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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심히 하면 안되고, 잘해서도 안되고, 그냥 해야 해요.

에세이/나의 작문 일대기

by @blog 2024. 4. 21.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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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소설 작문 교수님이
“야 우린 이제 프로의 수준으로 가야해. 글을 좋아하는 게 아닌 잘 써야 한다고.”

라고 말했던 기억이 난다.

학생 시절엔 그 말을 듣고 교수님의 프로페셔널함에 멋지다고 생각했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아마추어들이 생각할 법할 말을 하고 계시더라고.
아니 그걸 누가 모르냐고요.





 

 



우린 있지, 모든 다~~~~ 잘되고 싶은 마음을 가지고 있다.
누가봐도 전망 없어 보이는 자리에서 치킨집을 연 사장님도,
누가봐도 한달도 안 되어서 헤어질 것 같아 보이는 장거리 커플도,
누가봐도 서울대는 커녕 서울권 안 대학교에 입학할 수 없는 재수생도,
상처만 받고 자존심만 상할 것을 알면서도
잘 되고자 하는 마음으로 시작한다.



 

 









하지만 노력은 늘 그렇듯이 사람을 배신하고 실패의 구렁텅이로 떨어트린다.

오히려 지나친 노력, 간절함을 담은 최선의 행동이 일을 더 꼬이게 만들더라고. 

고흐는 그렇게 멋진 그림을 열심히 그렸음에도 성과가 없었고

사람들에게 사랑을 전파하고자 하던 목수의 아들은 십자가 형을 당했으며

반지의 제왕과 같은 대작을 쓴다며 머리 싸매던 지망생 친구는 결국 지망생 생활을 포기하고 말았다.

 

 

 

 

이처럼 우리가 아는 성공, 긍정적인 여론 분위기라는 것은

한사람의 노력으로 어떻게 해볼 수 있는 요소가 아니다.

물론 노력의 영역도 어느 정도 필요하긴 해.

하지만 운의 영역이 매우 큰 비중을 차지하기 때문에 사람이 어떻게 해볼 수 없는 것이다.

고흐의 그림은 그가 죽기 전과 죽은 후 갑자기 달라진 것도 아니잖아.

예수의 삶이 십자가형을 받았을 당시와 현재와 다른 것도 아니잖아.

고흐의 그림도, 예수의 생애도 모두 똑같았지만 여론의 영향이 바뀌면서 가치가 올라간 것이고

그 여론이라는 것은 그 누구도 예측할 수 없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인정받을 수 있냐요?”라고 묻는다면,
뭐긴 뭐야. 그냥 하는 거지.
운 좋으면 살아 생전에 한번 대박 터트리는 거고
안된다면 그저 운이 안좋은 것 뿐이지 당신이 못한 게 아니다.

그런데 그 사실을 절대 인정하지 못하고  

“대작을 쓴다... 반드시 멋진 작품 쓸 꺼야...”라고 하면서

여론이라는 것을 노력으로 바꾸어 보려고 한다면 오히려 홧병 생길 수 있다.

 

 

 

 

그래도 끝까지 '잘' 쓰도록 노력한다면 사람들이 알아 줄 거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필력과 성공의 척도가 전혀 다르다는 사실을 

인터넷 소설로 성공한 귀여니와 “파이널 소드”게임을 통해서 

다시한번 알아야 한다.

필력을 찾아볼 수 없을 정도의 인터넷 소설이지만 자신의 글을 2번이나 영화화시킨 귀여니,

조작감도 좋지 않고 엔딩, 사운드, 여러가지 요소에서 다른 게임들보다 뒤쳐지지만

오히려 그런 요소가 매력도가 되어서 대박을 친 파이널 소드.

이처럼 열심히 하고 잘한다고 해서 또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그래도 또또 포기하지 않고 단숨에 성공할 수 있는 어떤 성공 알고리즘을 찾으려 한다고?

예를 들어 상업적으로 성공한 작가에게 과외를 받거나 작문서를 보면서 말이지. 

하지만 당신이 글을 쓰기로 펜을 들었다면 자존심이 상해서 그런 방법을 택하지 않을걸?

마치 어떻게 해서 수능 1등급 받았냐는 질문에

“교과서 위주로, 친구들과 안 놀고, 주말에도 공부를 하며, 주체적으로”라는

수능 1등의 말에 그대로 따르지 않는 수험생들처럼 자신의 작문 스타일이 있는 이상 그건 불가능하다.

 

 

 

 

그런데 끝까지 그 사실을 인정하지 않고 빨리 돈과 명예를 얻고 싶은 사람이

결국 마지막으로 택하는 방법은 표절이다. 

표절이라는 게 위법적인 이유로 나쁘기도 하지만

작가 지망생으로서 표절을 한다는 건 스포츠 정신을 버리는 것,

즉 자신에 대한 글에 대한 자부심, 정의를 다 버리고 돈과 명예에만 집착한다는 뜻이다.

만약 표절 작가들이 스포츠를 했다면 스포츠 정신을 버리며 승부조작을 했을 것이다.

만약 표절 작가들이 수능을 봤다면 컨닝을 하는 사람과 마찬가지다. 

 

 

 

 

그러면 할 수 있는 방법은 단 하나뿐이네?

그냥 꾸준히 하는 거다.

그리고 꾸준히 하기 위해서는 인정 받고자 하는 마음에 불타지 말고 

본인이 하기 좋아하는 스타일로 계속 ~ 그냥 계속 해야지,

소위 말하는 "현자타임"이 안오고 더 오래 할 수 있는 거다. 

매일 아침 마시는 커피처럼 그냥 써보고

다른 사람이 쓴 책을 보면서 트렌드도 한번 익혀보고.

투고하다가 좌절하고 또 좌절하면서

매일 소소하게 내 삶의 일부로 만드는 것 뿐 외에는 정말 방법이 없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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