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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가 남직원을 더 선호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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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직원을 못마땅해하는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더라고. 아직 해야 할 업무가 산더미인데 퇴근 시간 됐다고 칼같이 퇴근하고 자기 업무가 아니면 그와 연관된 업무는 거들떠보지도 않으며 회사일 보다 자기 가정이 더 중요하다며 회식이며 단합대회며 쏙 빠진다는 이유로 말이다. 솔직히 나무가 아닌 숲을 봐야 하는 사장 입장에선 여직원이 답답하고 이기적으로 보일 것이고 그래서 인터넷에 자칭 사장이라는 분들이 자신이 여자라고 해도 직원을 뽑지 않겠다고 구구절절한 사연을 늘어놓는다. 그러면 또 남자들은 그것을 남초 커뮤니티로 끌고 와서 ‘여직원 무용론’의 근거로 사용하고 있으니... 정말 여자는 채용하기에 매력적인 요소가 없는 사람일까?

물론 채용은 회사 대표의 자유라 여자를 뽑든 남자를 뽑든 상관없지만 시대와 상관없이, 회사의 크고 작음과 상관없이 하나같이 여직원을 선호하지 않는다는 점을 우리는 한 번쯤 곰곰이 생각해 봐야 한다.

1999년 주요 30대 기업의 여직원 비율은 15%였는데 20년이나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겨우 5% 상승한 20%라는 사실(1과 서류 면접 때 일부러 남성 구직자의 점수를 올려 여성 구직자를 떨어트린 사건(2처럼 여직원을 대놓고 무시하는 일이 한두 번이 아닌 것은 분명 이유가 있지 않을까? 단순 성차별 때문에, 사회가 여성 구직자를 죽이려 하니깐, 세상이 여자들을 통제하기 위해 내버려 두지 않으려고 한다며 만물여혐설을 주장해봤자 근본적인 문제의 원인도 찾을 수 없을뿐더러 해결책이 될 수 없다. 여자 외에 모두 나쁜 존재라며 적으로 돌려서는 안 된다는 말이다.

 

 

자 그러면 우리 한번 생각해 보자. 왜 회사는 남자를 더 선호할까. 물리적인 힘이 강해서? 하지만 위의 예시로 들었던 회사, 여성 구직자의 점수를 낮춰서 남성 구직자를 뽑으려고 했던 저 회사의 업종은 물리적인 힘을 필요하지 않은 업종임에도 불구하고 그런 일이 발생했다. 또한 물리적인 힘을 필요로 하는 생산직에서는 오히려 여공이 많고 또 많이 뽑으려고 한다는 점을 생각한다면 뭔가 맞지 않다.

그렇다면 남자가 업무적으로 더 뛰어나서? 그건 마치 남자가 더 지능이 높다는 남성 우월주의자들의 말처럼 근거 없는 이야기이다. 만약 남자가 여자보다 업무적으로 뛰어났다면 왜 업무 능력과 그 가능성을 평가하는 면접에서 남성 구직자의 점수를 인위적으로 올린 걸까. 또한 남성 구직자의 점수를 조작했던 것처럼 실제 여직원의 업무 능력이 더 뛰어나도 남직원의 승진을 위하여 일부러 여직원이 무능하다며 합리화했을 가능성 역시 배제할 수 없다.

그리고 이론을 넘어 실제로도 우리는 답답하게 일하는 남직원, 남자 상사님을 다들 한 번 이상 만나본 적 있지 않은가. 일은 안 하는데 아부하기 바쁘고 설렁설렁이라는 단어를 좋아하면서 사고란 사고는 다 일으키는 사람, 꼭 이런 사람들이 사장님병에 걸려서 고집은 드럽게 세요. 이처럼 일은 못 해도 오래 다니면 공로가 인정되고 철밥통이 넘쳐나는 회사에서 일을 잘하고 못하느냐는 사실 그렇게 중요하지 않다.

