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인스타그램이 대세라고 하지만
옛날에는 싸이월드가 대세였다.
(뱅미님 14년전 사진 퍼가요~♡)
허영무의 겜알못 드립이라던가
송병구의 고뇌라던가
지금은 행보가 전혀다른 마재윤과 김택용이 함께 있던 곳도 다 이곳
그렇게 사랑과 허세와 퍼가요~♡가 넘치던 싸이월드 감성이 저물고 대부분의 유저들은 페이스북으로 넘어간다. 그 즈음에 스타크래프트1의 기세도 사그라들고 동시에 근황이 궁금했던 2세대 프로게이머들의 모습도 찾아 볼 수 있었다. 유니폼이 아닌 평상복을 입은 그들의 모습이 어색하게 보이고 그 사이에 박경락이 있었다. 스타2 옵저버 은퇴 후 전혀 근황을 알 수 없었지만 2015년, 전보다는 얼굴에 살집이 올랐고
볼살을 어떻게 뺴냐는 글로 근황을 알렸다ㅋㅋㅋㅋ
이름이 특이해서 근황을 쉽게 찾을거라 생각했지만 의외로 동명이인이 많아서 실패. 한빛스타즈에 같이 선수생활을 했던 강도경도 살아있어서 다행이라고 말할 정도로 은퇴 후 그의 행보는 찾을 수 없었다.
하다못해 김준영은 스타2에서 웅진이 결승전에 올라오자 관전했고
윤용태는 바둑기사로
이재균 감독도 스타파이널 포에서, 후에는 KESPA 경기운영팀 팀장으로
한빛스타즈의 전성기때 같이 지내던 나도현도 콩두스타즈 파티를 통해 모습을 드러냈는데 말이다
하지만 주변 프로게이머들의 방송을 보고 있는지 2017년 7월, 박태민의 방송에 별풍선 100개를 보냈다. 물론 아이디만 보고 박경락이라고 단정 지을 수 없었고 전위라는 아이디를 좋아하는 유저이거나, 박경락의 팬이라서 같은 아이디를 만드는 것일 수도 있으니깐. 그렇게 성과가 전혀없는 박경락의 근황을 찾아다녔고 결국 내가 찾은 최근이자 가장 정확한 근황은 네이버 카페에 있었다.
사진출처 : https://cafe.naver.com/true8/1626118
2018년, 그는 자동차 딜러로 일하고 있었다.
자동차 딜러라는 직업은 잘한다면 대기업도 부럽지 않은 연봉을 받지만 반대로 적자만 볼 수 있을 정도로 위험천만 하다. 그런 패널티가 있기 때문에 학력도, 경력도, 나이도 보지 않았고 박경락같은 E스포츠 경력외에는 뚜렷한 경력이 없었고 신입으로 들어가기에는 30대 중반이라 힘들기에 그 일을 택한게 아닐까? 더불어 박경락에 대한 리뷰를 쭉 써온 결과 그는 수줍음이 많은 성격인데 과연 딜러일에 적합하는지도 의문이다. 물론 직업이 사람의 성격을 바꾸지만 '안성베드로'란 그의 아이디로 작성되었던 글을 읽은 결과, 차에 대한 지식이 딜러를 할만한 수준이 아니였고 딜러로써 필요한 활기차고 에너지 넘치고 붙임성 좋은 성격도 아니였다. 물론 처음은 누구나 서투를 수 있지만 딜러일을 시작한지 1년 반 후, 일주일에 한번 꼴로 꾸준히 딜러일과 자동차에 관해 묻던 그가 더이상 글을 올리지 않았다. 그만두었기 때문이다.
