셔도 좋을 것 같고 끝까지 응원 부탁드린다. KT 이지훈 감독, “이번만큼은 기대해 주셔도 좋다”(7 |
09-10 프로리그 첫 경기에 웅진을 상대로 1승을 하고
2연승, 3연승, 4연승
4년 10개월만에 5연승을 하게 되어 과거 KTF의 영광을 따라잡는 순간까지 오게 된 것이다.
KT의 프로리그 5연승은 무려 1771일만의 기록이다. KT는 전신인 KTF 매직엔스 시절 프로리그 첫 대회인 지난 2003년 3월 1일 KTF 에버컵 프로리그 개막전에서 AMD(지금의 이스트로)를 물리치면서 기분 좋게 출발한 뒤 5연승을 기록했고, 23연승을 기록하던 2004년 12월 15일에 마지막으로 5연승을 경험했지만 이후 4연승이 가장 많은 연승 기록이었다. KT 롤스터, 1771일만에 프로리그 5연승 성공(8 |
그 중 임재덕이 관리한 저그 라인에서는 박찬수가 7승 2패로 찬스박이라는 별명을 다시 되찾았으며
- 비시즌 동안 KT의 저그들이 강력해진 것 같은데. [신한은행]박찬수, "예전 같으면 싸워보고 GG쳤을 것"(9 |
강도경이 관리한 프로토스 라인에서는 1대1 코칭을 받은 우정호가 7승 무패로 마룡이라는 별명을 얻었으며
- 우정호의 성장에 강도경 코치의 역할이 컸다는 평이 지배적이다. ▲ 우정호 선수가 성장한 것이 다 내 덕이라고 말 할 수 없다. 가장 확실한 사실은 우정호 선수가 노력하고 그만큼 실력도 있기 때문에 성적이 나왔다는 것이다. 나는 단지 서포트 역할을 했을 뿐이다. 가끔 스타 코치가 선수를 키워내면 그 선수보다 코치가 주목 받는 경우가 있는데 나는 절대 그러고 싶지 않다. 단지 우정호 선수가 제대로 성장해서 자신의 역할을 다해주는 것을 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만족한다. [라이브인터뷰]KT 강도경 수석코치, "코치와 선수 사이의 신뢰가 중요"(4 |
김윤환이 관리한 테란 라인 중에서도 집중 관리했던 이영호는
신이라는 별명이 생긴다.
출처
1) cafe.daum.net/KimYoonHwan/rOP/13
2) https://sports.news.naver.com/news.nhn?oid=347&aid=0000000245
3) https://sports.v.daum.net/v/M0LYrJkBmD?f=p
4) https://sports.v.daum.net/v/20091207150416085
5) https://www.youtube.com/watch?v=u6dlShAXC7U
6) https://sports.v.daum.net/v/20170703101230825?f=p
7) https://news.naver.com/main/read.nhn?oid=236&aid=0000016309
8) https://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44&oid=236&aid=0000016864
코치 김윤환에 대하여 4 / 09-10 프로리그 결승전 (0) | 2020.06.1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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