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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쾌함으로 시작해 불쾌함으로 끝나는 이야기 (사랑은 단백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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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모르라는 화가겸 유튜브 크리에이터는 우울한 감정도 표현할 자유가 있다는 모티브로 활동하면서 어떻게 보면 좀 난해한 그림, 하지만 내면의 부정적인 감정을 표출하는 그림을 그렸다. 원색을 사용하여 눈에 강하게 남는 우울한 그림들. 그리고 그가 운영하는 팬카페와 우울한 느낌을 풍기는 팬들의 그림. 보통 그림 카페는 조금이라도 예쁘게 그리려는 반면, 그가 운영하는 카페의 그림은 피와 자해와 자살과 위험한 표현들이 과감하세 표출됐고 그런 팬들의 그림을 두고 이모르는 조언 하기도 하는데 평소에 쌓인게 많아서 인지, 아니면 그런 종류의 그림을 하도 많이 봐서인지 제발 일방적으로 감정을 배설한 그림은 자제하라고 했다. 그런 그림 있잖아. 예술적인 테크닉은 안 보이고 뭔가 어둡고 음침한 분위기는 풍기지만 막연히 손 가는대로 그는 그림, 삘 받아서 그린 그림들 말이다.
 

  왜 잭슨 폴록의 삘 받아서 그린 그림은 높이 취급하면서 일반인의 그림은 고평가 안하냐고? 잭슨 폴록 작품이 그냥 감정을 싸지른 작품 같아보이지만 "잭슨 폴록 스타일"이라고 부를 수 있었던 것은 최초로, 또 지속적으로 하여 하나의 스타일로 고착화 시켜서 그렇다. 그러니깐 그것이 하나의 개성이 될 정도로 최초로, 전문적으로, 그리고 지속적으로 하면 몰라요. 그들이 그런 삘받은 그림체를 계속해서 그린다면 그 사람의 스타일로 인정되지만 실상은 그러지 못하잖아. 그림 스타일을 꾸준히 유지시킬 철학없이 삘받아서 그린 그림은 그냥 감정 배설이다.
 

  우린 보통 예술이라고 하먼 감정 배설, 날 것 그대로의 나 자신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막상 보면 또 그런 것도 아니다. 우린 상상이상으로 날 것 그대로의 감정, 생각, 사상을 아누 많이 좋아하지 않는다. 예전에 이와 관련된 에세이를 쓴 적이 있는데 우리는 인간미 있는 사람이 좋다고 하지만 이게 "한참 모자라고 배울점이 많아 보이는 허술한 모습"의 인간미를 좋아하지, 탐욕적이고 자기만 생각하는 인간스러움은 또 좋아하지 않는다. 즉 계산되어 잘 가꾸어진 인간미를 좋아하지 진짜 인간스러움을 좋아하는 사람은 없다. 그래서 다들 혼자가 편하다고 하잖아.
 
 
  그래서 날 것 그대로의 문학과 영화를 보고 나면 대부분 "그래서? 말하고 싶은 게 도대체 뭔데?"라는 의문점과 함께 사람들은 불쾌한 감정을 느낀다. 불쾌함. 이 특유의 감정을 누구는 예술적이라고 칭송하고 누구는 찝찝하다며 기피하지. 약간 이상문학상을 읽다보면 이런 느낌의 소설이 많은데 뭔가 읽고나면 찝찝해. 부정적인 이야기는 다하는데 해결되는 것은 없어. 오징어게임3처럼 허무함과 씁씁함만 남아. 마치 무기력을 전파시키는 듯한 그런 오묘한 감정이 마음을 평안하게 해주기도 하지만 동시에 어떤 의지의 죽음상태에 이르게 만들어 준다. 이런 멜랑꼴리한 상태를 많은 사람들은 "예술적인 건가?"라고 착각하지만 나는 좀 다르게 생각한다. 이것은 명백한 불쾌함이다.
 

  과거 난 그 불쾌함을 어떻게 설명할 수 없어서 예술적인건가 아리송할때가 있었고 특히 사춘기 시기 및 개인적인 성격으로 인해 그 불쾌함에 열렬한 충성도를 가지며 활동하는 사람들을 많이 봤다. 지금은 근황을 알 수 없는 "겸디갹"의 만화와 자기 혐오스러운 거 잘본다는 초등학생에게 인기 많던 이토준지 만화에서 그 충성심을 뚜렷하게 볼 수 있었고 말이지. 연성호 감독의 <사랑의 단백질> 역시 보고 난 후에는 도대체 무슨 소리를 하는 건지 모르는 감정과 함께 불쾌함이 남는다. 자기 아들을 실수로 튀겨버리는 것을 이해하겠지만 저렇게 호러블하게 표현할 필요가 있어?



  물론 그 작품을 마음먹고 높이 칭송한다먼 할 수는 있다. 서민에게 자본주의는 자신의 소중한 아들도 바쳐야하는 냉혹한 지옥, 인생은 고통의 연속이자 자기 아들을 파는 것 같은 허무함, 뭐 이런식으로 말이지. 다만 만화인 <돌격! 빠빠라대>에서 이와 비슷한 장어 요리사 이야기가 <사랑의 단백질>보다 먼저 나왔는데 귀여운 그림체와 대화를 통해서만 유추할 수 있는 연출 덕분에 블랙코미디스럽게 보이는 것에 비해, 사랑의 단백질에서는 쇼크함이 너무 강해서인지, 아니면 병아리의 호러블한 그림의 이펙트가 워낙 커서인지 작품 안에 담긴 의미가 잘 보이지가 않는다. 그렇다고해서 킬링타임용이냐, 아니면 감동이 있었는냐, 그것도 아닌거 같은데.
 

 
  물론 날 것 그대로의 작품이 나쁘다는 것은 아니다. 다른 분야도 아닌 오직 예술이라는 위대한 분야에서만 인간의 날 것 그대로의 모습을 볼 수 있고 또 내가 예술을 사랑해서 참 다행이다 싶기도 하고. 하지만 "미학 좆까고 내 감정부터 우선봐라. 내게 예술철학이란 오직 기존 질서의 파괴다."라고 츄라이 츄라이 하는 작품은 내게 있어서 아름답지가 않다. 김기덕 감독의 <나쁜 남자> 역시 따지고 보면 영화의 형태를 가지고 있고 그것 역시 예술이다. 특히 외국인이 좋아하는 박찬욱 감독 스타일의 핵불닭맛 영화다. 하지만 영화를 본 사람은 물론, 영화에 출연했던 여배우가 그에 대한 충격으로 배우 일을 그만둘 만큼 어떤 날 것의 표현이 반드시 좋다고는 볼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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