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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왜 모아둔 돈이 없을까) 금맥을 절단하는 인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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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교 재학 당시, 지금은 S사이비 종교가 유명해져서 다들 피하고 다니지만 과거에는 인지도가 낮아서인지 대놓고 포교하고 다녔다. 그때 난 중앙도서관 들어가려는데 남자 둘이 다가와 어디 되지도 않는 심리 테스트를 하라는 게 딱 봐도 사이비 할배 교주의 냄새가 풍기는 거 있지? 그래서 싫다고 했지. 하지만 둘은 끈질기게 다가오더라. 하도 화가 난 나는 가짜 이름과 전화번호 적어버릴테니 그냥 가라고 하는 그때 저 멀리서 그들을 관리하는 듯한 여자가 다가오더니 전화번호와 이름을 적으라고, 당신 같은 사람은 주말에 만날 친구도 없지 않냐며 내게 쏘아붙이듯 말했다. 그제야 난 사이비 종교를 다니는 여자들의 알 수 없는 자신감과 동기에 대해 알 수 있었으니, 자기가 사이비 종교를 다님으로써 얻는 불이익보다 주말에 만날 인맥이 있다는 게 더 자랑스러웠던 것이다.


 





 

 


여자에게 있어서 인간관계는 참으로 중요하다. 그러니깐 학창 시절 남자들끼리 신경전을 벌일 때 키, 골격, 입담을 보고 정한다면 여자는 외모, 성격, 얼마나 많은 친구를 두느냐에 따라 결정된다. 만약 친구끼리 사이가 틀어진다? 남자 같은 경우는 말싸움하다가 서로 분에 못 이겨 주먹다짐하지만 여자는 절대 물리적인 싸움을 하지 않는다는 여자들만의 규칙 때문에 말싸움에 이어 말싸움, 그러다가 주변 사람들을 끌어다가 편 가르기를 시작하고 얼마나 많은 사람을 내 편으로 두느냐에 따라 승패가 갈린다. 즉 누가 옳고 그르냐보다 내 입장을 누가 더 많이 공감해주느냐가 중요한 것이다.


그러다 보니 여자들 사이에는 안전 보험 같은 친구인 베프, 짱친이라는 개념이 유독 강한데 팔짱을 끼며 화장실을 같이 가고 다른 친구랑 더 친하게 지내면 배신감에 눈물지으며, 단 한 번의 싸움이 파국이 될 정도로 참 살벌한 사이가 아닐 수 없다. (물론 남자에게도 베프라는 개념이 있지만 질투심이라는 영역까지 발전할 정도로 그리 깊지 않다) 그래서 인터넷에서 떠돌아다니는 이야기 중 하나인 “여자 셋이 있으면 서로 돌아가면서 왕따 시킨다”라는 말이 있는 이유도 모두 혼자 고립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과 두려움 때문에 서로를 배척하고 뭉치며 다시 따돌리는 것이다. 즉 베프 사이를 돈독하게 하기 위한 요소로 따돌림을 시키는 것이고, 이런 것을 보면 여자들의 인간관계는 조금 무섭고 처절하며 불안정해 보일때가 있다. 즉 불안하기에 뭉치고 불안하기에 서로 헐뜯는다.



  그리고 그 습관이 어른이 되어서도 남아있었는지 결혼한 여성들은 ‘맘카페’에서 뭉치고, 결혼하지 않는 여성들도 ‘비혼 공동체’라며 본능적으로 뭉치고, 그러다 보니 아무런 도움 되지 않은 인간관계마저 소중한 관계라고 착각해버리면서 인간관계를 중심으로 포교가 이루어지는 사이비 종교, 다단계가 여자들 사이에서 성행하는 것이다. 남자 역시 잘못된 인간관계로 돈과 시간을 날려 먹는 사례도 있지만 사이비 종교의 여성 신도와 다단계에 홀린 여성 피해자 수, 피해액을 비교하자면 후자가 압도적으로 많다. 이게 모두 여자가 인간관계를 소중하게 여긴 탓이고, 자신에게 도움이 되는 관계와 도움이 되지 않는 관계를 구분할 수 없을 정도로 여자는 외로움이라는 감정에 너무 취약해서 그렇다.



  그것을 사이비 종교도 아는 건지 여성을 대상으로 포교 활동을 주로하고, 다단계 역시 여성 고객을 대상으로 홍보하고 있으니... 도대체 누가 여자의 인생을 이지(EASY) 모드라고 했던가. 남자 사장이던 여자 사장이던 여성 고객을 대상으로 핑크택스 요구하더니 한 사람의 인생을 망가트릴 수 있는 사이비 종교와 다단계의 표적이 여자라고? 나 참 어이가 없어서. 돈을 절약하는 방법, 돈을 버는 방법보다 더욱 중요한 것은 바로 어렵게 벌어 놓은 자신의 자산을 잘 지키는 법이다. 독이 되는 관계와 해독이 되는 관계 정도는 구분할 수 있어야 한다. 돈을 모으는 것, 굴리는 방법은 그 다음의 문제다.





 
 
 
 

 
 
 
그러면 관계를 중요하게 여기던 여자들은 인간관계에서 행복을 느끼느냐. 그건 또 아니다. 인터넷에 보면 감정교류의 너무 작은 부분까지 신경 쓴 모습을 보여주는데, 메신저로 나눈 사적인 대화를 얼굴도 한 번 본적 없는 사람들이 모인 커뮤니티에 올려놓고서는 누구 잘못이고 누가 예민한지 판단해 달라고, 이 말싸움에서 누가 이긴 건지 냉정하게 판단해 달라며 부탁한다. 사실 여자들끼리의 인간관계나 남자들끼리의 인간관계나 별반 차이가 없고 결혼하고 나면 우정이 소홀해지는 것도 똑같고, 자기 애인 뒷담화하는 것도 똑같으며 돈 때문에 절교하는 것도 똑같다. 다만 여자는 인간관계에서 기대하는 것도 많은 것인지 자신의 감정에 귀 기울여주고, 헌신적이며, 피해도 주지 않고 고민이란 고민을 다 들어주는 이상적인 사람을 찾는다. 마치 학창 시절 베프 같은 사람을 말이다.
더욱이 분쟁을 싫어하기에 싸움을 통해서 인간관계가 더 돈독해지는 걸 잘 상상하지 못한다. 한번 싸우면 끝이다 끝. 그러다 보니 사이비 종교와 다단계는 여자에게 데이트 비용 다 내주고 모든 걸 다 들어줄 것 같은 능구렁이같은 남자처럼 사근사근하게 다가오는데 이런 뻔한 방법이 계속 있는 이유는 그 방법이 여자에게 잘 먹혀서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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