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없지만 당시 E스포츠 잡지 중 가장 유명했던 건 파이터포럼에서 나온 esFORCE였다. 물론 중계권 사태때 E스포츠 팬과 정반대인 케스파 편에 섰던 기자 대부분이 파이터포럼 출신인걸 보면 미심쩍은 건 사실이고, 더불어 지금은 아니지만 중요한 시점에 이병민을 다룬 기사도 루머를 바탕으로 썼기 때문에 한번 더 의심이 갔다. 그렇지만 esFORCE는 다른 신문보다 E스포츠 세계에 대해 누구보다 자세히 다루었기에 정보적 가치가 있는 잡지라는 건 사실. 그리고 그 잡지에 이병민의 이적 기사가 올라온다.
팬택앤큐리텔의 재계약 협상은 지난 6월말 처음 시작됐다. 당시 프런트는 이병민에게 1년 계약시, 3년 계약시 나눠 금액을 제시했다. 그러나 이는 이병민이 생각했던 것에 훨씬 못 미치는 액수. - 생략
이병민이 팬택앤큐리텔을 떠난 이유? (1 |
2004 스카이 프로리그 2라운드에서 MVP를, 2005 스카이 프로리그 1라운드에서 팬택에서 가장 좋은 성적을 냈음에도 불구하고 그가 제시받은 금액은 상상이하라는 것이다. 자 그러면 여기서 한번 생각해보자. 이병민이 제시받았던 금액은 도대체 얼마였을까? 또 그가 예상했던 금액은 얼마였을까? 후에 그가 KTF로 갔을 때 받았던 연봉은 3년에 2억 1천, 즉 1년에 7천만원이였다. 그러면 그가 제시받았던 금액은 당연히 7천만원 이하일 것이다. 거기에 이윤열이 2억을 받았다는 기사가 나왔지만 실제 1억 2천을 받은 것처럼 이병민도 팬택에 있을 때 5천이 아닌 더 적은 액수를 받았는데 거기서 더 줄어들어서 실망을 한 것일 수도 있다. (이건 확실하지는 않다) 팬택은 준우승만 2번, 프로리그에서 좋지 못한 성적으로 선수에 대한 지원을 줄일 수도 있는 상황. 형편없는 금액 제안으로 이병민은 마음이 식었고 그의 부탁대로 KTF와 이적 조율을 한다.
그런데 안목이 있는 감독이라면 이병민을 다른 팀 감독과 접촉시키지 말았어야 했다. 왜냐하면 프론트와 송호창 감독이 제대로 못봤을지 모르지만 팬택의 프로리그 성적의 중심은 사실 이병민이기 때문이다. 물론 2004 프로리그 3라운드와 팀리그에서 활약한 것은 이윤열이였지만 이는 이윤열에게 출전기회를 양보했기 때문에 능력 발휘를 못했던 것. 그래서 다시 출전기회가 주어진 2005 프로리그 1라운드에는 승률 70%가 넘는 모습을 보여주었으니깐. 그러나 개인리그에 우승 못했기 때문이였나? 기억에 확 남는 명경기를 보여주지 않았기 때문인건가? 그것도 아니라면 송호창 감독은 이재항처럼 팀에 나가고 싶다는 말에 자존심이 상해 홧김에 그런 것일까? 너무도 쉽게 KTF와 접촉시킨다.
당연히 KTF 입장에서는 이병민 영입을 환영 했을 것이다. 테란 라인이 상대적으로 약한지라 보강할 선수를 원했고 더불어 지난 2004년 아이옵스 스타리그때 KTF 선수들은 이병민를 타겟으로 정할만큼 KTF 선수들에게 강한 면이 있었다.
-KTF 선수들이 가만 두지 않겠다고 공언했는데.
