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게이머일때도 코치일때도 있는 듯 없는 듯 했던 김윤환. 워낙 존재감이 없어서그렇지 2004년도에 들어와 2016년 스타크래프트2 팀이 해체될 때까지 있었으니, 어떻게보면 이지훈 감독과 이영호 선수보다 더 오래 KT 스타크래프트팀에 머물렀던 산증인이다. 게이머때는 유망주로 기대를 받았고 코치때는 유망주들을 키워냈는데 KT에는 너무 매력적인 선수와 코칭스태프가 많았다는게 문제. 그렇다고 기억남는 세레머니를 한것도 아니고 에피소드를 만든 것도 아니고, 뛰어난 성적을 남긴 것도 아닌터라 동명이인 저그 프로게이머 김윤환에게 인지도 면에서 많이 밀렸다. 그리고 특히 팬택출신테란 선수들의 후광에 가려져 그림자가 될 수 밖에 없었는데 그 기이하고 복잡한 인연의 시작은
이병민으로부터 해서 시작되었다.
프로리그 2005 후기리그 김윤환의 성적은 3승 3패. 플레이오프와 그랜드 파이널 결승전때 벤치석에 앉아있을뿐 엔트리에 포함되진 않았다. 아직까지 중요한 경기에 출전되기에는 신임이 안갔고 더군다나 이미 실력이 검증된 테란 선수가 있었기에 그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다.
2005 후기리그에 출전하지 못했던 이병민은 이를 갈고 있었는지 결승전에 나오자마자 실력을 보여준다. 개인전에서 승리, 팀전에도 승리. 자신의 몸값을 제대로 증명하듯 유일하게 결승전에서 이겼다. 그러나 이병민이 출전한 경기외에는 모두 패배해버린 바람에 KTF는 다시한번 준우승, 정수영 감독은 기술고문으로, 그리고 팬택에서 이병민과 같이 왔던 이준호 수석코치가 감독대행을 하게 된다. 이준호 감독은 인기와 인지도가 아닌 오로지 실력으로 평가하고 출전시키겠다고 밝혔고 같이 유망주로 평가받았던 조병호 선수도 트레이너로 뛰면서 체제 변환에 접어든다.
▲ 더 이상 선수의 인기나 인지도는 중요하지 않다. 오로지 실력만으로 엔트리를 구성할 생각이다. 기존의 주전이나 신인들이 경기를 통해 공정하게 실력을 겨루게 될 것이며 이를 통해 투명하게 프로리그 엔트리를 결정하게 될 것이다. 선수들도 이런 팀의 분위기를 이해하고 있기 때문에 모두들 최선을 다하고 있다. 프로리그 전기리그의 우승은 우리 KTF의 것이다. KTF, 더 이상 만년 2등은 없다(1 |
▶다양한 변화, 그리고 주전 선수들의 부활 <프로리그 개막특집>KTF Magicⓝs, '만년 2위는 이제 그만'(2 |
비단 썰이긴하지만 정수영 감독과 KTF 프론트가 강민, 박정석, 홍진호를 다른 선수에 비해 유난히 아낀다는 말이 있었다.(그래서 후에 성적이 좋았던 조용호가 방출대상이 됬던 것도 그것이였을지도) 예전에는 기량과 실력보다는 인지도로 엔트리를 구성했다면 이준호 감독은 오로지 실력, 실력으로만 선수를 평가했고 이로인해 2006 프로리그 전기시즌에서 가장 많이 두각을 드러낸 선수는
아빠등에 어부바한 것처럼 보이는 조용호와
(개인전 5승3패 / 팀플레이 3승)
이유없이 짠해보이는 이병민이었다
(개인전 6승2패)
조용호, 이병민 뿐만 아니라 다른 선수들의 개인리그 성적역시 상승되었고 (이준호 감독 체제때 상황을 좀 더 자세히 알고 싶다면 https://lostarks.tistory.com/317 ) 감독 승격에 대한 긍정적인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었다. SK T1까지 잡으며 프로리그에서 승승장구하던 KTF. 다시 부활했다는 소리를 들을 정도로 기량이 회복된 주전선수들.
