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석이 헤드셋 쓰는 오프닝으로 유명한 2007 Daum 스타리그의 결승전. 변형태가 2연승을 하며 우승자가 되기 직전의 순간이다. 위기의 상황에 몰리면 긴장하는 저그 선배 박경락과 달리 김준영은 대인배라는 별명에 걸맞게 침착하게 경기했고 3대 2로 대역전 극을 이루고 자신을 키워준 이재균 감독님과 포옹한다. 5년만이다. 수많은 우승자를 배출한 한빛스타즈가 긴 시간을 거쳐 드디어 우승자가 나왔고 명가로써 다시 부활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희망을 주었다.
결승전을 준비하는 과정에서도 김준영은 느긋한 마음가짐으로 연습에 임했다. 연습에 매진하다가도 피곤하다 싶으면 연습실 한 켠에 마련돼 있는 침대에 올라 숙면을 취했다. 무리한 연습보다는 몸 상태를 최상으로 유지하는 편이 낫다는 판단에서다. 결승전 당일 울산으로 이동하는 밴 안에서도 숙면을 취하며 컨디션을 조절했다. 잠시 후 열릴 결승전 경기를 생각하다 보면 긴장해서 잠이 안 올 법도 하지만 김준영은 달랐다. |
그리고 애타는 마음으로 경기를 지켜보며 누구보다 기뻐한 이재균 감독은 김준영 팬카페에 글을 올린다
그동안 미안함이 많았는지 연신 고맙다고 말하는 이재균 감독의 후기 글
기분 좋으신가요?? ^^ (2 |
5년만의 우승자 배출, 스카이 프로리그 2006 후기시즌에는 3위, 2007 전기시즌에는 신정민이 팀플로 다승왕, 윤용태가 개인전에서 다승왕이 됨으로써 명가의 부활이 실현되어 보였다. 사실 이재균 감독은 2006년 새로운 한빛스타즈를 볼 수 있을거라고 이미 인터뷰에서 말 한 적 있었다. 더군다나 stx소울이나 cj엔투스와 같이 대기업팀 창단으로 선수들의 퀄리티가 전체적으로 높아져서 그런 대비는 필수적이였다.
▶이재균 감독 = 채지훈이 승리한다면 팀이 첫 승 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팀플레이가 약했기 때문에 개인전에 집중했는데 그 엔트리가 정확하게 들어 맞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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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 한빛스타즈는 E스포츠 격변기를 잘 보내서 명가로써 다시 부활했을까? 나의 주관적인 생각으로 한빛스타즈는 격변기를 잘 보내지 못했고 예전 명가로써도 부활하지 못했다. 왜냐하면 그 시기에 얻은 것보다 잃은 것이 더 많았기 때문이다. 우선 한빛스타즈가 변화기에 잘 이루어냈던 것을 대표적인 것을 꼽으라고 한다면 첫번째, 팀플 다승왕 신정민의 발굴과 두번째, 김준영의 우승. 세번째는 신인선수 윤용태라고 말하고 싶다.
신정민같은 경우 사실 KOR팀 소속 프로게이머였지만 2007년에 코칭스태프와의 오해와 이재균 감독의 러브콜로 인하여 이적하게 됬다.(3 KOR 팀에서도 주진철과 팀플로 유명했지만 한빛스타즈에서도 팀플 담당 선수로 뛰게 된다. 특히 많이 마른 김인기 선수와 많이 뛰는데 이 둘을 티몬과 품바라고 불렀다.
한없이 푸짐한 신정민과 한없이 마른 김인기
(그 힘든 한빛에도 그 풍채를 유지시킨 신정민 오오 신정민)
이재균 감독은 강도경에 이은 팀플 전용선수를 찾아다녔으나 찾지 못했고 신정민이 그 역할을 하게 된다. 김인기 외에도 박경락, 김명운, 임진묵과 팀플을 하고 팀플 다승 순위 3위, 주진철과의 팀플과 김인기와의 팀플 성적 역시 10위권 안에 들었다. 이로인해 한빛스타즈는 팀플에 대한 걱정을 해소 할 수 있게됬다. 그러나 후에 프로리그에서 팀플이 사라지고 신정민 역시 뛸 자리가 없어서 은퇴를 선언한다. 재미있는 점은 그렇게 팀플에 활약했지만 신정민은 팀플 선수로 뛰었던 것에 만족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팀플로 승리하면 영광을 나누어 가져서? 후에 프로리그에서 팀플이 사라져서? 팀플 실력으로는 개인리그에 뛸 수 없어서? 신정민은 팬들에게 이름을 남기지 못해 아쉬웠다고 한다.