[아이옵스] 팬택앤큐리텔 이병민 인터뷰, "이번 우승은 내 차례다."(2 |
-조지명식에서 견제가 들어왔던 KTF 선수들을 모두 이겼다. [아이옵스] 팬택앤큐리텔 이병민 인터뷰 "KTF를 특별히 의식한 것은 아니다"(3 |
KTF 선수들의 타겟. 꾸준히 4강안에 들어가는 성적. 좋은 프로리그 승률. KTF는 그에게 흥미를 보였고 이병민도 확실한 테란 선수가 없었던 그곳에서 실력 발휘를 하고 싶어했다. 최고의 팀에서 최고의 선수가 되기 위해서. 에이스 이윤열이 없는 그곳에서 확실한 에이스가 되기 위해. 이에 삼성전자에서도 관심을 보이자 송호창은 마음이 바뀌어 이병민을 설득한다. 그러나 기존 제안했던 금액에 몇백만 올려주는 수준이였고 자존심 상한 이병민은 확실히 거절한다. 자신의 모든 것을 걸고 프로게이머로 지냈던 팀이기에 실망감이 더 컸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팬택 측은 끈질기게 협상, KTF와 약속하기로 한 금액만큼 제안했지만, 중요한 건 돈이 아니다. 자신이 팀에서 제대로 된 대우를 받는게 중요한거지.
이병민은 전화 인터뷰에서 "팀에서 제시한 계약 조건 등을 비롯해 팀과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다. 다만, 나 자신의 진로와 앞으로의 방향에 대해 여러가지로 고민한 결과 테란카드가 부족한 팀에서 역량을 펼치고 싶다"고 밝혔다. 이병민, SKY 프로리그 2005 후기리그 못뛸 수도(1* |
후에 팬택 측에서는 아직 협상 중인데 KTF에서 몰래 빼갔다고 했지만(4 후에 이병민의 인터뷰를 보면 팬택때 자신을 잊어주고 새 팀의 자신을 기대해달라거나, 누구보다 열의있게 연습했다는 기사를 보면 그는 아마 KTF로 가고 싶어했는지도 모른다. 팬택이 간을 보지않고 처음부터 7천만원을 불렀으면 좋았을 것을 자꾸 번복한 변덕이 문제인 것이다. 사실 송호창 감독의 변덕은 이번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후에 그렇게 싸웠던 이재항을 다시 팬택으로 들어오게 하는 걸 보면, 또 얼마안있어 연봉협상 문제로 계약을 하지 않을 걸보면 어느 정도 그의 성격이 추측된다. 물론 그 원인은 선수에 대한 과도한 믿음이였고, 선수들도 자기만큼 열정적이길바랬는데 그러지 못한 것에 대한 섭섭함이였고.
이적 전, 2005 프로리그 2라운드 올스타전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아 이적설의 기미가 보였고
팬택앤큐리텔 이병민이 올스타전 명단에서 누락되는 등 출전하지 않는 일이 잦아져 팬들의 의혹을 사고 있다. 출전하지 않는 이병민, '왜?' (6 |
그렇게 중국 CKCG 행사를 끝으로
이병민은 더이상 팬택의 유니폼을 입지 않게 되었다.
이 때쯤 삼성전자도 이병민에게 관심을 보이며 사안이 커지자 송 감독이 마음을 바꿔 이병민을 설득하려 했다. 그러나 2차 연봉협상에서 크게 마음이 상한 이병민은 "팬택앤큐리텔과는 어떤 조건에도 계약하지 않겠다"라고 답했다. 이병민이 팬택앤큐리텔을 떠난 이유? (1 |
지금은 모르지만 당시 그의 이적은 꽤나 파격적이였다. 왜냐하면 그 시대에는 자신이 뽑혔던 팀에 계속 계약했던 경우가 흔했고 당연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의 이적, 더불어 최연성의 이중계약 사건으로 인해 FA 제도가 탄생했다.
- 생략 2005년 9월, 당시 팬택앤큐리텔 소속이던 이병민이 소속팀과의 계약 연장을 거부하고 KTF로 이적하는 일이 발생했다. 이는 소속팀과 계약이 종료될 경우 선수의 의지에 따라 자유롭게 다른 팀으로 이적할 수 있는 선례를 남겼고 기업 소속 게임단과 비기업 게임단이 공존하던 상황에서 비기업 게임단 선수들의 연쇄 이탈을 낳을 수 있는 충격적인 사건이었다. 기업 소속의 프로게임단이 속속 창단되면서 제기됐던 선수 이적에 관련된 규정 마련을 등한시했던 협회는 두 가지 사건을 통해 각계에서 이와 관련한 지적을 받았고, 2005 시즌 종료 후 비시즌 기간을 통해 새로운 규정을 준비하기에 이른다.이에 협회는 2006년 3월 22일 2006 상반기 프로게이머 정기 소양교육을 통해 2006 시즌 규약 개정안을 발표, 종전 규약을 개정해 구단의 선수에 대한 보류권을 인정하고, 이와 함께 FA 자격 취득 요건, 적용 방법 등을 포함해 FA 제도 도입의 틀을 마련했다. [특별기획]FA 특집② '자유계약선수', 어떻게 도입됐나?(8 |
다만 로스터 문제(1* 뉴스기사 참조)로 프로리그 2라운드에 출전 못하지만(개인적이지만 송호창의 보복심으로 보인다) 9월 2일을 시작으로 KTF 숙소에 머물게 된다. 그는 KTF 1군에서 가장어린 선수였고 당시 선배였던 박정석과 함께 차를 타면서 이런 말을 하는데
"저는 형들 말 잘 듣고요. 항상 새겨들어요"
자. 우리 한번 인간적으로 생각해보자
어헣↗ 이 자식 괜찮네?
