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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이여, 제발 야망 좀 가지지 좀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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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에서 별의별 사람들을 다 만났고 인간 혐오증까지 걸릴 정도로 최악의 인간도 만났지만, 그 중 당연 최고로 꼽는 사람은 바로 야망이 넘치는 사람이었다. 야망을 가지는 게 좋은 거 아니냐고? 사람이 야망 좀 있어야 하지 않냐고? 맞는 말이다. 야망 없는 사람은 영혼이 없는 사람처럼 재미없을뿐더러 재미없는 미래도 가지고 있을 확률이 높으니깐. 그런데 하필 왜! 들어온 지 한 달도 안 되었는데! 모든 것을 배워야 하는 신입사원인데! 사장님병에 걸렸냐는 말이다.

 

 

이 회사 저 회사 다니다 보면 열정과 야망이 덩어리의 신입사원을 마주칠 때가 있다. 회사에 입사한 지 반년도 안됐음에도 불구하고 회사 시스템을 통째로 바꿔야 한다고 눈에 불을 켜고 자신이 하는 일을 부풀려서 팀장에게 보고하고 심지어 상사의 성과마저 가로챌 정도로 ‘유능함’에 매달리는 사람 말이다. 하지만 빈 수레가 요란하다고 열정에 비해서 일하는 요령은 부족하고 실수도 잦았는데 또 사장님처럼 명령하는 것은 그렇게 좋아해서 옆 사람의 피를 말리게 하는 특징이 있었다.

아직도 기억난다. 사장님병에 걸린 사원이 무려 2명이나 있어서 그들의 칭얼거림을 들어주느라 진이 빠지던 시절 말이다. 한 명은 자기가 부서에서 가장 중요한 사람이라 자신이 퇴사하면 회사 망한다며 생색을 냈고 또 한 명은 자신이 팀장이 되어서 싹 다 물갈이해야 한다는 소리나 할 정도였으니, 결국 그 사장님병 걸린 남자들보다 내가 먼저 퇴사하여 도망칠 정도로 그들과 함께했던 시간은 사장님을 두 명 모시는 것보다 더욱 끔찍했다.

 

 

사주팔자에 따르면 이러한 사람을 ‘상관살’이 많다고 칭하는데 자기 위에 있는 사람을 밀어내어 자신이 대장을 해야만 직성이 풀리고 누군가를 지시하고 가르치고 통솔해야 직성이 풀린다고 한다. 이런 사람이 잘 풀리면 사업가, 프리랜서, 영업직으로 활약하면서 대성하지만 잘 못 풀리면 완장질은 좋아하는데 실속도 없는 사람, 모든 사람들이 기피 하는 고집불통이 될 수 있다.

특히 이 고집불통들은 회사가 야망을 가진 사람을 원치 않는다는 진리를 절대 납득하지 않고 말단 사원에서 사장으로까지 올라가는 성공 신화의 주인공이 되어보려고 노력하지만 혼자 불타다가 혼자 타 죽는 사람이라서 성공 신화 스토리는 생각보다 빨리 조기 종영하게 된다. 결국 번아웃에 걸려 대충 일하다가 자진 퇴사하는 경우는 비일비재하다.

 

 

이처럼 당신이 고용주가 아닌 고용인이고 회사에서 써줘야지만 밥 먹고 살 수 있는 입장이라면 제발 야망 좀 죽여라. 당신의 무한한 가능성과 야망을 보여주고 싶다면 회사에 입사하지 말고 창업해서 보여주란 말이다. 그렇게 잘났으면 1인 기업 차리라고.

그렇게 창업한 후 깨지고 박살 나고, 자본금을 다 잃고, 자신이 생각보다 별로라는 것을 깨닫고 나서야 얌전해지면서 아무 회사에나 입사하겠지. 그리고 그때쯤이면 회사라는 곳이 왜 이리 차갑고 열정과 열기가 없는 사람들이 많은지 알게 될 것이다. 그건 바로 당신처럼 자신의 꿈과 야망을 스스로 죽이고 온 사람들만 회사에 다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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