그러면 김윤환은 이준호 감독에게 인정 받았을까? 인지도에서는 부족하지만 성실성이나 연습실에서 성적좋았기에 이준호 감독이 믿었을까? 아니다. 오히려 지난 시즌보다 출전기회가 더 줄어져버렸다. 2006 전기리그 김윤환의 성적은 2승2패로 두 경기 더 줄어든 상태. 또한 보통 프로게이머들은 데뷔 후 2년째즈음에 실력이 드러나고 전성기의 모습을 보여주지만 김윤환은 그럴기세가 전혀 보이지 않았다.
그래서 슈퍼루키 토너먼트나 구단전에 참가하여 방송경기에 대한 부담감을 줄어들도록 노력했는지도 모른다. 주전선수들이 프로리그를 활발하게 뛰는 사이 각종 이벤트 전에 참가. 하지만 이벤트전에서도 두각을 드러내지 못했고 개인리그 역시 본선 진출에 막혀 개인리그에서 모습을 보이는 적도 아직 없었다. 그리고 한 뉴스기사에서는 정수영 감독과 이준호 감독대행이 김윤환을 잘 기용안하는 이유에서 이렇게 말했는데
과거 KTF 정수영 감독체제에서는 경기마다 기복이 심한 김윤환의 기용은 어렵다는 분석을 내리기도 했다. 이준호 감독 대행 체제도 비슷했다. 프로리그 출전율 100%, "KTF 김윤환을 주목하라"(3 |
어쩌면 이준호 감독대행은 정수영 감독체제때 그의 그런 모습을 봐왔기에 출전을 고려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감독대행으로 부임되고 친정팀인 팬택과 첫 프로리그 대결을 앞두고 있었을 때 꼭 출전하고 싶다고 말한 김윤환( 김윤환 = 자원했다. 꼭 나가고 싶어 감독님께 졸랐다. 나가면 이길 수 있을 거라고 확신했다. 내 청을 받아준 감독님께 감사드린다. (4) 그리고 그의 믿음에 부응하듯 경기에 승리한다. 또한 김윤환의 부탁 말고도 이준호 감독대행은 그를 출전시킬 수 밖에 없었는데 당시 테란 선수였던 변길섭의 부진으로 프로리그에 출전할 수 있는 테란 선수는 오직 이병민 외에는 없었기 때문이다.
김윤환과 달리 꾸준히 개인리그에 진출하고 프로리그에 좋은 성적을 보였던 이병민은 그렇게 비어있는 테란 자리를 제대로 채웠지만 테란 백업선수가 필요했고, 당시 방송경험이 있는 신인 테란 선수도 주전 선수도 없는터라 김윤환 키우기에 주력할 수 밖에 없었다. 그러나 중요한 경기만큼은 이병민을 출전시켰고 프로리그 경기가 늘어갈수록 출전기회도 승률도 격차도 벌어졌다. 테란에게 유리한 맵이나 테란에게 약한 선수는 김윤환보다 이병민을 선택, 즉 김윤환은 이병민의 실력을 뛰어넘지 못한다면 언제까지나 백업선수에 있을 수 밖에 없다는 증거다.
그래도 백업선수로써 방송경기에 적응하나 싶더니 이번에도 심한 기복으로 뚜렷한 성과를 보이지 못했고, 특히 결승전으로 가기위한 관문인 MBC게임 히어로즈와의 플레이오프 경기에서 역전패를 당해버려 코칭스태프는 물론 팬들에게도 좋지 않은 모습을 보이게 되었다.
