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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게이머 김현진에 대하여 12 / 은퇴

과거 스타크래프트1 인물 리뷰

by @blog 2019. 7. 1. 2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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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1월 10일. 신한은행 프로리그.

STX가 2점, 이스트로가 1점으로 밀리고 있는 상황이었다.

 

 

 

 

 

  그리고 이스트로의 목을 확실히 끊을 선수가 등장하는데 다름아닌 서지수. 여제라고 불리던 그녀는 김가을과 함께 게임리그 여성부를 주름 잡았고 뛰어난 기량으로 남성 선수들과 맞먹을 정도의 실력을 가졌다. 그러나 계속되는 예선전 실패로 소식이 없다가 1110일만에 STX 소속으로 등장한다. 긴장해서 마우스를 계속 흔드는 신희승. 반면 차분한 서지수. 1110일만의 등장에 긴장할 법도 한데 서지수가 이렇게 침착한 이유는 누구보다 연습을 했다는 증거다. 그리고 경기는 시작된다. 

 

 

 

  마지막 경기가 스카이 프로리그 2005년 11월 27일 인 것이 사실일까? 한창 주가를 올리는 신희승의 본진에 벙커링을 할 정도의 과감한 플레이와 6배럭으로 밀고 나가서 누가봐도 신희승의 패배가 확실시 됬다. 그러나 간신히 막은 신희승은 메카닉으로 넘어가고 서지수도 벌쳐와 시즈탱크로 공격한다. 그러나 메카닉 싸움에서 신희승이 유리하게 넘어가고 특히 클로킹 레이스로 승기를 잡았다. 결국 GG 치는 서지수. 

 

 

아쉽지만 만족한 듯 살짝 웃은 그녀. 반면 신희승은 자신이 이겼음에도 얼떨떨해한다.

 

 

그래도 아쉬움이 남았는지 코치와 대화 후 고개를 떨구다가 다시 들며 경기장 밖으로 나간다.

 

  STX 김은동 감독은 바쁘게 작전 회의를 하고 이스트로 감독은 차가운 눈으로 그 상황을 지켜본다. 사실 이스트로 감독은 서지수의 마음을 안다. 왜냐하면 선수 출신 감독이며 서지수가 마지막으로 출전한 2005년 11월 27일 즈음에 자신 역시 수많은 예선전에서 떨어졌기 때문이다. 서지수는 다시 선수의 길을 택했지만 그는 은퇴하고 완전히 포기했다. 마우스를 잡고 싶은 충동에 휩싸이고 경기에 참가하고 싶어 미쳐버릴 지경이였지만, 자신의 자리를 스스로 치우고 나서야 미련을 버릴 수 있었고 그 후 선수의 마음으로가 아닌 지도자의 시선으로 볼 수 있는 감독이 되었다. 그 감독은 바로

 

 

 

 

 

 

 

김현진이였다.

 

 

 

 

 

 

 

 

 

  이대니얼 감독과의 약속 후 김현진은 마지막 예선전에 참가한다.

 

 

 

 

 

 

  장소는 PC방. 어디에도 동영상을 찾아볼 수 없는 2006년 평범한 예선전. 스튜디오도 아닌 곳이지만 김현진은 결승전에 온 것 마냥 긴장한다. 마지막으로 쓸지도 모르는 마우스와 키보드를 꽉 쥐고 잘해보자는 마음으로 삭발까지한 짧은 머리칼을 가지며.

 

 

 

 

하지만 결과는 역시 또 좋지 않았다. 2006년 그의 승률은 10%대까지로 진입하게 된 것이다.

마지막으로 참가한 예선전까지 실패. 그리고 이제 이 상황을 받아들인다. 자기는 안된다고.