그렇다면 중소기업 대기업 가리지 않고 남자 직원을 더 선호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유는 간단하다. 그건 바로 회사 사장들이 원하는 직장인의 자세를 남직원만이 가지고 있고 그 자세는 바로 군대 문화를 통해서 가질 수 있는 복종 정신 또는 노예근성이다.

 

 

확실히 대한민국의 회사들은 남직원을 뽑고 싶어 하고 내가 사장이라도 그랬을 것이다. 모든 일을 알아서 척척하고 업무와 전혀 연관이 없는 일에 투입 시켜도 불만을 크게 표하지 않으며 야근하자는 사장의 말에 아이가 아파서, 약속이 있어서, 몸이 안 좋아서 못 하겠다는 말을 속으로만 삭일 뿐 실제로는 내 말에 잘 따라주니깐.

다만 그들의 불만 없는 자세가 직장인의 권리 발전과 본인에게 도움이 되는지는 잘 모르겠다. 실제 직장인의 인권을 올려주었던 사람들은 불만 많고 이기적이며 인간다운 삶과 직장인의 삶이 공존하기를 바라는 너무도 공상적인 사람이니깐. 주 110시간 근무를 당연하게 생각하고 토요일에도 근무해야 회사가 돌아간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회사에서는 인정받았을지언정 직장인의 권리 발전에 이바지는커녕 오히려 회사 편에 말없이 동조하면서 방해했을 뿐이다.

이처럼 남직원은 회사가 남자를 더 선호한다는 자신감에 취해있지 말고 현재의 본인을 위해서, 미래 세대들을 위해서도 실속있게 나가는 자세를 고려해야 한다. 어느 여직원이 일을 끝마치지 못한 채 퇴근했고 상사는 여직원과 분쟁하기 싫어서 당신에게 그 일 끝마치라고 한다면 자기 일이 아니라고 말할 필요가 있다.

다만 상사는 부하 직원이 그렇게 나온다면 화내겠지. 까라면 까라는 군대식 문화를 누구보다 잘 따르는 남직원의 모습을 원했으니깐. 하지만 여초 회사에서 흔히 보이는 ‘칼같이 나누어진 업무 분담’을 남직원도 할 필요가 있고 특히 남자가 많은 회사일수록 일과 생활, 군대와 회사의 경계가 흐릿하다 보니 그런 변화가 더욱 필요하다.

 

 

남자가 여자보다 더 많은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는 편견은 전 세계적인 현상이지만 (레이디 퍼스트, 기사도 정신) 그것을 회사에서까지 끌고 오며 과도한 책임감과 업무시간을 요구하는 국가는 정말 손에 꼽을 정도로 없다. 허나 한국 남자들은 그런 문화에 어린 시절은 물론 성인이 되어서도 길들어지고 노출되다 보니 살인적인 책임감을 요구하는 회사에도 버티고 그 문화를 유지 시키고 있다.

지금도 사장들은 군대식 문화가 회사에서까지 적용되길 바라고 말이 직원이지 상사의 말에 무조건 복종하는 부하만큼 막 대하는 분위기를 좋아한다. 그래서 꼰대 남직원의 자주 하는 멘트가 “여기가 학교인 줄 알아!” 아니겠는가. 군대에 비해서 개인의 자유와 시간이 조금 널널한 학교 문화를 조금도 용납할 수 없어서겠지.

 

 

참고 자료

 

1) 이한듬 기자, 「말로만 '여풍당당'… 대기업 직원 여성 비율 20% 그쳐」, 『머니S』, 2021년 3월 8일,

https://www.moneys.co.kr/news/mwView.php?no=2021030814088089005

 

2) 이하나 기자, 「‘성차별 채용’ 신한카드, 여성 92명 고의로 탈락시켜… 1심서 고작 벌금 500만원」, 『여성신문』, 2023년 8월 11일,

https://www.women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239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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