아무리 같은 1군이라고 해도 모두 같은 1군이 아니다. 주전선수와 백업선수가 명백하게 구분되어 있다. 김윤환은 주전 선수가 아니다. 만약 제대로 된 성적을 보여주지 못한다면 다음에 출전할 수 있는 보장은 없다. 이미 두 명의 감독에게 신임을 받지 못한 그. 신인이라고 이해 받을 수 있는 기간도 지난버린 상태. 이렇게 만년 유망주로 주목받다가 끝나버릴지도 모르는 순간, 그에게 기회가 찾아온다.
KTF는 프론트는 계속해서 준우승을 하게 된 이유가 다른 팀에 비해 신인 양성에 부족해서가 아닌가 생각하게 된다. 왜냐하면 정수영 감독때와 이준호 감독 대행때 내세울만한 신인 선수가 없었고 주전 선수의 활약이 너무 컸기 때문이다. (물론 이준호 감독대행은 오직 한 시즌만 감독을 해서 그런 것 뿐, 만약 정식 감독이 되었다면 KTF의 고질적인 문제였던 신인양성의 숙제를 해결했을지도 모른다.) 그래서 플레이오프가 끝나는 즉시 공개선발전을 개최, 역시 자본이 많아서인지 드래프트가 아닌 자체선발전을 열어 신인 선수들을 뽑는다. 또한 KTF를 우승으로 이끌어줄 감독 역시 구하고 있었다.
KTF가 오는 15일 신인 프로게이머 발굴을 위한 공개선발전을 개최한다. KTF 신인선수 공개선발전 개최(5 |
바로 그렇게 선임된 감독이 김철 감독이다. 혁신을 원하던 KTF 프론트가 혁신을 이야기하는 감독에게 마음이 가는 것은 당연지사. 김철감독은 이전에 KTF 감독들이 해결하지 못했던 숙제를 풀 수 있다고 호언장담했다. 그건 바로 신인 양성. 주전선수에 밀려 빛을 볼 수 없었던 신인들을 키우고 그런 KTF의 체제를 크게 바꾸겠다고 말한다. 드디어 KTF가 변화기에 접어들었다. 아니, 접어들어야만 했다. 이미 다른 팀에서는 2005 드래프트에 뽑인 신인선수들이 점점 두각을 드러내지만 KTF는 아직까지도 신인선수에 대한 성과가 없었기 때문이다. 김철 감독은 KTF가 반드시 거쳐야만 변화기를 과감하게 앞당겼다. 또한 감독대행이였던 이준호는 다시 코치로 돌아오게 되고 후에 박현준 선수를 코치로 두게된다.
김철 감독은 "기존 선수의 의존도가 높은 것은 비단 KTF만의 문제는 아니다. 기간적으로 보면 장기 레이스임에는 분명하지만 10경기에 불과하고 1승이 중요한 상황에서 신인 기용에 대해서는 문제가 있었다. 그렇지만 KTF의 미래는 신인 선수 육성에 있다고 본다. 물론 1승은 중요하지만 체질 개선의 모험을 하겠다"고 팀의 운영 방침에 힘주어 말했다. "체질 개선 위해 모험하겠다", 김철 감독(6 |
뛰어난 유망주를 필요로 하는 새감독. 그리고 예전부터 유망주였던 김윤환. 어쩌면 이번 감독은 다를지도 몰랐다. 주전 선수에 가려져 기회조차 없었던 자신의 가치를 인정받을지도 몰랐다. 인지도를 중요시 했던 정수영 감독, 실력을 중요시 했던 이준호 감독 대행. 인지도도 실력도 부족한 김윤환은 신인 육성을 중요시하는 김철 감독의 등장에 주목했다.
출처
1) https://blog.naver.com/bbossjh/120024110212
2) https://blog.naver.com/bbossjh/120024136976
3) https://blog.naver.com/bbossjh/120029079408
4) https://blog.naver.com/shsechs/40024278552
5) https://blog.naver.com/bbossjh/120027355787
6) https://blog.naver.com/bbossjh/120027997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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