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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왜 모아둔 돈이 없을까) 전업주부의 연봉은 인상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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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역시 경제 활동을 하면서 여성 CEO, 여성 임원들이 많아졌다지만 아직도 우리들의 인식 깊숙한 곳에 남자는 경제력, 여자는 뛰어난 외모와 나이를 최고의 가치로 여긴다. 그 적나라함을 볼 수 있는 곳은 인터넷 뉴스인데 연 매출 00억 사업가와 결혼한 12살 연하 여배우, 재벌가 며느리가 되고 나서 은퇴한 아나운서, 재벌과 이혼 후 다시 복귀하는 여배우에 대한 소식이 2023년인 지금까지도 나오는 걸 보면 성 역할 평등은 아직 먼 나라 이야기인 것 같다. 왜 우리나라만 그러냐고? 외국 여자들도 똑같다고? 물론 그렇긴 하지. 하지만 한국이 심하면 심했지 덜하진 않다. 그 증거가 바로 34개국 중 소득 동질혼, 즉 비슷한 재산을 가진 남녀끼리의 결혼율이 꼴등이라는 것이다.

한국은행에서 20231월에 발표한 소득동질혼과 가구구조가 가구소득 불평등에 미치는 영향: 국제비교를 중심으로의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비취업·저소득 여성과 외벌이·고소득 남성 부부의 구조가 다른 나라에 비해 많다고 한다.(1 물론 원래 무직이었던 여성이 고소득 남성과 결혼할 수도 있지만 재벌과 결혼한 여자 아나운서, 여배우, 여성 가수들이 하나같이 본인이 머물던 직종에서 물러나 재벌가 며느리가 것처럼, 원래 경제 활동하던 여성이 전업주부로 활동하기 위해서 무직이 된 경우가 많다. 또한 남녀 임금 격차는 결국 충성심의 문제편에서 말한 것처럼 여성의 직장 충성도와 자신의 직업에 대한 야망이 적은 이유로 쉽사리 자신의 직업을 그만두는 것도 있다. 그 모습은 마치 고소득 남성과 결혼한 여성이 어렵게 쌓은 자신의 커리어를 버리고 남편을 보좌하는 것을 더 선호한 것과 같다.

 

 

 







 

문득 이 문구가 생각나네. “세상을 지배하는 건 남자지만 남자를 지배하는 건 여자라는 말 말이다. 그 말을 처음 들었을 땐 나는 뭔가 찝찝한 기분이 들었다. 중간업자 없이 바로 거래하면 안 돼? ‘세상<-남자<-여자 이런 구도 아니라 세상<-여자 이런 구도는 안 되는 거냐고. 나뿐만 아니라 실제로도 많은 여성들이 그렇게 생각했고 그녀들은 패기롭게 집적 세상을 지배하려는 야망을 보였다. 하지만 상상과 현실은 달라서인지, 여자라고 해서 봐주지 않는 회사생활이 어려운 건지, 직접 세상을 상대하는 것보다 나의 남자를 통해서 세상을 얻는 게 더 쉽다고 생각한 건지 모르지만 쉽사리 야망을 포기하고 만다. 확실히 회사에서 욕먹고 일하는 것보다 아이 돌보고 집안일 하며 남편을 보좌하는 일이 쉽긴 해.

아 물론 전업주부의 노동력을 낮잡아 보는 건 아니다. 다만 직장 생활하는 딩크족 기혼녀와 전업주부인 주변인을 비교해 볼 때 업무의 강도라던가 스트레스받는 정도, 집중력을 요구하는 시간 역시 회사에서 일하는 게 가정일보다 힘든 건 사실이다. (또 사람이라는 게 쉽고 편한 일을 찾아가려는 습성이 있지 않은가. 결혼 후 전업주부를 자처하는 여성들은 많으나 남편에게 전업주부를 요구하는 여성이 드문 것처럼) 그래서인지 취집이라는 이름 아래 일찍 결혼한 여성, 20대 때는 야망을 가지며 사회생활을 하다가 이내 단념하고 전업주부를 희망하는 여성, 어차피 맞벌이 해봤자 미국이든 한국이든 가사노동 시간이 많다는 걸 깨닫고 미리 전업주부를 바라는 여성(2, 여성으로써 자신이 매력을 더욱 가꾸고 적극적인 자세로 부잣집 며느리가 되려고 노력하는 여성을 찾는 건 그리 어렵지 않다.

하지만 우리의 시대는 알다시피 자본주의 시대고 자신을 지켜줄 경제력을 확보하는 것이 전쟁터에서 무기를 드는 것과 똑같다. 그런데 무기가 무겁고 손질하기 귀찮다는 이유로 버리는 것은 상상 이상으로 바보 같은 일이다. 앞서 세상을 지배하는 건 남자, 남자를 지배하는 건 여자라며 안심하지만 그 여자가 오직 단 한 사람, 당신뿐이라는 보장은 어디 있는가. 정확한 통계는 없지만 많은 전업주부가 경제 활동을 시작할 여력이 없기에 배우자의 무시와 멸시, 외도와 폭력적인 성향을 참는 일이 많다고 한다.