하지만
- 지금 보면 장난도 치고 친한 거 같은데 이병민 선수는 다른 팀에 있다 왔잖아요. 예전부터 친했어요? 박정석 : 저는 병민이 잘 몰랐어요. 처음에 왔을 때 차로 같이 이동하면서 이야기했거든요. 그때 저한테 "저는 형들 말 잘 듣고요. 항상 새겨들어요" 하더라고요. 그래서 '아~ 애 괜찮다'고 생각했는데 조금씩 변하더니 지금에 와서는 랭킹1위라고 그러고….(웃음) 스타계의 레알 마드리드, KTF 선수 5인방(9 |
이윤열이 그렇게 노래부르던 랭킹 1위의 야욕을 KTF에서 보이기 시작했다카더라
(진짜 뱅미는 속내를 알 수 없는 사람이다)
사실 그가 KTF로 온 이유는 바로 그것이다. 자신의 가치를 제대로 보지 못했던, 이윤열이라는 에이스 뒤로 평생 지내게 될지도 모르는 곳에서, 그런 곳에서나와 존재감을 보여주고 싶었기 때문이다. 최고의 구단에서 최고의 선수로. 정상중의 정상이 되고 싶은 그의 야망을 눈치챈 사람이 있었을까? 적은 말수와 유순해 보이는 외모 뒤에 숨은 욕심은 우리가 상상하는 그 이상이라는 것을 알았을까? 어쩌면 그는 자신의 욕심을 파악하고 가치를 알아봐주는 팀을 원했을지도 모른다. 후의 일이지만 그가 이스트로로 이적했을때 연봉 금액은 상관없고 자신의 능력을 인정받고 출전기회만 주어진다면 괜찮다고, 돈보다 중요한 건 프로게이머의 명예라고 말했으니깐.
KTF에 입단한 소감은 - 친정팀을 떠난 기분은 - 생략 - 팀을 옮기게 된 결정적인 계기가 있다면 - 생략 - 앞으로의 각오 한마디 [인터뷰]"새로운 각오와 모습으로 다시 시작하겠다" KTF로 유니폼 갈아입은 이병민(7 |
그와 동시에 생각해봐야 할 점이 있다. 바로 그가 들어간 팀은 KTF. 많은 프로게임단 중 최상위에 속했고 뛰어난 선수가 많은 팀이다. 홍진호, 강민, 박정석, 변길섭, 조용호. 괜히 게임계의 레알마드리드라는 말을 듣는 곳이 아니다. 좋은 연습상대, 풍부한 연봉, 엄청난 인센티브. 그러나 조금만 성적이 부족하면 엔트리에서 제외될 수 있고 슬럼프가 보인다면 방출의 위험까지 있는 자리다. 그런 치열한 곳에서 에이스가 되어 T1의 최연성, 팬택의 이윤열과 맞부딪칠 수 있는 대표테란이 될수 있을지는, 지켜봐야겠지.
출처
1) http://cafe.daum.net/SKYproleague/rmD/57?q=%A0
2) http://cafe.daum.net/prolbm/9fGw/275
3) http://cafe.daum.net/prolbm/9fGw/291
4) https://news.v.daum.net/v/20050903110415841
5) http://cafe.daum.net/prolbm/9fGw/632
6) http://cafe.daum.net/SKYproleague/rjd/55?q=
7) http://cafe.daum.net/prolbm/9fGw/635
8) https://sports.v.daum.net/v/20081110213912373
1*) http://cafe.daum.net/prolbm/9fGw/632
9) http://dc.news-ade.com/?c=news&m=newsview&idx=3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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