-생략 ◆ 프로리그 팀플전 다승 순위 1위 이창훈 66승 51패 2위 박정석 65승 31패 3위 강도경 48승 40패 3위 신정민 48승 47패3위 홍진호 48승 28패 6위 박성훈 47승 41패7위 심소명 39승 24패8위 주진철 36승 34패9위 윤종민 35승 21패10위 이재황 34승 14패 - 생략 ◆ 프로리그 팀플전 조합 다승 순위 1위 박성훈/이창훈 32승 22패2위 박정석/임재덕 24승 15패3위 박정석/홍진호 21승 10패3위 이재황/임채성 21승 7패5위 심소명/안기효 20승 12패 6위 신정민/주진철 19승 17패7위 김광섭/원종서 16승 7패7위 김성곤/이학주 16승 13패7위 강도경/김선기 16승 19패10위 강도경/박정석 14승 2패 10위 김인기/신정민 14승 10패 [e스포츠 DB]프로리그 팀플전 관련 순위(4 |
▲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해보지 못한 것들이 많다. 팀플전을 시작한 것이 가장 아쉽다. 처음에 떠밀려서 시작했다. 스타리거였을 때 팀플을 시작했는데 그 결정이 너무 후회가 된다. 팀플전 선수였다는 것은 자랑스럽지 않다. 상도 타고, 많이 이겼지만 팬들의 기억에도 남아있지 않고 있다.- 팬들도 은퇴 사실에 아쉬워하고 있는 모습이다. 은퇴 발표 신정민, "팀플전을 시작한 것이 가장 아쉽다"(5 |
두 번째로 한빛스타즈가 변화기에 성공적으로 이루어낸 것은 김준영이다. 스타리그뿐만 아니라 김준영은 프로리그에서도 큰 활약을 한다. 2006 전기리그는 7승1패, 후기리그에서는 7승 3패로 다승왕이 되었다. 그러나 2007년 전기리그는 5승 11패로 주춤하지만 후기리그에서 11승 6패로 다시 살아났다.(6
그러나 김준영은 그 후 슬럼프를 맞이했는지 기량하락, 수차례 32강과 16강을 오간 후 2009년에 은퇴하게 된다. 반면 한빛스타즈의 세번째 수확 윤용태는 비록 스타리그 우승 경력이 없지만 이병민 선수처럼 프로리그와 스타리그에 출전한 꾸준한 선수였다. 어찌나 오래뛰었는지 그가 첫 다승왕을 했던 6년 후인 2013년 프로리그 결승전 4세트에 출전해 신대근을 이겼으니 말 다한거지. 윤용태 같은 경우 박대만에 이어 한빛스타즈의 빈약한 프로토스 라인을 다지게 된다.
하지만 앞서 말했듯이 한빛스타즈는 2006년과 2007년에 잃은 것이 더 많았기에 강팀으로 성장하지 못했고 그 문제는 웅진스타즈로 넘어가서도 쉽게 해결되기 못했다. 그러면 한빛스타즈가 잃은 것은 무엇일까?
물론 윤용태라는 거물 신인을 발굴해냈지만 그 외에 유망주는 모두 나가떨어져버렸다. 프로리그에 꾸준히 출전시키면서 기량을 키웠던 노준동과 채지훈이 한빛스타즈를 떠나게 됬는데 노준동같은 경우 2006년 상반기 드래프트로 왔고 프로리그에 출전해 4전 무패의 성적을 보여주더니 후의 프로리그에서는 기량하락, 들어온지 1년 되는 시점인 2007년에 군대 문제로 떠나게 된다. 채지훈 같은 경우 개인 사정이 있다면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는데 알고보니 KT 매직엔스의 2군으로 들어가게 된 것. 3번 출전했으나 모두 패하고 2008년 KT매직엔스에서 웨이버를 함으로써(쉬운 말로 방출)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노준동 같은 경우는 후에 휴가때 감독님과 밥 한 번 먹지만 채지훈은 근황을 알 수 없었다.