결국 그 멸시를 참다못해 이혼하더라도 전업주부의 가사 노동의 가치는 서로의 살을 물어뜯는 재판 과정 중에서 생각보다 높은 가치가 아니었음을 깨닫고, 무엇보다 오래 같이 산다고 해도 재산 기여에 큰 도움이 안 되면 상상 이하의 위자료가 책정된다는 걸 알게 된다. 참고로 재벌이었던 이부진과 임우재의 이혼 당시 임우재가 받았던 금액은 이부진의 재산의 1%였다고 한다. 그만큼 이혼 후 위자료로 삶을 영위하겠다고 생각하던 전업주부들은 생각보다 적은 금액에 충격을 받아서는 다시 생활 전선에 나가지만 경력도 없지, 공백 기간도 너무 길지, 이미 젊은 인력들은 상시 대기 중이기에 낮은 임금을 받고 큰 기술력을 요구하지 않는 마트 캐셔, 홀서빙, 식당 일을 하는 것이다.

그러니 전업주부들은 단 한 번이라도 내가 남편 없이 살 수 있는 길이 무엇일까 생각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갑작스럽게 낭떠러지에서 떨어질 경우를 대비해 내 생명을 지킬 수 있는 낙법 정도는 배워야 한다는 소리다. 웅진윙스에서 출판한 레슬리 베네츠의 <여자에게 일이란 무엇인가> 책에서 해외의 기혼 여성들 역시 갑작스러운 남편의 사별과 이혼에 대해 어떠한 대책도 세우지 않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건 만국 공통의 문제란 소리다.

 

 

 

 

현재 MCM Holding AG의 회장이자 성주그룹 CVO인 김성주 씨는 2010년 한 포럼에서 이렇게 말한 적이 있다. “21세기는 여성의 시대가 아니라 여성이 일하지 않으면 안 되는 시대이며 여성들은 남자 탓, 사회 탓만 하지 말고 스스로 강인해져서 경제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한다.”,“우리나라 상류층 딸, 며느리들이 아침부터 고급 식당에 가서 노닥거리면서 어디서 쇼핑할지, 어디서 놀지만 생각하는 것을 보면 가슴을 치게 된다.”,“이런 데서 자란 아이들이 무엇을 하겠느냐.”며 강하게 비판했다.(3 그리고 2022년 한 멘토링 프로그램에서 한국 여성들은 매우 똑똑하고 잠재력이 크지만 여전히 다소 수동적인 면이 있다. 자꾸 눈을 낮추고 남성에게 자신을 맞추려 한다.”며 가부장적이고 좁은 한국 땅에서의 시야를 벗어나 국제적인 시야로 세상을 봐야 한다며 충고했다.(4

뭐 사실 모든 사람은 누군가에게 기대고 싶은 마음이 크긴 하지. 누군가 내게 굶어 죽지 말라고 주거 공간 제공해주고 돈을 떡하니 던져준다면 싫어하는 사람 어디 있겠어. 하지만 남의 인정, 남의 경제력, 남의 이해 아래서 살아간다는 것은 한계가 있고 무엇보다 여자의 일생이 전업주부로만 보내다가 끝내는 것도 뭔가 아쉽잖아. 요리 좋아하고, 청소 잘하고, 아이를 좋아해서 전업주부가 천직이라는 사람이 있는데 차라리 조금 더 노력해서 전문가라는 타이틀을 얻는 게 장기적으로 좋지 않나? 가사노동이 직업화되면 그것이 경력이 되고 더 나아가 연봉 인상이라는 혜택도 받을 수 있는데 말이다. 아니면 집안일에 관한 본인을 전문성을 뽐낼 영상을 찍고 책을 쓰던가. 유독 작은 집 안에서만 그 재능을 보이는 이유는 뭔데. 여자도 동등하게 교육받고, 대학교를 나오고, 박사학위를 따고 사회 생활하는 시대인데 이런 면에서는 왜 유독 보수적일까.

 





 

 

참고 자료

 

1) 김혜지 기자, "한국 남녀 '끼리끼리' 결혼 제일 덜해" 고개 갸웃왜일까?, 뉴스1, 2023 1 22, “https://www.news1.kr/articles/?4931845

 

2) 워싱턴 김유진 특파원, 미국도 여성 독박 집안일똑같이 벌어도 남편은 여가, 아내는 가사·돌봄, 경향신문, 2023 4 16,

https://m.khan.co.kr/world/america/article/202304161333001

 

3) 강훈상 기자, 김성주회장 "`고급식당서 노닥' 상류층여성 큰일", 연합뉴스, 2010 7 30, “https://www.yna.co.kr/view/AKR20100730092700003

 

4) 정지혜 기자, MCM 김성주 회장 한국은 뛰어난 여성 못 담아세계로 눈 넓혀야, 세계일보, 2022 6 29, “https://m.segye.com/view/20220629506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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