(옷도 파랗고 숫자도 파랗고)
사실 박경락 뿐만 아니라 대부분 은퇴 프로게이머의 미래를 막막하다. 은퇴 프로게이머에 관한 평론을 쓴 적이 있는데(https://lostarks.tistory.com/163) E스포츠 열풍으로 선수 육성에는 불을 켜지만 이상하게도 은퇴 프로게이머에 대한 처우는 열악하기 그지없다. 아니, 그냥 없다고 보면 된다. 더군다나 '게임'에 대한 부정적 인식 때문인지 프로게이머의 경력을 오히려 '치부'로 생각하는 고용주들 역시 많다. 과거 임요환을 프로게이머아닌 프로게임중독자로 보는 그런 시선으로 말이다. 사실 프로게이머만 아니라 스포츠 선수에 대한 처우도 좋지 않지만 E스포츠는 그야말로 열악 그 자체, 생명력도 짧고 게임 종목이 언제 바뀔지도 모르며, 보통 선수가 미성년자나 20대 초반이라서 불리한 계약서를 들이밀면 어떻게 대항해야하는지 메뉴얼도 없다. 프로게이머 선수 협의회가 있는지도 모르겠고 E스포츠 협회가 선수들의 권리를 위해 행동하는지도 모르겠고 그저 알 수 없을 뿐. 각자도생. 은퇴 프로게이머는 결국 알아서 자기 살 길을 찾아야만 했다. 그건 박경락도, 그 앞전의 프로게이머도, 그리고 앞으로의 프로게이머들도 그럴 것이다.
2018년 9월달엔 팬택앤 큐리어스에서 프로게이머 활동을 했던 김상우가 채용 공고글을 올리고 박경락은 자신을 받아달라는 댓글을 적는다. 그러나 박경락은 저 채용공고에 맞는 인재가 전혀 아니라 면접을 봐도 합격할 확률이 낮았다. 대기업 프로모션 경력과 영어 능통자를 구하고 있었으니깐 말이다. 그저 장난이거나 빈말로 남긴 댓글일 수도 있지만 그의 사인이 자살이고, 그 자살의 원인은 우울증이고, 그 우울증의 원인은 경제난 때문이라는 뒷말들이 있었기에 마음 편한 댓글은 아니였다. 특히 박경락의 사망 소식이 알려질 때 사람들은 자살이라고 생각을 했는데 그 이유는 박경락의 사망 기사가 나오기 전, 박경락에 관해서 다룬 유튜브 영상 댓글 때문이다.
https://www.youtube.com/watch?v=bZIKp4TRYDU
알다시피 유튜브 댓글을 수정하면 "(수정됨)"이라는 메시지가 옆에 붙지만 박경락의 본인상 기사가 나오기 한참 전에 사인을 공개하고 명복을 비는 댓글이 달린다. 지금은 삭제되어 저 댓글을 볼 수 없고 그의 사인이 본인상으로 공개되지 않았기에 자살이라고 단정지을 순 없었다. 하지만 박경락은 36세라는 비교적 젊은 나이에 교통사고나 구체적인 사인이 나오지 않아서인지 대부분 자살이 맞다는 여론이지만, 아직까지는 알 수 없고 단정지을 수도 없었다.
사진출처 / https://www.instagram.com/p/B0jm7dMBvYD/
박경락은 장례식은 비교적 빨리 치루어졌다.
기사가 나오고 하루 뒤였으니깐. 비교적 유가족 없이 치루어진 장례식을 끝으로
박경락을 볼 수 없었다.
여기까지가 내가 아는 프로게이머 박경락의 정보였다. 나중에 새로운 정보를 발견하게 되면 틈틈히 업데이트할 예정이지만 그러지 않을 가능성이 더 높다. 왜냐하면 새로운 정보는 이제 나올 수 없으니깐. 이렇게 프로게이머 박경락의 발자취는 찾을 수 있지만 박경락이라는 사람의 발자취는 쉽게 찾을 수 없었기에 그가 왜 본인상을 당했는지는 알 수 없었다. 하지만 그의 인터뷰를 보고, 정보를 찾고, 얼마없는 영상을 볼 때 그는 말 수가 없었으며, 말하지 않고 행동으로 보여주려고 노력했던 사람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다만 고민도 많고 미안함도 많고, 걱정도 많아서인지 쉽게 좌절하는 모습도 보여주었다. 한빛스타즈때 잦은 숙소 이탈의 이유는 바로 그것이겠지. 박경락이 말하지 않았던 좌절. 그건 과연 무엇일까? 취업이 힘들어서 였을까? 돈을 벌기가 쉽게 않아서 였을까? 과거 게이머로써 부활 못한 것에 아쉬워서 였을까? 그렇게 스타2로 다시 부활하려고 했지만 좋지 않은 성적을 받아서 그런 것일까? 다시 돌아가고 싶지만 그 무대가 사라져서 그런 것일까? 그건 박경락 본인만이 알고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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