거기다가 강력한 저그라인, 박대만과 윤용태의 프로토스라인과 달리 테란라인에 뛰어난 선수는 전무했다. 물론 이스트로에 방출된 임진묵과 코칭스태프와의 문제로 소울팀에 나온 한승엽을 대리고 왔지만, 임진묵같은 경우는 그렇게 좋은 성적을 보여주지 못했고 한승엽 같은 경우 이적한지 얼마 되지도 않아 해설자로 전향했다. 모기업 사정으로 한빛스타즈 당시에는 선수를 영입하지 못했지만 웅진스타즈로 가서는 테란 박상우, 이재호 선수를 영입하게 된다. 문제는 이상하게 테테전, 테프전에 괜찮은 성적을 보였던 박상우가 웅진스타즈로 넘어와서는 저그전에 강해졌지만 나머지 기량은 줄었다는 것. 이에 웅진스타즈 테란 선수에게 '웅테'라는 불명예스러운 별명이 생겼을 정도였다. 어쩌면 기준이 되야하는 대표적인 테란 선수와 그런 토대가 없어서 그런 것이 아닐까? 물론 한빛스타즈의 전성기때 대표적인 테란으로 나도현과 김선기가 있었지만 나도현은 이적한지 오래되었고 김선기는 2007년 당시에는 기량도 하락, 그리고 공군 에이스로 옮긴지 오래 되었다.
한빛은 2006시즌을 거치면서 정말 강해졌다. 이재균 감독도 이를 인정한다. 2006시즌을 지나면서 팀 선수들이 대폭 성장했다는 것은 허언이 아니다. 박대만은 팀의 대들보로 자리를 잡았고, 윤용태와 김준영은 확실한 에이스로 입지를 굳혔다. 여기에 설현호, 박경락, 노준동 등이 엔트리에 오르면서 미들맨 역할도 톡톡히 했다. 문제는 테란이다. 내세울 만한 테란 선수가 한명도 없다. [멋쟁이 러빈의 스타 뉴스]한빛 스타즈 "테란 과제 풀어야 명가 건재"…2007시즌 분석⑧ (7 |
그런 와중에 다시 팀으로 복귀한 박경락. 이제 박경락은 한빛스타즈에 남은 유일한 올드게이머이자 선수들 중 가장 나이가 많았다. 그의 목적은 오직 한빛스타즈의 부활과 자신의 부활이였다. 게임에 손을 놓았지만 2~3주 동안 연습한 결과 다시한번 본선 진출을 눈 앞에 두고 있는 상태. 이에 박경락은 그냥 신인선수로 자신을 봐달라고 부탁한다. 뛰어난 신인이 필요했던 한빛스타즈에 신인이 되서 보탬이 되고 싶었지만 그가 돌아올 땐 스타크래프트 판은 많이 변해있었다. 우승경력이 있었던 올드게이머도 본선 진출이 힘들 정도로 많은게 바뀌어버렸다.
[스타챌린지]D조 박경락 본선 진출, “아직 멀었다고 생각한다”(8 |
출처
1) http://cafe.daum.net/_c21_/bbs_read?grpid=mMhL&fldid=EhkE&datanum=572
2) http://cafe.daum.net/ggplay/DCLn/4041
3) http://www.dt.co.kr/contents.html?article_no=2010012602019971733009
4) https://sports.v.daum.net/v/20080702002810234
5) https://sports.v.daum.net/v/20090415104702640
6) http://cafe.daum.net/ggplay/DCLn/5507
7) http://cafe.daum.net/emptaiji/Mz29/2046
8) https://sports.news.naver.com/news.nhn?oid=236&aid=00000019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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