 

 


  “예선이 진행될 때만해도 김현진이 선수로 활동하려고 하는 의지가 있었지만 예선 탈락 이후 코치가 필요하다는 내 의사에 동의해 코치로 받아들였다” 

[2006/04/11-파이터포럼] e네이처톱 김현진 코치 변신 "팀 위해 희생하겠다" - (1

 

 

 

  이제 김현진은 선수로써 완전히 은퇴한다. 화려한 은퇴식을 했느냐. 그러면 팬들에게 은퇴하겠다고 말이라도 했느냐. 아니다. 코치로 활동한다는 기사를 팬이 먼저 가지고 오고 나서야 김현진은 팬들에게 알린다. 많이 생각했으니 너무 아쉬워하지 말라. 저는 열심히 했으니깐 재미있었습니다. 후회하지는 않아요. 그야말로 자기만의 은퇴식을 혼자 치뤘다. 팬도 없고 화려한 무대 위에서 하는 것도 아닌 자기 혼자서. 그러면 그는 선수로써 미련이 없었을까? 그의 은퇴식, 마냥 행복 했었을까?

 

 

 


김철민 MC : 선수, 코치, 감독 시절을 거치면서 눈물을 남몰래라도 흘려본 적이...

김현진 : 아 있죠. 선수때.. 선수 때 한번, 은퇴할 때. 그리고 (은퇴)결정을 내릴 때 힘들었던 것 같고.


- MBC 게임 스타방위대 4회 중 - 

 


◆게임에 미련도 있었다

김 코치도 원래는 프로게이머였다. 팀 사정상 코치로 보직을 옮겼지만 오랫동안의 프로게이머 생활이 쉽게 정리될 리 없었다. 하루에도 몇 번이나 키보드를 잡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고 한다. 그러나 마음을 굳게 먹고 팀을 위해 코치직에 전념했다.

"처음 코치가 됐을 때는 정말 게임이 하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아예 제 자리를 없애버렸습니다. 자리를 없애고 나니 코치 역할에 충실할 수 있더군요.

[2006/07/27-파이터포럼]e네이처 김현진 코치 "후기리그 e네이처 기대하라"  (2 

 


-이스트로에서 선수도 하고 코치도 했다. 아쉬웠던 점이 있다면.

선수 생활을 너무 일찍 마무리했다는 점 빼고는 아쉽지 않다. 선수생활을 일찍 마무리한 것은 내 실력이 모자랐기 때문이니 크게 아쉽지도 않다. 선수들은 나와 나이 또래가 비슷했기 때문에 원만하게 지냈고, 감독님도 나를 믿고 팀을 맡겨 주셨기 때문에 아쉬운 것이 없다.

[2008/02/20-파이터포럼] 이스트로 김현진 코치 “제대하면 다시 돌아올게요” - (3

 

 

 

 

 

 

 

  조용히 자기 혼자 눈물 흘린 은퇴식. 김현진은 스스로 프로게이머 자격을 버린다. 이때 많은 수의 팬들이 떨어져 나갔다. 충격이 이만 저만 아닐테지. 선수로써 다시 부활하는 모습을 기다렸는데 하루아침에 코치 선언을 하니 배신감도 클테고 말이야. 하지만 김현진은 여러 인터뷰에서 말한다. 팬 여러분께 죄송합니다. 하지만 오래도록 생각해왔습니다. 저희 팀 잘부탁드립니다. 이네이쳐 팀 많이 응원해주세요. 이제 그는 선수가 아닌 팀을 생각해야하는 입장이 되었다.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프로게이머에서 한 순간에 선수를 빛내야하는 조연이 되어버린 것이다. 화려한 신데렐라 테란에서 어느 팀의 코치로. 돌아가고 싶지만 눈을 감고 최대한 참는다. 이제 신데렐라 테란은 없다.

  다음부터는 프로게이머 김현진에 대하여가 아닌 코치 김현진에 대하여로 이어 나갈 생각이다. 보통 프로게이머 같으면 이 정도로 끝났었을텐데 김현진은 까다롭게 코치, 감독대행, 감독을 다 거쳐서 그야말로 대장정이 리뷰가 아닐 수 없다.  그래도 기왕이면 다 끝내고 싶다. 과거 팬으로써 좋아하던 프로게이머가 어떤 노력을 했고 어떤 성공을 했고 어떤 실패를 했는지 궁금한 건 당연한거 아닌가. 

 

 

 

 

출처

1) https://lostarks.tistory.com/90

2) https://lostarks.tistory.com/93

3) https://lostarks.tistory.com/92?category=821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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