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독 직장 생활을 할 때 또라이들을 자주 만나는 이유는 무엇일까. 학교, 스터디 모임, 계 모임에서 보기 힘든 별종들을 왜 회사만 가면 만나냐고요.
“돈 버는 곳은 원래 그래, 일하기 위해 엄격한 모습을 보여줘서 그렇지, 밖에서는 착할걸?”이라면서 넘기라는 사람도 있지만 회사에서 일하는 모습이 오히려 진짜 모습이라고는 생각 안 해보셨나요? 작은 성격들이 모여 한 사람의 성격이 완성된 것처럼 회사에서 보여주는 모습 역시 그 사람의 진짜 성격 중 하나다. 이웃에게 친절한 사람인데 집에서는 가정폭력범이면 그는 나쁜 사람이고, 아무리 훌륭한 위인일지라도 누군가를 살해하면 그 사람은 영원히 살인범인 것처럼 말이지.
그러면 우리 한 번 떠올려 볼까? 삶의 질을 떨어트리는 또라이 직원들 말이다. 공휴일에 연락해 놓고서 자기 좋아하는 등산 가자며 사생활까지 컨트롤하려는 직원, 밖이니깐 편하게 놀자고 할 때는 언제고 수틀리면 직급 따지고 나이 따지는 직원, 커리어우먼병과 공주병이 동시에 걸려 온갖 사고를 다 치고 다니는 직원, 일은 안 하고 남의 사생활만 관찰하고 파벌 만들기 바쁜 직원들까지 하나같이 가까이하고 싶지 않은 사람들뿐이다.
사실 회사 밖에서 만났다면 이런 사람들과의 연을 쉽게 끊을 수 있었을 텐데 회사라는 곳은 일 때문에 억지로 뭉치는 인간 집단, 즉 원치 않는 인연을 계속 유지해야 하는 집단이다 보니 또라이의 기미가 보이는 사람을 봐도 피할 수 없기에 또라이들이 많아 보이는 것이다. 그렇기에 입사할 때 연봉과 업무시간, 업무요건 및 업무 직종을 고려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또라이들이 적응할 수 없는 분위기인지 꼭 확인하고 만약 또라이들이 살판 난 회사라면 일말의 고민도 없이 퇴사해라.
그렇다면 또라이들이 많은 회사에 잘 적응하는 사람은 누구일까. 바로 그 회사에 오래 버틴 사람, 바로 앞 전 선배가 만들어 놓은 문화에 잘 적응하는 사람들이겠지. 회사에서 가장 원하는 인재는 오래 버틴 직원이고 착하고 유능한 직원보다 이해 못 할 회사 분위기에 잘 적응하는 직원이 결국은 그 회사의 분위기를 만들 정도의 직급까지 올라가게 된다. 마치 일제 강점기 때 친일파가 더 잘 먹고 잘살고 나치가 지배했던 과거 독일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인종차별주의자가 될 수밖에 없는 것처럼 말이다.
흥미로운 점은 좋지 않은 직장 문화를 많이 가진 기업일수록, 예를 들면 임금 착취라던가 과도하게 야근이 많고 성희롱에 관대하며 정도가 심한 군대식 문화를 가지고 있는 회사에서 버틴 직원들 상당수가 정신적인 문제가 있는 나르시시스트라는 점이다. 그들은 나 아니면 회사가 전혀 돌아가지 않는다고 자의식과잉에 부풀어 있어서 신입사원들에게는 텃세를 부리고 회사의 부당함에 떠나는 이들을 깔보며, 이 어렵고 힘든 자리를 버틸 수 있는 나뿐이라고 착각하면서 그 회사는 점점 나르시시스트의 독주 무대가 된다.
그뿐만 아니라 회사 대부분이 군대식 문화이기에 자기보다 아래에 있는 직원들에게 반말 찍찍하고 비인간적으로 대해도 상사라는 이유만으로 넘어가다 보니 나르시시스트들에게 더할 나위 없는 천국이자, 군대와 더불어 가장 이상한 사람들이 많은 이유 역시 이상한 사람들이 머물기에 너무도 좋은 무대고 그들을 피할 수 없게 만드는 환경이기 때문이다.
어디서 봤는데. 공감 능력 없는 소시오패스와 나르시시스트들이 사회적으로 더욱 인정받는다는 사실 말이다. 소시오패스와 나르시시스트가 회사에 오래 버티고 그런 별종들이 편하게 있을 수 있는 곳, 그곳이 바로 회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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