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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려한 단어가 나를 감싸네.

에세이/나의 작문 일대기

by @blog 2024. 7. 2. 0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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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한참 지난 일이지만 과거 명품으로 치장하고
스타벅스와 아웃백에 가는 여자를 된장녀라고 부르며
여자의 소비를 탄압하던 시절이 있다.
자기 돈으로 썼는데도 시아버지처럼 탄압했다니깐?
아 진짜 1원 한푼도 보태주지 않으면서 여자의 소비를 남자가 통제하려고 했던 암흑기가 있었다니깐?



 
 
그렇게 돈도 없으면서 자신을 상류층으로 꾸미는 여자의 행동에 지적하지만....
어디 여자들 뿐이랴?
매력도, 말주변도 부족한데 예쁜 여자는 사귀고 싶은 마음에
대출받고 외제차를 사서 어디 재벌가 아들인 척하려는 남자,
집에서 유튜브 쇼츠 보면 낄낄거리지만 인스타그램만 보면 고상하게 예술품 사진 올리면서
필사적으로 자신을 고품격으로 꾸미는 사람,
환대 한번 받겠다고 얼굴을 심하게 외곡 시킨 셀카 사기꾼들까지.
그럼에도 우리가 매번 속는 이유,
하는 척 하는데 그것이 진짜 인 줄 알고 속는 이유, 
그건 바로 우리가 상대방의 진짜 모습에 그다지 관심도 없고 알고 싶은 의지도 없기 때문이다.



 
 
 
 
 
 
그건 글에서도 마찬가지다.
작가가 글 하나 쓸때 얼마나 고생하고 얼마나 마음 담았는지에 대해 생각하는 독자는 단 한명도 없다.
그러기에 글에 있어서도 '단어'로 치장하고 어떤 스타일로 꾸며야 하는지 염두해두어야 한다.
마치 비싸보이고 싶어서 명품을 치장하는 여자처럼,
뭔가 고풍스럽게 보이고 싶어서 미술관에 들락날락 거리는 사진을 올리는 사람처럼, 
나는 다른 사람과 달라보이고 싶어서 힙스터 처럼 꾸미는 사람처럼 말이지.
 
 
 
 
 
어디 대표적인 예로 학교가 배경인 학생의 이야기를 글을 쓴다고 하자. 


“그가 내 말을 가로막았다” 보다는
"등교시간이 지나자 칼같이 닫힌 교문처럼 그가 내 말을 가로막았다." 가 아마도
더 학교스럽고, 더 주인공이 학생이라는 것을 상겨시켜주거든.
하다못해 판타지 소설, 무협지, sf에서도 전문으로 사용하는 단어와 용어가 있지 않는가.
소설에서도 마찬가지다.
주인공이 할머니라면 폐경, 흰머리, 할아버지, 처녀시절의 모습 이런 단어를 사용해야지,
최애, 힙스터, 공방 포카, 빵꾸똥꾸, 노잼, 노답 같은 단어를 쓰면 이입이 될까.
아 물론 할머니가 아이돌 팬이라면 이야기가 좀 달라지기는 하겠다만
우리가 할머니를 생각할때 떠오르는 단어와 그와 어울리지 않은 단어를 쓴다면
계속 충돌하다보니 이입이 힘든게 당연지사.   
천국에 사는 천사를 쓰고 싶으면 신앙심 묻어나오는 단어를 써야지
어디 원자력 발전소에 일하는 직원들이 사용할 법 할 단어를 쓰면 안되잖아.
물론 천사가 원자력 발전소 지원이었다는 설정이 추가된다면 다르지만,
이때는 원자력 발전소에서 어울리는 용어 + 천사로서 어울리는 용어까지
사용해야 하기때문에 머리가 터질껄?

 
 

다만  단어에 집착하는 나머지 이야기를 엉망으로 만들면 하느니 마느니 못하니....
어디까지나 참조, 그렇게 하면 좋다 정도로 이해하면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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