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덴마트 민트 초코 우유 - 지옥으로 채용 되어야 될 사람들

에세이/가계부 대신 에세이

by @blog 2024. 4. 22. 0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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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뭐 놀랄 사람도 없는 고백 하나 하자면 난 민트 초코를 좋아하는 민초단이다. 물론 민트 초코 치킨, 민트 초코 라면을 먹는 수준까지는 아니지만 편의점에 가서 마실 커피가 없거나 초코에몽이 없으면 민트 초코 우유 사는 정도? 그래서 방금 편의점에서 1+1하던 민트초코우유를 사서 마셨고 기분 좋은 느낌으로 이렇게 글을 쓰고 있다. 민초 사랑해요♥ 민초단 외에도 소속되어 있는 조직을 더 말한다면 해산물을 좋아하기에 짬뽕파, 기름 맛을 좋아하기에 후라이드 치킨파, 순대 소금파, 그리고 탕수육 찍먹파이기도 하니... 부먹파는 나와 절대 겸상하지 말도록. 으디 감히 탕수육의 바삭함을 박살내는 부먹을 해? 때액.


  다만 음식 호불호로 이루어진 찍먹파, 부먹파와 다르게 비건, 페미니즘, 성소수자, 동물보호 단체 같은 차원으로 가게 되면 그 조직은 하나의 정의이자 권력이 될 정도로 힘이 강해진다. 부먹파가 찍먹파 반대하듯 그 단체에 반하는 발언을 했다가는 큰일 날 수도 있으니, 왜냐면 위의 예시로 든 단체 같은 경우는 사회적 약자, 혹은 소수자들이 뭉쳐서 만든 집단이라 충성도와 단합력이 장난 아니기에 잘못 건드렸다가는 대대적인 망신을 당하기 쉽거든. 참 세상 많이 달라졌어. 그치? 옛날 같았으면 보기도 힘들었을 소수자들이 자신의 정체를 숨기지 않고 당당하게 드러내는 시대가 올 줄이야.



  하지만 나처럼 자유로워진 세상에 감탄하는 사람들보다 안그래도 강자의 말에 귀기울이는 것도 지쳐죽겠는데 소수자 단체들의 목소리에도 귀를 귀울여주는 사실에 불쾌해하는 사람이 많거, 그래서 인터넷에 비건을 검색하면 연관 검색어로 나오는 단어가 비건 혐오이고, pc충이라는 단어가 탄생된 이유도 목소리가 커진 소수자 단체와 다양성을 이해해 주어야 한다는 강제적인 분위기에 대한 반발심 때문이다. 결국에는 소수자를 타겟으로 한 혐오 전문가까지 등장했으니... 왜냐하면 혐오는 높은 조회수가 되고 돈이 되니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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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혐오 전문가들을 인터넷에 찾는 방법은 아주 쉬울 정도로 자극적인 제목으로 사람들의 이목을 사로잡는다. 요즘은 또 자극적인 썸네일보다 패러디물, 비꼬는 방법을 사용하더라고. “저 나대는 소수자 단체 녀석들 가만 두면 더 나댈지 모르니깐 확실하게 본때를 보여주어야 함!”이라는 주제의 컨텐츠는 보고나면 하나도 기억 나지 않을 정도의 비생산적인 컨텐츠인데 나는 이것을 혐오로 시작해서 혐오로 끝내는 혐오 컨텐츠라고 부르고 있다. 한때 혐오 컨텐츠가 빠짝 인기가 있었지만 요즘은 레드오션이라  그런지 소수자 단체를 노리는 것만이 아닌 연예인, 유튜버, 인플루언서, 하다못해 일반인까지 타겟으로 삼으며 점점 혐오의 범위를 넓혀가고 있으니... 하여튼 돈에 미친 새끼들.




  물론 본인 입으로는 정의를 위해서라고 하겠지. 오히려 대다수의 사람들이 역차별 당하고 있으니깐 정의구현을 위해서라고 하겠지. 하지만 혐오 전문가의 도덕성 검열 수준은 전문가 수준, 혹은 망상을 필요로 하는 수준까지 확장되고 막상 자신의 발언에 누군가가 피해를 입은 사건에 대해서는 책임감이나 죄책감을 가지지 않는다는 모순점을 보여준다. 물론 사과 한답시고 자숙을 하긴 하지만 길어야 1년, 짧으면 몇개월만에 얼굴을 들이밀고서는 아무렇지도 않게,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반항할 힘도 없어 보이는 한 사람 골라서 멍석말이하고 또 팬들도 좋다고 후드려 패고 있으니... 참 타인의 잘못에 대해서는 염라대왕보다 엄격하기 짝이 없는데 왜 저런 엄청난 인재를 놓치고 있지? 염라대왕은 뭐하나? 어서 저 분들 저승으로 끌고가서 채용 좀 시켜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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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옛날에는 선호하는 사상에 따라서 내가 어떤 사람인지 보여줄 수 있다면 현 시대에는 내가 어떤 사상을 혐오하느냐에 따라서 나를 보여줄 수 있다. “저는 반동성애를 지지합니다” 보다는 “저는 동성애를 혐오합니다“ 라는 것이 더 이펙트 있어 보이는 것처럼 말이지. 다만 강한자에게 약하고 약한 자에게 한없이 강한 혐오 전문가들을 볼 때면 좋은 감정보다는 비겁해보인다는 생각이 드는 것은 나 뿐일까? 그래. 나 뿐일수도 있어. 왜냐하면 나 역시 유난스러운 소수자 단체의 목소리에 욱할 때가 많거든. 소수자들만 가지고 있는 공감 안되는 감성, 대중에게 요구하는 자세를 듣다 보면 그들이 이기적으로 보일 때가 많으니깐.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수자 단체가 목소리를 내는 것에 대해서 발언권을 주자는 생각은 변함없고 소수자 단체만을 타겟으로한 혐오 컨텐츠와 혐오 전문가들이 늘어나는 현상에 대해서 안타까움을 느끼는 것도 변함이 없다. 거기다가 소수자들은 몇백년 동안 벙어리처럼 지냈는데 몇 년 조금 목소리 냈다고 해서 쥐어패고, 비웃고, 놀리고, 박제하고, 캡쳐하고, 쥐잡듯이 잡는다면 그게 독재국가하고 뭐가 다른건데. 독재국가와 민주주의 국가의 가장 큰 차이점은 자유로운 발언을 할 수 있는 어떤 자유롭고 편안한 분위기잖아. 하지만 혐오전문가들도 그렇고 혐오전문가들의 팬들도 그렇고 어떻게 혐오의 이유와 혐오를 대하는 방법이 저렇게 똑같은 건지 신기할 따름이다. 누가보면 제 2의 홍위병인줄 알겠어. 과거 떡볶이 코트, 노스페이스 패딩, 투블럭 헤어스타일, 김구 안경으로 통일시켰던 전적 가지고는 만족할 수 없는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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