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에 있을 공모전이 코앞인 지금,
이제 마지막 글만 쓰면 되는데,
구상도 다 했지만 아무리 봐도 재미없다는 게 문제다.
지금의 내가 봐도 재미 없어.
아니 만든 내가 봐도 별로라니깐?
어느정도 재미없냐면 모든 것을 때려치고 무한도전만 보고 싶을 정도다.
왜냐하면 무한도전은 재미있잖아.
우리가 학창시절 했던 공부는 생각나지 않지만
무한도전에서 봤던 기가막힌 애드립이 기억나는 것은
모두 뇌라는 게 선택적 기억 능력이 있어서 그런 거다.
뇌는 컴퓨터가 아니니깐.
자기 하고 싶은 일에는 그렇게 팽팽 돌아가는데 싫은 일에는 게을러지더라고.
그래서 난 작문에 재능 없음을 매번 느끼곤 한다.
글쓰는 것보다 무한도전 보는 게 더 재미있고
출연자가 했던 재미있는 몸개그가 더 선명하게 기억할 정도다.
이런 재미있는 컨텐츠의 유혹을 뿌리칠만큼 재미있는 글을 쓸 수 있을까?
쓰는 사람도 즐겁지않고 그런 사람이 쓴 글도 즐거워보이지 않다면
그건 도대체 뭐야?
억지로 꾸역꾸역 쓸 수도 있지만 그렇게 만든 창작물은
현재의 나도 실망하고, 보는 사람도 실망하고, 미래의 나 역시 실망하기 쉬운 작품이 되기 쉽다.
대중의 마음은 하늘의 뜻이기에 내가 통제할 수 없지만,
미래의 나의 마음도 내가 어떻게 할 수 없는 미지의 영역이지만,
다른 건 몰라도 현재의 나를 만족시킬 수 있는 글은 써야할 거 아니냐고.
그런데 이게 제일 어렵다는게 문제야.
어쩔 수 없이 결국 다시 이야기를 구상해 나갈 수 밖에.
더 재미있고 더 흥미로우며 글 쓰는 나도 행복하게 만들 수 있는 글을 말이지.
상대를 미소짓게 만드는 방법은 먼저 내가 미소를 지어야 하니깐.
참 궁금하다.
과연 거장들은 만족도의 몇퍼센트에 도달했을 때 작품을 썼었나.
적당히 흥미있고 재미있는 소재가 떠오르면 바로 썼었나?
자기 스스로가 봐도 천재라고 생각할 정도로 완벽한 아이디어가 떠오르고 나서야 썼었나?
아니면 억지로 강제로 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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